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었어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우리는 지금 당연하거 하고 있어요
가장이 가족 지키는 거

 

장르: 드라마
감독: 엄태화
출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김도윤, 박지후

 

 

줄거리

“아파트는 주민의 것”
 
온 세상을 집어삼킨 대지진, 그리고 하루아침에 폐허가 된 서울. 
모든 것이 무너졌지만 오직 황궁 아파트만은 그대로다. 
 
소문을 들은 외부 생존자들이 황궁 아파트로 몰려들자 
위협을 느끼기 시작하는 입주민들. 
생존을 위해 하나가 된 그들은 새로운 주민 대표 ‘영탁’을 중심으로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막아선 채 아파트 주민만을 위한 새로운 규칙을 만든다. 
 
덕분에 지옥 같은 바깥 세상과 달리 
주민들에겐 더 없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유토피아 황궁 아파트. 
 
하지만 끝이 없는 생존의 위기 속 
그들 사이에서도 예상치 못한 갈등이 시작되는데...! 
 
살아남은 자들의 생존 규칙
따르거나
떠나거나
 

 

드는 생각

이병헌의 연기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역시 연기를 잘하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빛났다고 생각한다. 영화 초반 조금은 머뭇거리고 소극적인 모습에서 이후 강한 모습으로 변모하는데 그 변화는 물론 권력자로써의 모습까지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아파트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의 연기와 연출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으로 눈에 띈 사람은 김선영이었다. 부녀회장이라는 직책을 앞세워 자신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아파트의 불을 끄는 희생정신을 말하며 이병헌을 주민대표로 추대한다. 그외에도 다양한 일들을 자신의 뜻대로 이루어가면서 자신은 한발 물러서 있는 것 처럼 행동한다. 실질적으로 아파트를 지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줌마 부터 마지막 엄마의 모습까지 연기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재난 영화이고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이기에 인물들의 모습에 집중하게 된다. 그중에서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 중 가장 많은 고민을 하게 하는 존재는 박보영이었던 것 같다. 
 
정의를 내세우는 빌런, 박보영의 존재
영화에서 가장 불편한 존재는 박보영이 아닌가 싶다. 바른 소리하는 존재는 어떤 상황이든 불편하지만 생사가 걸린, 정의롭지 못한 상황에 놓였을 때 더 불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끼리 잘 먹고 잘 살자"는 집단의 대전제 아래에서 박보영의 관용적이고 포용적인 태도는 집단의 목적에 반하는 행동이다. 하지만 중반부 이후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냥 박보영처럼 살다가 다같이 죽는게 낫겠다", 뭘 얼마나 더 잘 살아 보겠다고 저러나 싶었다.
 
여러가지 설정들이 있었지만 이병헌은 나름 최선을 다해 대표의 역할을 해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아파트를 지키기 위해 말그대로 강한 단합과 희생정신을 보이는 모습으로 아파트를 운영했다고 생각한다. 이미 입주민 이외의 사람들을 밖으로 내몰기로 했고 이 결정은 주민의 대다수의 의견이었다. 이병헌은 그 요구에 맞게 행동했다고 본다.
 
선과 악이 아닌 목숨이 걸린 극한의 상황에서 자기만 잘 살겠다는 것이 현실로 비춰볼때도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이고 이제 자신들이 우위에 올라서 사지로 사람들을 내쫓는다고 무조건 나쁘다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런 선택을 한 사람들을 손가락질 할 생각도 욕할 마음도 없다.
다만 그렇게 내쫓으면 응당 쳐들어 올 것이고 빼앗으려 든다는 것 역시 순리라는 생각이다. 단절된 상황은 서로가 서로를 인육을 먹는 존재들이라 생각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극한의 상황임에도 정의와 선이라는 가치를 고집할 수 있는 사람의 존재가 눈엣가시 같은 "왜저러냐"와 같은 생각이 들게 하는 존재일지라도 가장 필요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결국 마지막에 새로운 집단에 포함되어 살아가게 되는 결말을 보면 결국 감독은 박보영 같은 인물이 빌런이 아닌 지금의 세계를 유지하게 하는 인물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댁은 이성적으로 뒈지시던가
나는 극단적으로 살아남을라니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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