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약이요, 침묵은 금이다.
누군가의 잘못도, 누군가의 상처도
현실에 묻혀 이내 지워지고 만다.
[드라마] 허쉬
제작사: 키이스트, JTBC 스튜디오
제작진: 연출 최규식, 극본 김정민
출연진: 황정민, 윤아, 손병호, 유선, 김원해, 박호산, 이승준, 경수진
소개 & 기획의도
월급쟁이 기자들의 밥벌이 라이프
“밥은 펜보다 강하다.”
이 말이 틀렸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과연, 먹고 사는 문제보다 소중한 가치가 있을까?
정치, 이념, 사상, 종교, 신념... 세상의 모든 가치 중에
단언컨대, 내 가족을 먹여 살리는 일보다 값진 일은 없다.
드라마는 자극적인 가짜가 점잖은 진짜보다 우월해진 언론 불신 시대에
언론인이기 이전에 ‘사람’으로서의 기자의 모습을 다루고자 한다.
저널리즘의 원칙이나 저널리스트의 사명만을 강조하는 고발성 드라마가 아니라,
우리와 똑같이 생계 앞에서 작아지지만, 그럼에도 진실을 찾아 묻고 기사를 쓰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삶을 시험하고 저울질하는 그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냄으로써
밥그릇과 생존을 위한 침묵, 정의와 양심을 위한 고발,
기레기와 기자, 그 경계의 딜레마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 이야기는 기레기들의 이야기지만 기레기를 만든 나와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제 나의 잘못을 반성하고, 내일 모두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것,
이게 오늘 우리가 써야 할 기사라는 거야. 그런데? 일단, 우리가 반성을 몰라. 그러니
매일 같은 잘못을 반복해도 반성이 없는 언론 신뢰도 꼴찌인 나라, 여기 한국에 내일이 있겠어?
근데, 변명 한 마디 하자면 쓰레기가 날 때부터 쓰레기냐는 거야?
기레기도 기레기로 태어난 게 아니라 기레기로 만들어졌다는 거! 누가? 왜 때문에?”
어느 기레기가...
줄거리 & 인물소개
큐대 잡는 날이 많은 '고인물' 기자와 밥은 펜보다 강하다는 '생존형' 인턴의 쌍방 성장기이자, 월급쟁이 기자들의 밥벌이 라이프를 그린 드라마다.
40대 중반. <매일한국> 12년차 기자,
허구한 날 술만 마시는 한량처럼 보이지만 이래 봬도 국내 굴지의 언론사 <매일한국>의 12년차 베테랑 기자다. 기자로서 능력은 물론 경력 체력 정신력 친화력 뭐하나 빠지는 데가 없이 완벽하다.
쉬이 잊혀지지 않는 ‘그 날’의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아마도 준혁은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핵인싸 기자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20대 중반. <매일한국> 인턴,
허기를 이길 수 있는 가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평생, 자신만 바라보고 의사가 되길 바라는 엄마에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여섯 살 때부터 만화 대신 뉴스를 챙겨보던 타고난 DNA를 어쩌랴. 일찍이 언론의 오만과 편견을 깨달았지만 툭! 하고 지원한 <매일한국>에 턱! 하니 붙어 인턴이 되었다.
쉬지 않고 달려왔던 그 이유, 이 곳 <매일한국>에서 제대로 보여줄 생각이다.
희망이 넘치고, 긍정이 샘솟는 내일을 원한다면
오늘 우리가 해야할 일은 어제에 대한 반성이다.
드는 생각
필력은 좋았다. 연기는 흠잡을 데 없었다. 이상한 특종 경례랑, 손가락으로 잼잼거리는 동작만 없었다면 그나마 조금더 나았을 것 같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소재를 다루는 것이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는 점이다. 아니 오히려 화가났다.
미생의 종합상사에서 인턴 장그래의 회사생활과
블랙독의 대치고에서 기간제 교사 고하늘의 학교라는 직상에서의 고군분투는 눈물겨웠다.
하지만 허쉬의 기자들의 삶은.. 공감보다는 지탄의 대상처럼 보였다.
드라마는 기자라는 직업을 밥벌이를 위한 수단이라고 지칭하며 시작한다. 우리도 먹여 살려야 하는 가족이 있고, 위에서는 까내리는 상사가 있어 밥 그릇을 사수하기 위해 그냥 대충 트레픽 나오는 낚시성 기사를 쓰는 거라며 자신들의 삶을 이해해 줄 것을 바란다는 듯이 시작했다.
물론 드라마가 더 먼저 나왔지만, 지금의 현실에서의 언론은 삼프로TV라는 유튜브에도 공정성과 그 역할이 밀리고 있다.
다른 이슈를 배제하고 오로지 경제 정책에 대한 논의만으로도 국민들은 충분히 우열과 가치를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이후 쏟아져 나오는 기사는 주가조작, 토론에 대한 내용들뿐이다. 그들이 얘기한 경제정책에 대한 분석기사는 찾아볼 수가 없다.
이러한 현실의 대한민국에서 우리 기자도 당신처럼 밥벌어 먹으려고 어쩔 수 없습니다.라는 속칭 기레기들을 옹호하는 드라마는 도대체 누굴위한 것인가. 이런 기레기의 삶을 통해 설마 사람들이 공감과 위로를 얻을 것이라 생각한 것인지 의문이다.
기레기들의 자기 변호 처럼 느껴지는 이 드라마는 몇가지 분명한 매력을 가진 요소들이 있음에도 시청자들이 외면 받은 것이 당연해 보였다. 드라마의 엉망인 기자들이 설마 진짜 모습이라도 별로 놀랍지도 않다.
이미 대한민국 언론을 믿지 않는다.
기획의도만큼 말 같지도 않은 내용의 드라마, 기레기가 만들어졌으니 이해하자고? 그럼 왜 범죄자도 세상이 그렇게 만들었으니 이해하자고 하지? 정의가 없는 기자의 궤변뿐인 드라마다. 기레기 다운 발상이다.
거짓말을 하지 않고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직업,
그게 제가 생각하는 기자의 정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