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승
장르: 드라마
감독: 신연식
출연: 송강호 | 박정민 | 장윤주 | 이민지 | 박명훈
줄거리
"그래도 한 번은 이기겠죠?"
지도자 생활 평균 승률 10% 미만! 파직, 파면, 파산, 퇴출, 이혼까지
인생에서도 ‘패배’ 그랜드슬램을 달성 중인 배구선수 출신 감독 ‘우진’은
해체 직전의 프로 여자배구단 ‘핑크스톰’의 감독을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에이스 선수의 이적으로 이른바 ‘떨거지’ 선수들만 남은 팀 ‘핑크스톰’은
새로운 구단주 ‘정원’의 등장으로 간신히 살아나지만 실력도, 팀워크도 이미 해체 직전 상태.
그 와중에 막장, 신파는 옵션, 루저들의 성장 서사에 꽂힌 ‘정원’은
‘핑크스톰’이 딱 한번이라도 1승을 하면 상금 20억을 풀겠다는 파격 공약을 내세운다.
모두가 주목하는 구단이 됐지만 압도적인 연패 행진을 이어가는 ‘핑크스톰’.
패배가 익숙했던 ‘우진’도 점점 울화통이 치밀고,
경험도 가능성도 없는 선수들과 함께 단 한번만이라도 이겨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데…
드는 생각
스포츠 + 영화, 생각만큼은 한다
개인적으로 하이큐라는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배구에 관심을 가졌고 여자 프로배구 경기도 가끔 챙겨보고 있다. 그래서 배구의 룰이나 경기방식 선수에 관한 정보들도 꽤나 알고 있다. 그런 면에서 영화는 여자 배구를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는 굉장히 관심도가 높았다.
영화는 꽤 콤팩트하게 선택과 집중을 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배구의 룰이 생각보다 복잡한 부분이 있다. 어렵게 가려면 아주 어렵고 전술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었겠지만 일반인들을 상대로 영화에서 설명하기엔 꽤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대신 그런 부분들을 과감히? 생략하고 경기를 이해하는 수준만 설명하면서 그냥 진행했다. 하이큐라는 만화로 배구를 배웠지만 꽤 전술적인 내용들도 다수 담고 있어서 이런 부분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쉬웠다. 대신 스포츠를 관람할 때 줄 수 있는 쾌감에만 초점을 담았다는 점은 또 좋았다고 생각한다.
배구를 접하기에 어려운 부분은 버리고 배구를 즐기기에 필요한 부분만 극대화해서 배구 경기의 보는 맛을 살렸다. 경기의 생동감은 실제 경기에서 보기 힘든 카메라 워크기에 실제 경기보다는 더 재미있게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슬램덩크 영화판의 농구 경기가 정말 잘 만든 경기 장면이라고 생각하는데 거기서 나름 잘 배워 왔다는 생각이다. 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전술적인 아쉬움은 크다.
B급의 매력을 아는 박정민
사실 영화에서 배구 경기 장면을 제외하면 그다지 매력포인트가 부족하다. 그나마 있다면 박정민이 보여준 구단주 연기다. 젊은 재벌 3세 쯤 되어보이는 CEO가 대충 구단을 운영한다. 배구도 모르고 우승에 대한 생각도 없다. 하지만 학실히 팔아먹는, 돈을 버는 것에는 타고난 감각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처음 선수단을 꾸릴 때도 대충하는 듯 보이지만 돈을 줄이면서 최대의 효율을 끌어낼 줄은 아는 모습을 보였다. 실력은 있지만 문제있는 선수들을 모으고 스토리가 좋은 감독을 선임한다. 우승이 아닌 1승을 마케팅으로 활용하면서 또 진심으로 이기는 것을 바란다.
모순적이면서 칭찬보다는 욕받이에 가까운 캐릭터에서도 매력을 뽑아내서 보여줬다는 점이 좋았다.
기회는 준비된 사람들이 잡는다.
영화는 망하기 직전의 구단, 어중간한 선수들로 이루어진 팀이다. 우승도 아니고 1승을 목표로 하는 남은 선수들도 어정쩡한 느낌이다. 그 와중에 노력하는 선수들이 있었고 그런 사람들로 팀을 꾸려 경기에 나선다. 그리고 1승을 한다.
나는 여자배구가 대한민국 국민 흥행 스포츠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나처럼 하이큐로 입문하는 사람들도 있었을테고, 김연경이라는 세계적인 선수로 인해 입문한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2020도쿄 올림픽 4강으로 꽤 실력적으로나 타이밍상 굉장히 좋은 흐름이 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자배구는 꽤나 썩어있었다. 온갖 스캔들이 쏟아져나왔고, 김연경 없는 대표팀은 그냥 허수아비 같아 1승하기도 힘든 경쟁력을 지녔다는 것이 드러났다. 인기가 많아지면 돈이 모이게 되어 있고 그러면 자연히 선수들의 수준도 올라와 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한 부조리 문화는 물론, 프로임에도 선수간에 따돌림이나 감독과 선수간의 불화가 표면으로 드러났다. 이런 수준의 문화를 가진 스포츠가 지금의 한국 배구라면 마지막 희망의 기회가 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니들이 한번 감독을 해봐
이것들 데리고 이길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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