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괴물: 어디까지 갈 수 있습니까? 법과 원칙 다 던져버릴 수 있습니까?

잔들자.
돈 있냐? 아뇨 형님.
건강하냐? 아뇨 형님.
인생 뭐 있냐? 아뇨 형님.
그럼, 잡자.

[드라마] 괴물

제작사: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JTBC스튜디오

제작진: 연출 심나연, 극본 김수진

출연진: 신하균, 여진구, 최대훈, 최성은, 천호진, 최진호, 길해연, 허성태, 김신록, 남윤수, 이규회, 강민아

 

 

기획의도 & 소개

대한민국을 들었다 놨다 한 경찰 소재 영화,

드라마의 주인공들 대부분이 형사이듯 경찰의 꽃은 형사고, 형사의 꽃은 강력계라 한다.

 

그러나 경찰 인력의 70%는 지파(지구대 파출소)에 근무하고 오늘도 묵묵히 각종 잡무에 열 일한다.

강력계는 강력 사건만 하고 교통계는 교통사고만 하고 경제팀은 경제사범만 잡지만

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은 그 모든 걸 다 해낸다.

 

살인 현장을 보존하고 교통사고 수습하는 최일선에서도 움직이며,

빈집을 순찰하다 가끔은 숨은 경제범도 잡고

잃어버린 개 찾아줘, 노상 방뇨하는 사람에, 바바리 휘날리는 거리의 변태도 잡는다. 

그들이 해결하는 각종 민원은 전공 불문 장르 불문이다.

그래서 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은 경찰계의 종합예술인이라 부른다.

 

한때 경찰의 꽃, 강력계 형사였던 한 남자가 있다.

몸과 마음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경찰계의 종합예술인이 되어버린 그의 앞에

다시 살인이 시작되고, 지난 20년간 고요했던 마을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 드라마는, 

변두리에 떨어진 남자가 

변두리에 남겨진 사람들과 괴물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이고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가족을 찾아주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되는 이야기이다.

 

 

줄거리 & 인물 소개

 

'괴물은 누구인가. 너인가. 나인가. 우리인가.’

 

문주시 만양 파출소 1팀 1조 조원. '만양 파출소 또라이 경사'

 

이동식은 좋은 사람이다. 

문주시 만양읍 사람들은 그렇게 믿었다.

간혹 그의 또라이 게이지가 치솟아 동네 화투판 아줌마들을 싸그리 잡아들여도,

고추 도둑 잡겠다며 읍내 몇 안 남은 맥주양주집을 샅샅이 단속해 영업정지 때려도,

절대 이동식이가 독하고 나쁜 놈이어서가 아니라고 믿었다.

직업 정신이 과하게 투철해서 그런 거지, 서너 해 전만 해도 서울서 잘 나가는 형사였으니.

형사의 날카로운 직감으로다가 칼같이 법 집행하는 거다 그랬다.

당연하지. 이동식은 경찰이니까. 

 

독하지만 독하지 않고, 칼 같지만 칼 같지 않다. 

한없이 뜨겁진 않아도 나름의 따수운 냄새를 간직한 동네 파출소 경사.

그것이 그의 진짜 모습일까?

 

 

문주시 만양 파출소 1팀 1조 조장. ‘경대의 도련님, 외사과의 도련님, 그냥 혼자 도련님 경위’

 

경기 서부 경찰청 소속 경위. 미혼. 서울에서 태어나서 자랐다.

아버지는 경찰청 차장 한기환이고 대대로 경찰에 몸담은 성골 출신.

아버지를 이어 경찰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경찰대에 입학했고, 서울청 외사과를 거쳐, 갑자기 만양 파출소로 내려왔다.

 

수사과 형사라는 편견과 다르게 깔끔하게 잘 관리한 외모와 몸치장. 

깨끗하지 않은 걸 못 견디는 일종의 결벽증 환자다.

형사로썬 치명적인 결함인데 남들 시선 의식하지 않고 물티슈를 지참하며 언제나 제 주위를 깨끗이 정돈한다. 

 

여유 있는 집안에서 잘 교육 받은 사람의 태도가 자연스럽고 잘생긴 외모에 집안까지 대단하니 부러움과 질시를 한 몸에 받는 것은 당연지사.

모든 걸 갖추었으니 쉽게 미움받으나, 어차피 다들 내 발밑일 건데 미워하라 그래.

미움에 지지 않고 망가지지도 않는다.

 

 

20년전 만양에서는 여성 두명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때 한 구의 사체와 함께 동식의 기타 피크가 발견되었다. 동식은 당연히 용의자로 몰렸다. 다른 피해자인 그의 동생은 손가락만 잘린채 발견되어 실종이 되었고, 이후 친구가 함께 있었다고 나서면서 동식은 혐의에서 벗어났다. 이후 강력계 형사로 살다가 만영 파출소로 돌아왔다.

 

한주원은 연쇄살인범을 꼭 잡고 싶었다. 함정수사까지 감행했지만 결국 수사를 도왔던 그녀가 주검으로 발견된다. 무리한 수사 때문에 자신이 죽게 만든 사람을 위해서라도, 자신의 죄책감 때문에라도 범인을 잡기 위해 강력계에서 만양 파출소로 옮겼다.

 

그러던 중 20년 전 사건과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는 사건이 또 발생한다. 20년만에 연쇄살인이다.

 

범인은 누구인가? 괴물은 누구인가?

 

 

드는 생각

범인을 찾는 수사, 추적 장르물이 많아진 지금 이 드라마는 심리적인 것에, 그리고 스토리에 세심함을 더했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범인은 빨리 잡힌다. 극의 마지막에 나올줄 알았으나, 범인은 생각보다 빨리 잡히고, 다른 진실이 있음이 드러난다. 그리고 이야기는 다시 새로운 진실을 찾는 방향으로 흐른다.

 

이 드라마는 곳곳에 반전?!을 숨겨 두었다. 대단한 반전들은 아니지만 극을 계속해서 보게 만들기엔 충분한 내용들이라고 생각한다. 사건이 조금 조잡스럽게 느껴질 순 있지만 억지스러움은 없는 느낌이다.

 

이 드라마는 범인을 찾는 것 보다는 사건이 진행됨에 따라 나오는 배우들의 심리적 변화들이 볼만한 드라마다. 범인 후보라고 해야할지, 동네사람들이라고 해야할지, 피해자들이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들은 모두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 때문에 힘들어한다.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누군가를 숨겨주기 위해.

 

범인이자, 가해자면서, 피해자인 사람들이 서로서로 감싸고 파헤치며 뒤엉켜있다.

 

이동식은 좋은 사람이다.

처음 장면부터 그는 그다지 좋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드라마 상에서도 좋은 사람으로 비출만한 연출은 별로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그가 좋은 사람처럼 느껴진다. 드라마는 불칠절하지만 사람냄새가 나는 느낌이다.

 

나이를 조금씩 먹어가면서,

나를향해 웃고 있다고 좋은 사람이 아니고, 나를 보고 인상을 쓰고 있다고 나쁜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간다.

 

괴물과 좋은 사람은 같이 상존할 수 없는 단어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아주 잘 어울리는 한쌍의 단어일 수 있다.

 

좋은 것도 괴물도 그저 누구의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른 관점차이, 그저 상대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얼핏보면 반쯤 미쳐있고 항상 화가 나 있는 듯 보이지만,

그는 친구들을, 동료들을, 마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경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지키지 못한 자신의 동생을 생각하며.

 

그냥, 만양사람들이여서 그런겁니다.
자기들끼리 있을 때는 못잡아먹어서 안달이어도,
외부에서 적이 들어오면 똘똘뭉쳐 적부터 까내지.

이 안에서 벌어진 일은, 이 안에서 해결해야지
남이 들어와서 우리 중 누구 까내는 꼴을 봇봐요.

일단 감싸고 보는 거야.
그게 만양 사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