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그래도 믿어야 하지 않을까요? 음악이 위로가 될 수 있다고요. 왜냐면, 우린 음악을 하기로 선택했으니까요.

눈물이 났다.
그가 쏟아내는 음악이 너무 뜨거워서, 데일 것만 같아서,
내 안에 담긴 것이 너무 작고 초라하게 느껴져서.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제작사: 스튜디오S

제작진: 연출 조영민, 김장한, 극본 류보리

출연진: 박은빈, 김민재, 김성철, 박지현, 이유진, 배다빈, 예수정, 김종태, 서정연

 

 

소개 & 기획의도

살다보면 마음 속에 하나 둘씩 방이 생겨난다.
방 하나에 추억과
방 하나에 사랑과
방 하나에 미련과
방 하나에 눈물이있다. 

그러나 하나하나의 방에 가득한 그 마음들을
마주하고 견뎌낼 자신이 없어서
마구마구 욱여넣고 
방문을 닫아버리면
언젠가는 툭, 하고 터지듯 열려버리는 날이 오고야 만다. 

그리하여 이것은,
내 마음 속 방에 
미련과 애증과 연민과 눈물의 마음들을 차곡차곡 잘 담아서,
그 동안 고마웠어, 잘 지내, 하고 속삭여주고,
문을 잘 닫아주는 이야기. 

다시 말해 이것은, 
지난 날의 사랑과 지난 날의 사람에게
안녕을 고하는 이야기고, 

그렇게 천천히 정을 떼고 
내일을 향해
씩씩하게 걸어나가는 이야기기도 하며, 

지금은 애달파하며 아파할지라도 
언젠가 문득 생각이 나면, 
그 때는 용기내어 다시 열어 들여다보고 
웃으며 추억할 수 있을, 그리고 또다시 잘 넣어놓을 수 있을, 

그러나 나도 모르게 눈물이 조금 날지도 모르는 그런 이야기다. 

 

 

줄거리 & 인물소개

스물아홉 경계에 선 클래식 음악 학도들의 아슬아슬 흔들리는 꿈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서령대 경영학과에 다니면서 4수를 한 끝에 같은 대학 음대에 신입생으로 입학한 늦깎이 4학년,

 

이름의 발음 탓에 “채송아입니다”하면 “죄송합니다”로 들리는 오해를 사긴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까지 소심하진 않(았)다. 음대에 가겠다고 한 것 말곤 평생 사고 한번 안 쳐본 모범생. 음대 진학을 강하게 반대했던 부모가 내건 조건인 서령대 음대 입학을 결국 이뤄냈을 만큼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면도 있다. 

그러나 과외로 레슨비를 벌어가며 악바리처럼 살았음에도 여러 번 입시에 실패하는 동안, 그리고 그 끝에 겨우 입학해낸 음대에서 4년을 보내는 동안 송아는 난다긴다하는 재능의 어린 과동기들에 치여 말수도 적어지고 주눅이 들어 있다. 그리고 점점 겁이 많아진 것도 사실. 태어나서 아마도 가장 큰 용기를 냈던 음대 진학 결정 후 지금까지 인생이 그닥 잘 풀리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두 번째 졸업(과 서른 살)을 코 앞에 둔 지금의 송아는, 대혼돈과 불안함의 시기. 

음대에 가겠다 했을 때 유일하게 처음부터 지지해줬던 사람이 동윤이었다. 그 때부터였을 것이다, 동윤을 좋아하게 된 것은. 그러나 그는 제일 친한 친구 민성의 전 남자친구고, 민성이 아직 동윤을 좋아하는 것을 아는 송아는 혼자 마음앓이를 할 뿐이다. 실수로라도 마음을 내보일까봐 다른 사람들, 특히 동윤이나 민성과는 술을 마시지 않게 되었고, 언제부턴가 동윤을 ‘윤사장’이라 부르며 애써 거리를 두려 한다.

진로 문제와 짝사랑으로 머리가 아픈 스물아홉 살의 여름이 어떤 의미로 남게 될지, 
두 번째로 맞는 대학 4학년 1학기가 종강하던 날의 송아는 아직 알지 못했다. 

그 날 송아는 준영의 피아노 연주를 처음 들었고, ...눈물이 났다.

 

 

2013년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에 입상한 유명 피아니스트,

잘 생겼다. 실력보다 외모 때문에 인기가 있다는 오해를 자주 살 만큼 훤칠하다. 다정하다. 타고난 성정이 그렇다. 늘 자신보다 남이 먼저다. 자신이 마음 아프고 슬픈 것보다도, 남의 마음과 기분을 먼저 살피고 자신의 속내를 감춘다. 지금껏 그렇게만 살아와서, 어떻게 하면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고 추구하며 살 수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아니 그 전에,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평생 뭘 많이 가져본 적이 없어 그런지, 뭘 갖고 싶다, 가져야겠다고 욕심내 본 적도 없다. 뭔가를, 누군가를 ‘갖고’싶어 하는 것 자체가 준영에게는 낯선 감정이다. 

어릴 적 넉넉지 않은 가정형편 속에 어렵게 한국예중에 진학했지만, 성격 무른 아버지가 계속해서 보증을 서는 바람에 결국 피아노를 그만 둘 결심을 해야 했다. 그 때, 기적이 찾아왔다. 그즈음 경후그룹에서 설립한 문화재단의 1기 장학생으로 선발된 것. 준영은 피아노를 계속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러나 준영은 자신의 행복이 곧 다른 누군가의 불행의 값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준영의 장학금은 경후그룹의 당시 회장이었던 문숙이 외동딸을 사고로 잃고 받은 보상금에서 나온 돈이었고, 문숙에겐 외손녀, 그러니까 엄마를 잃은 여자아이가 있었다. 미국 줄리어드에서 바이올린 천재소녀라 불리던 아이, 이정경.

엄마를 잃고 같은 반으로 전학 온 정경에게 준영은 손을 내밀었다. 우리, 친구 하자.
그 돈을 받는 대신, 이렇게 해서라도 마음이 좀 편해지고 싶었다. 

쇼팽 콩쿠르 입상 이후 7년간 세계를 떠돌며 매주 2,3회씩 무대에 섰다. 그러다 지쳐 1년 간의 안식년을 갖기로 했고, 뉴욕에서 마지막 연주를 했다. 뉴욕, 정경이 공부하고 있는 곳. 그 날 준영은 깨달았다. 자신이 정경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는 결심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마음을 지우기로. 문숙과, 정경의 돌아가신 어머니와, 정경을 오랫동안 마음에 두고 있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 현호를 생각하면, 그런 마음을 품을 수는 없다. 그렇기에 준영은 정경을 향한 마음의 상징인 트로이메라이도 더 이상 치지 않기로 결심한다. 

그 때,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준영이 연주한 트로이메라이가 그 어떤 곡보다도 가슴을 울렸다는 한 여자를.

 

 

좋은 사람과 좋은 사람이 만나 서로 사랑하는 이야기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막 쿵쾅쿵쾅 뛰는 거 뭔지 아냐?

그거라니깐 내가 특별히 용감한 것도 아니고,
그냥 그게 다야.

심장이 반응하는데 어쩔 거야. 그냥 직진하는 거지.

 

 

드는 생각

좋은 사람들의 좋은 로맨스 이야기였다고 생각한다.

 

남녀 주인공 모두 착하다. 배려할 줄 알고, 사랑할 줄도 알며, 무엇보다 과하지도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은 듯한 모습이 좋았다. 적당해보였달까..?

 

조금은 유치해보이는 장면들이 더러있었지만, 누구나 사랑을 시작할 때는 조금 유치하니까 봐주기로 한다.

 

주변 친구들도 충분히 좋은 사람들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보기에따라서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전후 사정을 다 알고보는 드라마에선 사연있는 사람들이니 좋은 사람들로 생각하기로 했다.

 

 

어울리지 않게?! 클래식을 좋아한다. 특별히 음악에 조예가 깊은 것도 아닌데 클래식이 좋았다. 그냥 귀에 좋아서 가끔 듣는다. 마음이 편해지고 싶을 때, 긴장을 늦추거나 감정을 추스룰 때 주로 듣는다.

 

드라마에서 연주 장면이 가끔 나오긴 하지만, 특별히 연주에 공을 들인 느낌은 아니다. 클래식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의 매개가 될 뿐이다. 물론 그것이 싫다는 것이 아니라 좋은 소재로 좋은 드라마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드라마는 굴곡은 있지만, 다른 드라마 들에 비해선 그 굴곡이 크지않고, 현실적으로 보인다. 적당히 너무 잔잔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더 자극적인 갈등과 사건을 넣진 않는 느낌이랄까..?!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이 극적라기보다는 현실적이어서 내가 혹은 내 친구가.. 내주변에서 겪을 법한 일들이 마음 속을 아리게 하는 드라마였다.

 

 

자극적이진 않아도 충분히 재밌게 보았다.

 

 

너무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들게 연주하려고 애쓰지 마.
콩쿨 심사위원 전원에게서 8점 받으면 1등은 할 수 있겠지만,
때로는 한두 명에게 10점, 나머지에게 6,7점을 받는게 나을 수도 있어.

그렇다면 그 한두 명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연주가 될 수도 있으니까.


떠나보내고 나서야, 잃어버리고 나서야,
적당히가 아니라 너무 많이 사랑했다는 것을 알았다.

얼마만큼 사랑할지는 처음부터 정하고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