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아무도 모른다: 포기할 수 있을 때 포기해. 계속 붙들고 있으면 그게 네 인생의 전부가 될 수도 있어.

무섭다고 해서 안전하게 거짓을 따라가다
한 번 다리를 건너버리면,

다시는 편안한 상태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

[드라마] 아무도 모른다

제작사: 스튜디오S

제작진: 연출 이정흠, 극본 김은향

출연진: 김서형, 류덕환, 박훈, 안지호, 문성근, 민진웅, 강서하, 전석찬, 백수강, 이채은, 박철민

 

 

 

소개 & 기획의도

“좋은 파수꾼이 불운한 일을 쫓는다.”
- 가브리엘 뫼리에

‘좋은 어른’을 찾기 힘든 시대라고 한다. 

본받지 말아야 할 어른은 넘치고, 
본받을 어른은 티클 만큼도 찾기 힘든 세상이라 한다.
책임과 배려, 희생 따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시대에, 
‘좋은 어른’이 되는 건 시대를 거스르는 행동일지도 모른다. 

여기, 시대를 거스르는 두 사람이 있다. 
‘나쁜 어른’이 넘치는 세상에 온 몸으로 맞서는 진짜 어른이 있다. 


한 소년이 호텔 옥상에서 추락해 혼수상태가 된다. 

모두가 자살이라 결론 내린 소년의 추락에 두 사람이 의문을 가진다. 
추락한 소년 고은호의 윗집에 사는 광역수사대 형사 차영진. 
그리고 은호의 담임 선생 이선우. 

사회 통념상 은호와 ‘아무 것도 아닌’ 두 사람이 
소년의 추락 사건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집요하게 쫓는다. 
소년에 대한 각자의 죄책감과 책임감을 동력 삼아 
아무런 대가도 없는 위험한 게임에 뛰어든다. 

영진과 선우는 ‘좋은 어른’은 못 되어도, 
적어도 ‘나쁜 어른’은 되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노력하며 ‘나쁜 어른들’과 맞선다.  

‘나쁜 어른들’은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마음을 모르거나 자신도 여전히 아이이기 때문이다.
이 각자도생의 세상에서 15살짜리 아이 하나가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어차피 세상에 ‘좋은 어른’ 따윈 없다. 

결국, 이 이야기는 한 소년을 둘러싼 
‘좋은 어른’과 ‘나쁜 어른’의 대결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어른들의 싸움을 통해 
세상에 버림받고 소외 된 아이들을 위한 
어른들의 역할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줄거리 & 인물소개

"좋은 어른을 만났다면 내 인생은 달라졌을까." 경계에 선 아이들, 그리고 아이들을 지키고 싶었던 어른들의 '미스터리 감성 추적극이다.

 

광역수사대 강력1팀 팀장,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강력1팀 팀장.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경찰공무원시험에 합격,
이후 모든 계급을 특진으로만 진급한 여경들의 전설.

경찰로는 선망의 대상이지만 조직 안에서의 인간관계는 메마르기 그지없다.
영진을 오해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녀가 얼음처럼 차가운 사람일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차영진이란 사람과 어렵게 가까워진 이들은,
그녀가 삶과 사람의 본질은 온기라 생각하며 
약자와 피해자에게 연민을 느끼는 따뜻한 심성을 지닌 사람임을 안다.
단지 자신의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고 주위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지 않을 뿐.

18살 여름까지 영진은 경찰이 아닌 식물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해 여름 어느 늦은 오후, 
영진은 단짝 친구인 수정의 전화 세 통을 받지 않았고,
다음날 수정은 당시 세상을 들썩이게 한 ‘성흔’ 연쇄살인의 희생자로 발견되었다.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혼자서 경찰서 복도를 걷던 영진은 
죽은 수정의 번호로 걸려온 범인의 전화를 받는다.
범인과의 통화 후, 영진은 숙명처럼 경찰을 선택하고 강력계 형사가 되었다.

밤낮 범죄와 사투를 벌이던 영진은 새 친구를 만난다. 아랫집 소년 고은호.
7년 전 영진이 이사 온 날.
영진의 집 앞 계단에 쪼그려 앉아 있던 8살의 은호는 아이다운 천진함과 호기심으로 영진에게 말을 걸어왔다. 
은호의 태도가 부담스러웠던 영진은 은호가 묻는 말에만 간결하게 대답하지만,
짧은 대화를 통해 은호가 아빠 없이 엄마와 살면서 엄마로부터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아버린다.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그러나 그 밤, 아래층에서 소란이 일었고 영진은 소란을 일으킨 남자를 제압했다.
경찰로서 당연한 일이었지만, 어린 은호에게 영진은 영웅처럼 느껴졌다.
그날 이후, 영진에게 은호는 단지 마음에 걸리는 아이가 아닌,
마음이 가고... 마음을 붙이는 존재가 되었다.

은호는 다정하고 속이 깊은 아이였다.
살면서 쉽사리 인연을 만들지 않은 영진에게,
은호는 속내를 다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였다.
영진에게 은호와의 인연은 소중하고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었다.

그런데...
영진을 만나러 광수대로 찾아왔던 은호가 다음날 추락했다.

사고 전날 밤, 영진을 찾아온 은호는 할 말이 있다고 했었다.
신경이 온통 성흔 연쇄살인에 쏠려 있던 영진은,
눈앞에 은호를 두고도 자신의 생각에 빠져, 은호와 함께 있다는 것을 잊을 정도였다.
그런 영진에게 은호는 선행상을 받았다고 말하곤 돌아갔다.

영진은 뼈저리게 후회한다.
그 날, 은호가 영진에게 하려던 말은 분명 다른 말이었을 것이다.
당시에도 조금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한 번 더 묻지 않고 은호를 그냥 보냈다.

영진은 알아야겠다. 은호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 것은 착각이었다.
은호가 자신에게 하려 했던 말이 무엇인지.
그리고 은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그런데,

모든 것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었다.
실체를 알 수 없던 성흔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에 대한 퍼즐이
은호의 흔적을 추적하며 맞춰지기 시작한다..!

 

 

드는 생각

한 아이의 행적이 사실은 더 큰 사건과 연관이 되어있다. 연출적인 부분에서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하지만 기본적인 스토리나 구성은 아주 탄탄했던 드라마라 생각한다. 수사 드라마이고 포스터에도 미스터리 추리극이라고 적혀있듯이 주된 내용은 소년의 하루와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을 다룬다. 하지만 진정 드라마가 다루고 싶었던 건 기획의도에서 말했듯 오히려 좋은 어른에 대한 내용이라 생각한다.

 

어른과 아이의 우정과 어른의 책임과 도의라는 것에 물음을 던진다. 좋은 어른 따위는 없는 세상. 15살에게도 냉정한 사회 그리고 그런 세상을 살기위해 필사적인 아이, 우리의 현실은 아닌가 싶다. 우리는 왜 겨우 중학생에게 필사적인 삶을 가르치고 있는 것일까.. 

 

부잣집 학생 민성은 은호와 친구가 하고 싶지만 아빠 없는 아이와 놀지 말라는 엄마의 말에 그다음부터 어울리지 않는다. 엄마에게 직접 표출하지 못하는 속을 자해로 해결하려 한다. 그리고 그의 운전기사가 민성의 마음을 알아주는 유일한 친구다. 또 다른 학생 동명 역시 소위 문제아다. 술취한 사람 지갑을 훔쳐내도 거리낌이 없다. 아픈 동생을 위해  그것도 엄마가 다른 동생을 위해 부당한 방법이지만 돈을 훔친다. 이 두 친구는 아마 작가가 생각하는 도움이 필요한 학생상이 아닐까 싶다. 돈이 있어도 힘이 있어도 아직 어린 학생을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내놓았다.

 

그리고 한명 더 은호가 나온다. 하지만 은호는 다르다. 유하면서도 굳건하다. 그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듯이, 배운 대로 옳다고 여기는 대로 사는 은호다. 동명과 민성도 이런 이유로 은호와 친구가 되었을 것이다. 말 그대로 외유내강으로 보인다. 돈도 힘도 아이를 강하게 만들지 않는다. 은호는 돈도 힘도 없지만 강하다.

 

결국 드라마는 마지막에 한가지 물음으로 마무리한다. 백강호는 차영진 같은 어른을 만났다면 달랐을까?

나는 달랐을거라 생각한다. 다들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은호는 드라마 마지막에 영진을 히어로라 지칭한다. 좋은 어른의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겐 그저 세상을 배운 대로 옳은 대로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은호가 강할 수 있었던 것은 그렇게 살아 보이는 영진 덕분은 아니었을까?

 

수사드라마에서 쓸데없는 이야기가 길었다.  나는 어떤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악이라는 게, 타고나는 건지, 만들어지는 건지, 궁금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