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괴인: 저 좀 그만 괴롭히시면 안될까요?

 

[영화] 괴인

월드컵 보고 자란 세대들
한 30대 - 40 초반 됐나?
나는 그 사람들이 지금 우리나라 망치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물론 이게 4강 올라간 거 중요하지 잘한거야
근데 이게 신화라는 게 매번 있을 수 있나?
그냥 뭐 무조건 뭐 꿈은 이루어진다?
대충 그냥 뭐든 잘되겠지
흥청망청 버는 대로 다 쓰고 저축도 안 하고
이게 정말 내가 보기에는
주제파악을 못하는 거 같아

 

장르: 드라마

감독: 추창민

출연: 박기홍, 최경준, 이소정, 안주민, 이기쁨, 전길

 

줄거리

운전을 하던 목수 ‘기홍’은
자신의 차 지붕이 찌그러진 걸
우연히 발견한다

공사 중인 학원 앞에 세워 둔 차 위로
누군가 뛰어내린 사실을 알게 된 ‘기홍’은
범인을 찾자는 집주인 ‘정환’의 부추김에
늦은 밤 학원으로 향하고,
신원 미상의 인물이 창밖으로
도망치는 것을 목격하는데…

“누군가 창밖으로 뛰어내린 밤부터
모든 것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다”

 

 

드는 생각

사실 별로 기대도 없었고, 볼 생각도 없었다.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사람들은 왜 이 영화를 추천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사람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의 인간적인 면모에도 그다지 큰 감흥이 없다. 타인에게는 더 감흥이 없다. 개인적으로 언제부턴가 사람이라는 것에 기대와 실망 모두가 사라진 것 같다. 영화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사람들은 모두 괴인이다."라는 것 같은데 나는 이미 세상을 그렇게 바라보고 있는 관점을 가져서인지 지나치게 일상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볼 때 좋은점은 일상적인 것에서 무엇인가의 메시지를 기대하고 이러한 기대가 충족되었을 때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드는데 내가 영화관 밖에서 겪는 일들을 그저 제3자적 관점에서 스크린을 통해서 본다고 특별하게 다가오진 않았다.

 

사실 대부분 좋은 평가를 받은 영화들을 보면 너무 좋다는 감상을 받는데 의외로 보고나고 그냥 담담하고 밋밋해서 오히려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다른 무언가가 있나하는 마음으로 한번 보았지만.. 아쉽게도 없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후기나 리뷰를 많이 찾아 본 영화기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입체적으로 그려진 인물들과 불편한 상황의 연속을 이 영화의 장점으로 꼽는 것 같았다. 나는 오히려 등장인물들 모두가 적당한 입체감을 가지고 있어서 더 평범하게 느껴졌다. 서로 다른 정도의 찝찝함을 지녔다면 왠지 더 좋았을 것 같은데.. 그냥 다들기계적으로 적당한 이중성을 유지하고 있어서 캐릭터가 좋지도 싫지도 않았다. 무언가 더 다르고 가치관을 드러냈다면 호불호가 갈리고 감흥이 생겼을텐데.. 인물들이 그저 생각없이 되는대로 살아가는 듯해서 아쉬웠다. 그래서인지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이라면 자동차정비 일을 하는 분이였던 것 같다. 2002년 월드컵 4강을 가서 오히려 사회를 망쳤다는 발상이 그 생각에 동의와는 별개로 어떤 인물에 대한 호감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다른 인물들에게서는 어떠한 특별한 생각이 없어 보였다. 누군가 캐릭터에 대한 가치판단을 할만한 요소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불편한 상황의 연속을 영화의 장점이라 꼽는데.. 이것 역시 그저 현실을 옮겨 놓은 장면들처럼 느껴져서 그냥그랬다. 아마 나는 일상의 미묘하고 불편한 상황을 영화에 옮겼다면 그에 대한 반응이 일상적이지 않은 것을 기대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이 영화는 대부분의 상황이 그냥 평범한 현실처럼 흘러간 것 같다. 물론 집주인으로 그려진 남자가 선을 넘지만 이는 집주인이라는 권력적인 입지가 작용하고 있어 이마저도 그냥 평범한 현실처럼 느껴졌다. 조금 다른 이질적인 것을 바래서 영화가 아쉽게 느껴졌다. 

 

그래도 영화를 보는 맛은 있었다. 개인적으로 일하다 듣는 클래식, 거기에 누구나 들으면 아는 멜로디가 아닌 그저 담담한 선곡으로 연주하는 장면도 좋았고, 자동차 정비소에서 담배를 피우던 장면도 좋았다. 현실에서 만나면 기분이 좋아질 상황들일 것 같았다. 

내가 너무 괴인이라서.. 너무 평범하게 느껴진 영화이지 않았나 싶다.

 

영화상에서는 두사람이 다른 사람이 한 말을 이해 못한다고 이야기했지만 너무 공감가서 좋았던 대사도 있었다.

 

나를 사랑할 자신은 없는데
좋은 아내는 되어 보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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