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한사람만: 이곳은 사는 곳이에요, 죽음을 기다리는 곳이 아니라

죽는 다는 걸 모르면 안 아프다고,
죽음을 다가오는 걸 보는게 무서운거지.


[드라마] 한사람만

제작진: 연출 오현종, 극본 문정민

출연진: 안은진, 김경남, 강예원, 박수영, 고두심, 장현성, 서연우, 안창환, 윤보라

 

 

 

 

소개 & 기획의도

어느 날, 지인이 희귀병으로 죽음을 선고받았다. 

소뇌가 망가지고 근육이 마비되면서 서서히 죽음을 맞이하는 병이었다. 
그의 나이, 서른이었다. 

불가항력적인 상황 앞에서 그가 한 행동이란 계속 시계를 보는 일이었다. 

“왜 자꾸 시계를 봐?” 물었다. 
“한 시간마다 담배를 피우려고.”

생이란 그런 것이다. 
죽음을 앞두고도 규칙을 세우고, 일상을 만든다. 할 일을 만든다. 

나라면...무슨 할 일을 만들어볼까. 

죽이자. 죽는 김에 한 사람만 죽이고 가자. 죽어 마땅한 놈으로. 
그것은 대의일까, 분노일까. 

 

 

줄거리 & 인물소개

호스피스에서 만난 세 여자가 죽기 전에 나쁜 놈 ‘한사람’만 데려가겠다고 덤볐다가 삶의 진짜 소중한 ‘한사람’을 마주하게 되는 휴먼 멜로 드라마다.

 

 

표인숙,

잘 들리지 않는 인숙은 할머니 손에 자랐다. 

고집스럽고 독종이고, 제멋대로인 인숙은 세상에 소속된 적이 없다. 

슬픔이든 기쁨이든 크게 다가 오지 않았다. 

그렇게 죽음을 선고받은 지금도 잘 모르겠다.

남은 시간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할지.. 

 

 

민우천,

학창시절, 공부를 제법했고, 심성이 나쁜 것도 아니었다.

그 사건이 있기 전까진...

엄마는 비 오는 날에 늘 행운이 따른다고 말했다.

인숙을 처음 본 날도 비가 왔다.

어둠 속에 실루엣, 우천은 첫눈에 반한 것 같다.

 

 

강세연,

세연은 평범하게 살았다. 누구의 시선에 띄는 법 없이 평범하게. 

직장 동료였던 남편과 결혼한지는 4년, 대단한 로맨스는 아니었다.

세연은 혈액암을 선고받고 나서야

그토록 믿고 의지했던 ‘평범’과 ‘안정’의 균열을 깨닫는다.

시한부를 선고받았는데, 정작 말할 곳이 없었다.

세연은 이 곳을 벗어 나야겠다고, 여기서 죽지는 않겠다고 결심하고,

그렇게 처음으로 괘도를 벗어났다.

 

 

성미도,

인플루언서이자 인터넷 쇼핑몰 오너인 미도는 화려한 삶 한가운데 있었다. 

인생의 정점에서 꺾이는 건 한순간,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시한부를 선고받았다.

폐암 말기라고 말했다.

언제나 극적인 삶을 원했는데, 한방에 너무 극적으로 빠져버렸다. 

그런데 죽음이란 게 어디 삶보다 극적이던가. 

 

여름이 끝난지 오랜데,
바위사이로 죽자고 핀 그 꽃이 너무 예쁘더라구.

 

 

드는 생각

호스피스 드라마가 왜이리 슬프지도 않고, 나쁜 놈을 죽이고 죽겠다는게 시원함이 없다.

 

죽는 김에 나쁜 놈하나 죽이고 죽는 것은 분노인가? 대의인가?

드라마에서 보여준 답은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이 더 꼬인다 였다. 그것도 아주 더럽게..

 

죽음을 앞둔 이들이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아니 살인을 저지르진 않았다. 하지만 죽음이 얼마 안남았으니 자신이 떠안겠단다.

그래 놓고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아 도망을 다닌다.

 

오랜만에 드라마를 보다가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내용도 기대되지 않았고 궁금하지도 않았다. 어떤 마음에 울림을 주는 것도 그렇다고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들지도 못하는 드라마였다.

호스피스가 배경인데 어떻게 이게 가능하지라고 생각이 들 정도다.

 

개인적으로 부족했다고 느끼는 부분은,

일단 연기다. 주인공 두 배우는 그나마 봐줄만 했지만 몇 몇은 나올 때마다 거슬릴 정도로 방해가 되는 배우들이 있었다. 특히 신태일은 이상하게 말을 더듬는데 도대체 그런 쓸데없는 설정은 왜 했는지 알 수 없다. 성미도도 애매하기는 마찬가지.. 구지표도 저건 뭐지 하는 생각이 드는 배역중 하나였다. 전체적으로 어설프고 억지스러운 설정이 너무 많아서 배우들이 연기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애초에 구상한 캐릭터의 문제인지, 감독이 요구한 연출의 문제인지, 해석한 배우의 연기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좋게 봐줄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극중 여배우의 할머니로 나오시는 고두심 배우님 만은 흠잡을데 없는 연기를 보여주셨다. 특히 손녀의 병을 알고 하소연하는 장면은 정말 명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뒤로 갈수록 나아지는 모습이었다. 연쇄살인 사건의 비중보다 호스피스의 일들에 비중이 더 늘어나면서 좋아진것 같았다. 물론 살인사건의 이야기 방식은 여전히 애매했지만..

죽음을 받아들이고, 죽음에 대처하는 자세에 더 집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여름이 끝난지 오랜데,
바위사이로 죽자고 핀 그 꽃이 너무 예쁘더라구.

나라도 그랬을 거야. 누구라도 그래.

사랑하니까. 그냥 놓을 수가 없으니까.
뭐라도 하고 싶으니까 그래야 살겠으니까.

그렇게라도 해야 버틸 수가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