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바라나니
부디 적들을 남김없이 무찌르게 해주소서
이 원수를 갚을 수만 있다면
한 몸 죽는다 한들 여한이 없을 것입니다
장르: 액션, 드라마
감독: 김한민
출연: 김윤석, 백윤식, 정재영, 허준호, 김성규, 이규형, 이무생, 최덕문, 안보현, 박명훈
줄거리
임진왜란 발발로부터 7년이 지난 1598년 12월.
이순신(김윤석)은 왜군의 수장이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뒤
왜군들이 조선에서 황급히 퇴각하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절대 이렇게 전쟁을 끝내서는 안 된다”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는 것이 이 전쟁을 올바르게 끝나는 것이라 생각한 이순신은
명나라와 조명연합함대를 꾸려 왜군의 퇴각로를 막고 적들을 섬멸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왜군의 뇌물 공세에 넘어간 명나라 도독 진린(정재영)은 왜군에게 퇴로를 열어주려 하고,
설상가상으로 왜군 수장인 시마즈(백윤식)의 살마군까지 왜군의 퇴각을 돕기 위해 노량으로 향하는데…
드는 생각
히데요시의 죽음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죽으면서 자신의 어린 아들을 지켜줄 것과 조선을 침략한 왜군의 철수를 명한다.
일본의 수장이 죽으면 권력다툼이 있을 것이 뻔했고 그 와중에 자신의 아이의 목숨을 걱정하며 밖으로 나가있는 자신의 부하들을 불러들인다.
고니시, 퇴군 명령을 다른 병사들 보다 늦게 전달 받은 것으로 영화상에 그려진다. 결국 순천에 고립되고 만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고 이미 일본 내부에서 권력의 암투가 시작되었음을 보여준다. 고니시는 임진전쟁에서 성과과 좋은 장수로 꼽힌다. 그가 일본으로 온전히 돌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 일본의 세력 역시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차라리 병력을 잃고 돌아오길 바라는 사람들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고니시는 자신의 목숨을 구걸하고 미래를 위해 시마즈에게 원병을 요청한다.
시마즈 요시히로, 고니시를 구할 생각 따위는 없었다. 원병을 요청하러 온 병사의 간청을 모른척 하려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아들을 지켜야 한다는 이야기에도 그다지 관심이 없다. 하지만 이후 돌아가서 일본을 장악하기 위해선 이순신을 제거하는 성과가 있어야 하며 자신과 함께 해보자고 한다. 칠천량에서 조선 수군을 박살 냈던 시마즈는 이순신을 잡고, 고니시가 조력한다면 일본의 새로운 수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으로 비춰진다. 고니시를 구한다기 보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돕기로 한다.
영화에서 짧지만 선조와 윤두수가 이야기 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순신이 순천을 탈환하는 것보다 그들이 빠져 나가는 것이 더 자신들에게 이롭다는 이야기를 한다. 전쟁은 이미 끝났고 전쟁 이후에 영향력이 커진 이순신을 견제해야 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전쟁 중에도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 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광해를 따르는 유성룡 역시 동일 했다. 군사들을 보전해서 자신에게 힘이 되어 줄 것을 청한다. 이에 이순신은 끝나지 않은 전쟁에서 모두 미래만 생각하고 있다며 안타까워 한다.
진린,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죽음과 철군 명령을 듣고 전쟁을 마무리 지려고 한다. 계속해서 전쟁을 이어가려는 이순신에게는 자신의 아들을 죽인 이들을 보내서 전쟁을 끝낼 명분도 주려 한다. 전쟁으로 굳이 자신의 병사들을 잃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얻을 것이 없고 피해만 남은 전쟁을 피하고 싶어한다.
이순신, 전쟁을 혼자 끝내지 않았다. 모두가 전쟁이후의 자신의 안위와 권력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을 때 혼자서 이 전쟁의 종결, 항복의 선언을 받아내고 단 한명의 왜군도 살려 보내지 않고 다시는 조선을 넘볼 수 없게 만드려 한다. 모두가 이미 끝난 전쟁이라고 여길 때, 남들이 자신의 안위와 권력을 생각할 때 홀로 나라를 끝까지 지키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영화는 이렇듯 각자 다양한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전쟁의 이후와 서로 오가는 정치력을 잘 보여준다. 각자 장수들의 생각을 보여주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수를 쓰는 모습들이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에 잘 담겨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영화의 가장 큰 재미는 이 정치력이 돋보였다고 생각한다.
이순신의 마음을 가장 잘 알고 있었던, 명군의 등자룡과 항왜 준사다.
영화에서는 여러가지 재미있는 설정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이순신을 따르는 병사들은 많았지만 가장 그 마음을 잘 알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이 명나라의 등자룡과 일본의 준사다. 조선 사람이 아닌 이 인물들을 가장 마음을 잘 아는 사람들로 설정하고 역시 모두 이순신과 마지막을 함께한다는 점에서 영화적 아이러니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극중 이순신 옆을 지키며 있던 송희립은 이순신의 안위를 걱정하며 전쟁을 그만 둘 것을 영화의 막바지에도 어필한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은 그럴 마음이 전혀 없다. 이 전쟁은 목숨을 내놓아서라도 완전히 끝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음으로 전쟁에 임한 등자룡과 항왜준사, 어쩌면 가까이 있고 같은 나라에서 태어나서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전쟁을 하고 어떠한 전쟁의 이후를 생각하는지가 더 서로를 교감하게 하고 의지하게 하는 것 같다. 영화에서 자신의 대장선을 등자룡에게 선물하고 준사에게만 목숨을 지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마 자신처럼 죽기를 각오한 사람들을 이순신은 본능적으로 느꼈는지도 모르고 영화는 이를 보여주려 한 것은 아닌가 싶다.
임진전쟁은 그렇게 이순신 장군의 바람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끝났다. 이긴 전쟁이지만 이순신 장군이 바랬던 완전한 승리는 아니었다. 결국 미래를 쫒던 이들이 바라던 일본은 에도 막부로 새로운 시대가 열렸으며 명나라는 망하고 청나라가 세워졌다. 조선 역시 다시 정치의 암투 속의 상황이 벌어진다.
개인적으로 뜬금없이 영화를 보면서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한장면이 생각났다. 새로 부임한 백승수 단장이 박은빈에게 묻는다 드림즈가 강해지길 바라십니까? 당연하다고 답한다. 그리고 그 뒤에 백승수는 한마디 질문을 더 붙인다. 과연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까요?
영화를 보면서 모두가 전쟁에 승리하길 바라고 있는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과연 지금의 기득권들은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행복한 것을 바랄까? 아니면 자신이 잘먹고 잘사는 것 만 바랄까? 그러기 위해서 오히려 나머지 사람들이 더 못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대한민국에 이순신 같은 사람이 남아있을까도 의문이지만.. 그런 사람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싶다. 그 옛날 조선시대에서도 이순신이 계속해서 감옥에 갇히고 풀려나고 했는데.. 지금이라고 과연 달라졌을까 싶다.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는 것이
이 전쟁을 올바르게 끝내는 것이다
- 이순신 -
이순신을 잡아야 이 전쟁이 끝난다
- 시마즈 -
저자의 의견을 제외한 정보 및 사진의 출처는 Daum & NAVER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