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 자꾸 건드는 세상, 그냥 당하지 않겠다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

그러고 사는 거야, 다
조금씩 참으면서 사는 거라고
자기 분수에 맞게

 

장르: 드라마

감독: 박이웅

출연: 김혜윤, 박혁권, 오만석, 예성, 서은하, 성여진

 

줄거리

“그냥 당하지 않겠다”  

이제 스무 살이 될 혜영은 팔에 새긴 용 문신처럼 무엇 하나 두려울 게 없었다, 
아빠 본진의 자동차 사고 전까지는.
어느 밤, 본진은 남의 차를 훔쳐 달아나다 의식불명으로 뇌사상태에 빠진다. 
피해자는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고, 급기야 집이자 유일한 삶의 터전인 
중국집이 2주 후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게 된다.
어린 동생 혜적과 둘만 남게 된 혜영은 이 모든 일들에 의문을 품고
홀로 사건을 되짚어가는데…
마침내 도달한 거짓과 부당함이 뒤엉킨 진실.
자꾸 건드리는 세상을 향한 소녀의 분노가 폭발한다!

 

 

드는 생각

처음 영화가 시작하고 나서 든 생각은 "저 여자는 왜이렇게 화가 나 있을까?" 였다. 용문신을 한 팔, 자신을 신고한 아이들을 찾아가 하는 복수, 악다구니 쓰는 목소리, 아빠에게 보이는 까칠한 태도. 영화는 화가 나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지 않지만 불만 많은 소녀가 처음부터 화가 나 있다.

 

그리고 영화는 흐르면서 더욱 더 화가 나는 일들만 벌어지기 시작한다. 하.. 보고 있노라면 같이 화가나는 동시에 주인공 혜영을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과 저렇게 화만 내면 더 극한 상황으로 갈텐데.. 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처음에는 알 수 없었으나 그녀의 분노는 응당 정당해 보였다.

 

하지만 정당해 보이는 분노였을 지라도.. 그다지 좋아하는 말은 아니지만 "웃어라 그러면 세상이 함께 웃어 줄 것이다."라는 말이 영화 보는내내 떠올랐다. 주인공이 잘못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용기와 배짱에 감탄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소위말하는 좋은 해결은 아마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마무리가 과연 좋은지 모르겠고, 그녀의 마무리 역시 깔끔했다고 생각하지만.. 중간의 이모부가 말했듯 세상 사람들 모두 조금씩 참고 사는 데는 어쩔 수 없는 이유도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후반부에도 화를 낼 때는 알지 못하던 진실을 차분한 태도를 보였을 때는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잠시의 통쾌함은 있을지 몰라도 평생의 주홍글씨가 남을 행동을 응원해야 하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그래도 그녀가 불도저를 타고 간다면 조용히 응원하고 끝까지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세상에 이미 패배한 사람인지 모른다. 불도저를 탈 용기 따위는 없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누군가에게 불도저까지 타야할 상황으로 내몰지 않았으면 한다. 분명 그녀 역시 화를 참지 못한 것이 겠지만 참을 수 없는 일들이 계속 일어나는 데 어떻게 가만히 있어야만 할까..​

 

그럼 그냥 죽어요?

 


저자의 의견을 제외한 정보 및 사진의 출처는 Daum & NAVER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