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정욕(正欲): 우리가 가진 욕망은 품어도 괜찮다고 믿고 싶어


[영화] 정욕(正欲)

 

장르: 드라마, 멜로/로맨스

감독: 기시 요시유키

출연: 이나가키 고로(데라이 히로키) | 아라가키 유이(기류 나쓰키) | 이소무라 하야토(사사키 요시미치) | 이와세 료(야타베 요헤이)

 

줄거리

사회적인 연결의 중요성을 믿는 검사 ‘히로키’는
유튜버가 되기 위해 등교를 거부하는 아들로 골머리를 앓는다.

타인과의 연결을 거부하던 ‘나쓰키’는 동창생 ‘요시미치’의 귀향 소식을 듣고
학창 시절 기억을 떠올리며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다이야’는 대학교 댄스 동아리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스스로를 구제 불능이라 부르며 이성과의 만남을 거절하는데.
이성 관계에 트라우마가 있는 ‘야에코’는 ‘다이야’에게 알 수 없는 이끌림을 느낀다.

다른 장소, 다른 삶을 사는 이들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유로 서로 얽히게 되는데…

“’후지와라 사토루’가 물을 틀어둔 채로 수도꼭지를 훔쳤다”
15년 전 지방 신문에 보도된 작은 신문 기사 한 줄.
그리고 그 기사 속 숨겨진 이면이 모두의 일상을 뒤흔든다.

서로 다른 삶, 서로 다른 욕망, 그리고 다가오는 일상의 파문
바른 욕망이란 무엇인가.

드는 생각

물 페티시는 문제가 되는가?

이 영화는 이상성욕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정욕이라는 바른 욕망이라는 제목을 내걸고 물 페티시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영화에서 처럼 물을 틀어 놓고 수도꼭지를 훔치는 행위는 범죄지만 그저 분수대에서 물놀이를 하다거나 물총놀이를 아이들과 하는 것을 뭐라고 해야할지 의문이 남는다.

 

분수대에서 물놀이 정도는 그냥 넘어가지만 소아성애자가 아이들과 물총놀이를 하는 것은 받아들을 수가 없다. 범죄의 영역의 밖의 일이라면 모든 것이 케이스 바이 케이스, 사람 바이 사람의 문제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제목에서 말하는 바른 욕망이라는 것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1 + 1 = 2인 것 처럼 시간이 지나고 사회가 변해도 대다수가 맞다고 공유하는 진리 같은 허용되는 욕망이라는 것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욕망이라는 것의 정의부터 주관적이고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의 차이가 다르기에 욕망 앞에 바르다라는 표현을 붙이기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일이라면 뭔들 문제가 되겠냐 싶지만 결국 사회에 영향을 무조건 주는 문제이기에 "성"에 대한 접근은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우리나라 역시 차별금지법이 확장되어 LGBTQ나 성소수자에 대한 인정과 존중이 선진화된 문화인 것 처럼 인식되어 따라가려 하고 있다. 개별적 차별금지법 처럼 인종, 장애, 종교, 국적, 나이 등에 대한 차별을 막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내세우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에 까지 동의하지는 못한다.

 

이미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시행된 나라에서는 화장실이 남녀를 구분하지 않게도 되고(남자가 여자라고 우겨도, 여자가 남자라 우겨도 차별이 금지되어 있다) 아이들에게 성별을 마치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교육하고도 한다. 성전환 수술을 한 남자가 여자 격투 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것이 용인되는 사회가 차별이 없는 건강하고 선진화된 나라라고 나는 납득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그냥 남녀의 성별을 다양하게 넓히는 것에는 반대다. 대신 LGBTQ 사람들이 배척받고 마치 전염병에 걸린 사람 대하듯 하지 않을 수 있는 정도의 차가운 친절? 정도를 우리가 유지하는 것이 나은 방향이 아닌가 싶다. 

성욕뿐 아닌 사회에서 말하는 바름

성욕을 주로 다루고 있지만 그것만 다루고 있지는 않다. 영화에서 우리가 흔히 기준으로 삼는 바른 욕망으로 살아가는 검사가 있다. 그 남자의 아들은 유튜버를 하기위해 학교를 그만둔다고 이야기한다. 이 에피소드의 내용은 성적인 욕망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인간 사회에서 말하는 바름이라는 것을 다루고 있다.

 

누가봐도 번듯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것이 덕목이라 생각하는 검사와 여주인공과 같이 일하는 직원의 모습에서 우리 사회가 말하는 바름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다만 그 바름을 강조하는 것 만으로도 누군가에겐 피해가 될 수 있음을 영화는 잘 보여준다. 사회에서 모두가 부러워하는 바름이라도 타인이 원하지 않으면 그저 그릇된 것일 뿐이다. 타인의 배려가 없는 바름은 틀림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주인공들 역시 사회에서 말하는 바름에서 자신들이 벗어나 있음을 알고 늘 죽음을 염두에 둔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나게 되면 살아갈 힘을 얻고 남들 보기에도 충분히 아름다워 보인다. 또 남들 보기에 정상적인? 것들에 대한 도전의 모습도 보여준다.

 

다만 영화의 마지막에서도 보여주듯 결국 사회에서 벗어난 행동들은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되고 위험에 처했을 때 더 난감한 입장이 된다는 점이다. 영화는 생각보다 너무 심오한 주제를 담고 있어 볼 때보다 보고 난 후에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나는 늘 지구에 유학 온 기분이었어
자연스럽게 살 수 있는 사람한테는
이 세상은 정말 재미있는 곳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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