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구경이: 죽어도 싼 놈 같은데, 당신이 죽이고 싶었고, 소원대로 죽여줬는데....

네가 봐도 나 쓰레기지?
그렇지?
나 같은 건 그냥 없어져도 되겠지?

[드라마] 구경이

제작사: 키이스트, 그룹에이트, JTBC스튜디오

제작진: 연출 이정흠, 극본 성초이

출연진: 이영애, 김혜준, 김해숙, 관선영, 백성철, 조현철, 이홍내

 

 

기획의도

전지전능한 신이 당신에게 묻는다. 

“근데 진심으로, 모든 생명이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고,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답해야 하는데

사회면의 끔찍한 뉴스들은 본 당신은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우물쭈물하는 사이 신은 한 발짝 더 다가온다. 천진한 소녀의 모습을 하고서. 

“대답 못 하네? 그럼 이제 다 없애도 되는 거네?” 

 

그때, 우리의 주인공 구경이가 나타난다.

며칠 씻지 않은 떡진 머리를 하고서. 목 늘어난 티셔츠에 트렌치코트를 걸치고. 

 

“무슨 소리! 당연히 살아야지. 왜냐하면!!!” 

 

구경이가 대답한다. 도덕책 같은 설교 대신 구경이만의 방식으로.

기꺼이 겪어낸 고통들 속에서 찾아낸 진실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살아가야 한다고.

 

이 드라마는 ‘왜냐하면!’ 뒤에 이어질 긴 이야기다. 

근데 그전에 일단, 게임 한 판만 하고. 고고고!

 

 

줄거리

이 드라마는 게임도 수사도 렉 걸리면 못 참는 방구석 의심러 구경이의 하드보일드 코믹 추적극이다.

 

의심하는 자, 前 강력팀 형사, 現 방구석 의심러.

 

의심스러운데?

 

햇빛을 보지 않아 투명한 피부, 

늘 발목까지 오는 긴 코트를 입는 비상한 두뇌의 소유자다.

 

과거 누구보다 맹렬하게 사건을 향해 돌진하던 강력팀 형사였지만, 

지금은 방구석에서 술과 게임만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집순이다. 

 

구경이가 이런 만성 무기력을 앓게 된 건, 남편 장성우의 죽음 이후부터다. 

남편이 죽은 이유가 자신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구경이를 집어삼켰고

그때부터 세상과 단절한 채 방구석에 스스로를 고립시켰다.

 

어느 날, 경찰 후배이자 구경이를 언제나 존경했던 나제희가 찾아온다. 

통영에서 실종된 남자를 찾아달라며, 보험 조사관 일을 제안한다. 

구경이가 이 의뢰를 받아들인 이유는, 나제희와의 옛정… 때문은 아니고

최신식 컴퓨터 때문이다. 버퍼링 없는 게임은 중요하니까. 

달콤한 유혹에 구경이는 사고를 조사하기 위해 통영으로 떠난다.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보다는, 복잡한 문제를 풀어내는 희열을 느끼고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맹렬하게 조사하는 구경이! 

집순이 었던 모습이 생각나지도 않을 정도로, 

간이고 쓸개고 다 내놓겠다는 각오로 진실을 쫓아 몸을 내던진다. 

 

이런 구경이의 레이더에 연쇄살인의 흔적이 감지되면서, 

사고는 사건이 되고, 조사는 수사가 된다. 

구경이는 완벽하게 사고로 위장된 사건의 진범을 향해, 

점차 수사망을 좁혀나가는데..! 

 

 

확신하는 자, 열정적인 아마추어 연극배우… 그리고?

 

그럼 이제... 죽여도 되는 거죠?

 

동글동글한 얼굴에 새하얀 피부, 작은 체구에 무해한 인상을 주는 이 사람. 

언뜻 보면 전혀 위협이 될 것 같지 않지만, 

‘쟤 죽이고 싶다’는 말을 ‘딸기 케이크 먹고 싶다’처럼 쉽게 말하고

그 말을 고민도 없이 실행으로 옮겨 버리는 사람이다. 

 

“어휴, 저런 놈은 죽여야지!” “그 새끼는 없어져도 돼!”

자신이 애착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흘려하는 이런 말들은 

케이에게 살인면허가 되어 주었다. 

 

케이의 살인은 완벽하다. 

모든 죽음을 사고사, 자살로 위장하는 일종의 이과형 살인자. 

때문에 경찰들은 일련의 사건들이 케이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몰랐는데... 

이런 케이의 정체를 유일하게 알아차린 사람이 나타났다!

 

 

드라마에서는 범인의 정체를 오픈하고 시작한다. 그리고 그 범인을 잡으려는 전직 형사의 추적극이다. 

 

춯처: 구경이 공식 홈페이지

 

드는 생각

드라마를 보면서 처음 딱 드는 생각은, "이영애는 이영애다."였다. 연기도 좋지만 그보다 그의 미모가, 세월도 비켜간 것 같은 피부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원래 그렇게 매력 있는 얼굴보다는 예쁜 얼굴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쁜 옷이 아닌 후줄근한 옷을 입혀놓으니 오히려 미모가 뚫고 나오는 느낌이었다. 

 

드라마는 연쇄살인범을 좇는 드라마이지만, 그 과정은 심각하다기보다는 유쾌한 쪽이다. 사실 드라마는 전반적으로 밝은 분위기를 유지한다. 구경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주는 밝음은 물론이고, 중간중간의 상황 연출이 유쾌하다.

 

박장대소는 안 나오지만 보는 동안 잔잔한 미소가 계속 나오는 드라마다. 말 그대로 코믹 추적극이다.

 

드라마는 실제 화제가 된 것보다 상당히 좋았다고 생각한다.

연쇄살인마를 여자로 설정한 것도, 연쇄 살인마가 된 계기도, 죽어 마땅한 사람만 죽인다는 콘셉트도 개인적으론 마음에 들었다. 사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음악이었다. 중간에 깔리는 배경음악이 드라마와 잘 맞고 극에 재미를 더 했다고 생각한다.

 

범인, 살인자 역시 기존의 모습과는 달랐다. 주로 감정이 없는 잔인한 모습으로 그려졌으나,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오히려 트라우마에 의한 나쁜 사람만을 죽이는 감정이 존재하는 지능형 살인마다. 어린 여자 살인자라는 점에서도 기존과는 다르게 보인다. 물론 결국 회가 흐를수록 진정한?! 살인자가 되어가는 듯하다.

 

살인자를 옹호할 생각은 없지만, 정말 순수하게 나쁜 사람만 처단하는 연쇄살인마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살인은 나쁜 것이지만, 살아 있는 것 자체가 나쁜 사람도 있다. 스스로가 선악을 결정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기에.. 생각을 가질 순 있으나 그것이 누군가의 생명을 결정할 권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당신이 편해지는 게 싫어.
대신에 지옥에서 살게 할 수도 있는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