[드라마] 응답하라 1994 팔도청춘 in 서울: 우린 선물 같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 팔도청춘 in 서울

누군가는 기적이 있다하고, 누군가는 기적이 없다한다.
하지만 결국 절박함의 순간엔 누구나 기적을 기도하고 기다리기 마련이다.
그리하여 기적은 있어야만 한다.
절박한 그 모든 순간들에 희미한 희망이라도 깃들 수 있도록
기적은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기적이란, 흔하지 않아서 기적이다.
예상치 못했던 행운보다, 생각지 못했던 불행이 훨씬 많은게 세상이다.

 

제작진: 연출: 신원호, 극본: 이우정
출연진: 고아라, 성동일, 이일화, 정우, 유연석, 김성균, 손호준, 차선우, 민도희

 

 

기획의도

金日成 주석 사망 "8일 새벽 2시 심근경색으로"
북한, 17일 장례식 공식 발표 - 동아일보, 1994.7.10

성수대교 붕괴 출근길 성수대교 48m '폭삭'
버스 등 6대 이상 추락… 32명 사망 확인- 한겨례, 1994.10.22

찜통 서울, 38.4도. 관측 史上 최고 폭염
기상관측소 설립된 1907년 이후 87년만의 최고 기록- 동아일보, 1994.7.25

"X세대를 잡아라”
시장규모 연 6~7천억 달해. 신상품 판촉경쟁-매일경제, 1994년 5월 17일

스타패션 신드롬, “자유분방” 신은경, “핸섬보이” 차인표, “레게풍” 김건모- 경항신문, 1994.7.29

X세대와 신세대가 젊음의 상징이었고
그 발칙한 신인류에게도 디지털보단 아날로그 소통이 익숙했던 그 때,
20세기에서 가장 다사다난했던, 1994년으로 돌아간다.

길보드 차트에선 김건모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농구장은 오빠 부대 함성으로 가득 찼었던 그 시절.
“486486”삐삐 호출 메시지에 밤 새 잠을 뒤척이고
캠퍼스엔 토익 점수보단 낭만이,
학점보단 꿈이 우선이었던 1994년!
[응답하라 1994]여! 또 다시 응답하라!

 

줄거리

줄거리는 아주 간단하다. 1994년에 대학을 입학한 신입생들의 이야기이다.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등 각 지역의 하숙생들이 모여서 한 공간에서 지내게 된다.
서로 싸우고 다투고 사랑하고 응원한다. 서로가 서로의 가족이자 친구이자 부모이자 형이자 동생인 사람들이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다.

지방에서 올라와 모든 것이 낯설고, 의지할 데라고는 같이사는 하숙집 식구들뿐인 청춘들의 즐겁지만 진지하고, 추억이 되었지만 현재의 삶인 이야기 들이다.

  세상 모든 관계는 익숙해지고, 결국엔 당연해진다.  
우리는 친해졌고, 가까워졌고 익숙해졌다.  

그리고 딱 그만큼 미안함은 사소해지고 고마움은 흐릿해졌다.  

Present 라는 영어 단어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선물, 그리고 현재.  
어쩜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선물은 현재,  
바로 지금 눈 앞의 시간이라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비록 늘 투닥거리고 지지고 볶아댔지만,  
함께 기재며, 살 부대끼며 행복했던 시간들  
1994년 우린 선물 같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특별한 줄거리라면 응답하라 시리즈의 특징인 여주인공의 남편 찾기이다. 물론 대부분 2명으로 좁혀지고 회가 진행되면서 후보가 점점 줄어든다. 보는 사람마다 취향이 있듯이 후보들 모두 매력적인 인물들로 각자 응원하는 커플이 생긴다. 물론 나는 여주인공의 남편 찾기도 재밌지만,

중반부 부터 커플로 나오는 삼천포, 조윤진 부분이 더 재밌고 좋았다.

 

 

드는 생각

1994년은 나에게 기억이 없는 시대다. 나는 그 시절은 모르지만 그 시절을 공감하고 살아보고 싶게 만든다. 응답하라 시리즈 중에 1994는 다른 편에 비해서 친구들이야기가 많은 시리즈라고 생각한다.

특색있는 각 지방의 아이들이 모여 사는 이야기,
졸업할 때 즈음 IMF로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걱정했던 세대,
부모님의 실직이 당연했던 시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경험한 어쩌면 풍파를 가장 많이 격은 세대들이 아닌가 싶다.

물론 나의 군시절에는 김정일이 사망했고,
스마트 폰이 등장해서 널리 사용되었으며,
졸업할 즈음에는 이미 인턴자리 마저도 경쟁하는 사회가 되었다.

왜 지나간 그 시절은 그립기만 한지 모르겠다.

드라마의 후반부에 성동일님의 대사가 생각에 남는다.

이제 누가 이런 촌스러운 하숙집을 좋아하냐고,
방마다 복도 있고 문을 잠글 수 있는 그런 집을 선호한다고
너희 같은 시골 촌놈들이나 하숙한다고..

나는 이미 하숙을 촌놈들이나 좋아하는 시절에 대학을 갔고,
복도에 열쇠로 열고 들어가는 곳에서 생활했다.

하지만 나역시 아마 이런 하숙집 생활이었다면 행복했을 것 같다.

하숙집 주인도 아버지고 어머니인,
마치 우리엄마 대하듯 그렇게 진정으로 가족이 되어 사는..
그런 시대는 이제 다시는 오기 힘들까..?

응답하라는 내가 없는 추억이지만 비슷했다고 느껴져서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같이 살지는 않았지만 그때 그시절을 함께 보내준 친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우리 참 멋진 시절을 살아왔으며,  
빛나는 청춘에 반짝였음을  
미련한 사랑에 뜨거웠음을  
기억하느냐고.  

그렇게 우리 왕년에 잘나갔노라고,  
그러니 어쩜 힘들지 모를 또 다른 시절을  
촌스럽도록 뜨겁게 살아내보자고 말이다.  

뜨겁고 순수했던, 그래서 시리도록 그리운 그 시절.  
들리는가, 들린다면 응답하라,  
나의 90년대여.


 


모든 사진의 출처는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