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또 오해영
그런데 만약에 내가 완전히 사라지고 걔가 된다면,
그런 기회가 온다면 난 걔가 되기로 선택할까?
안 하겠더라고요.
난 내가 여기서 좀만 더 괜찮아지길 바랐던 거지.
걔가 되길 원한 건 아니었어요.
난 내가 여전히 애틋하고 잘 되길 바라요, 여전히.
제작진: 연출 송현욱, 극본 박해영
출연진: 에릭, 서현진, 전혜빈, 예지원, 김지석, 이재윤, 허정민, 허영지
기획의도
선택을 달리 할 타이밍이 온다.
인생 참 지지부진하다,
혹은 지겹게 갈등이 계속된다 싶을 때,
지금까지와는 다른 선택을 할 타이밍이 온다.
미래가 보이는 한 남자.
미래의 상황을 바꿔보려고 애쓰지만,
미묘한 변주만 있을 뿐,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다.
달리 살아보리라.
그리고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의 해갈을 느껴보리라.
여자 또한 다른 선택을 하기로 결심한다.
더 이상 잘난 여자의 들러리나 해주면서,
못난 여자 코스프레 하면서 살 수는 없다.
이제 난 무조건 행복할 것이라고 맹세한다.드라마 속 주인공 남자들은 전부 능력자다.
줄거리
"모든 것은 오해로 시작되었다!" '오해영'이라는 동명이인의 두 여자와 그들 사이에서 미래를 보기 시작한 남자 '박도경'이 미필적 고의로 서로의 인생에 얽혀가는 동명 오해 로맨스다.
오해영,
누군가 그랬던가, “이번 생은 망했다”라고.
결혼 전날 파토나고, 동기들 승진할 때 혼자 미끄러지고, 집에서도 쫓겨나서 쪽방에 굴러들어온
흙같은 인생을 살고 있는 보통 여자다.
학창시절, 같은 이름의 잘나고 이쁜 “오해영” 때문에 그냥 “오해영”이라는 투명인간같은 시절을 보냈다.
겨우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좀 사람같이 사나 했는데, 연이어 인생의 악재들이 닥쳐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으론 아프단 소리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웃고, 더 밝게, 더 유쾌하게 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감추지 못하는 짠함이 배어나오는 천상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여자.
박도경,
대한민국 굴지의 영화 음향 감독.
외모도, 능력도 완벽하지만 그 예민하고 까칠한 성격 때문에 남자들에게는 나쁜 놈, 여자들에게는 철벽인 남자다.
과거, 이쁜 “오해영”과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다.
하지만 결혼식 당일, 아무 말도 없이 사라진 해영 때문에 마음 깊이 상처를 받았고,
그 뒤론 어떤 여자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았다.
그러다 오해영의 결혼소식을 듣게 된다.
그리고 그 결혼을 망친다.
하지만 그 오해영은 자신이 만났던 오해영이 아닌 이름만 같은 오해영이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마치 초능력처럼 자신이 망친 여자의 관련된 미래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시 결혼을 하려 했던 오해영도 나타난다.
비슷한 상처를 가진 두 남녀의 우연인지 필연인지 알 수 없는 로맨스이야기다.
든든해요, 어딘가 나랑 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
나는 내가 못나서 그런 일 당한 줄 알았는데,
잘난 사람들도 나처럼 결혼 전에 차이는구나.
미안해요, 그쪽 상처가 내 위로라고 해서.
드는 생각
본격 짠내 드라마다. 달달한 로맨스도 있고, 미래가 보인다는 판타지적인요소, 여러 배우들의 코미디적인 장면들도 있지만, 드라마의 핵심은 짠내 나는 서현진의 연기라고 생각한다.
짠내 나는 드라마는 조금은 불편하고, 조금은 연민을 느끼며, 많은 위로가 된다.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다들 그러고 사는 구나. 다들 힘들구나. 그렇게 그냥 위로가 된다.
별일 아니라는 말보다, 괜찮을 거란 말보다,
나랑 똑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게
백배 천배 위로가 된다.
사실 드라마에 나오는 서현진은 꽤나 멋진 편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남들보기 대단한 인물은 아닐지라도, 현실에서 보면 충분히 괜찮은 편에 속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짠내가 난다. 더 우월한 동명이인때문에..
세상일이란게 그런거 같다. 아무리 잘 났어도, 자기보다 더 잘난 사람이 단 한명 뿐이라도, 그 사람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존재의 가치가 떨어진다. 오해영은 그 동명이인 한명때문에 삶이 힘들어졌다. 누구라도 그런 계기는 있다. 자신의 인생을 힘들게 만든 존재 혹은 사건.. 왜 그것을 극복해도 짠내가 나고, 그것때문에 좌절해도 짠내가 나고, 그것 때문에 잠시 머뭇거리기만해도 짠내가 나는 것인지..
그래도 이 드라마를 보면서 한가지 확실히 알게 되는 것이 있다.
짠내는 그다지 부끄러운 것이 아닌 우리들 모두의 한 단면 이라는 것, 충분히 사랑스러울 수 있다는 것.
짠해서 미치겠어요.
내가 던진 돌에 맞아서 날개가 부러졌는데,
바보처럼 내 품으로 날아들어온 새 같아요.
빨리 나아서 날아갔으면 좋겠는데,
어떻게든 빨리 낫게 해서 날아가게 해주고 싶은데,
그러다가 행여나 좋아질까 봐.
걱정돼요.
한번도 마음이란 걸 드러내 본적이 없어요.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적당히,
상대가 보이는 호의보단 적게
상대가 보이는 적의보다는 세게.
기준점은 항상 상대의 반응,
한번도 마음을 풀어헤쳐 본 적이 없어요.
모든 사진의 출처는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