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마우스: 넌 결국 네 가족이나 네가 사랑하는 사람부터 죽이고 말거야

싸이코패스 그들중 상위 1%를 프레데터라고 한다.
사자가 토끼를 잡아먹는 것이 본능이듯,
프레데터에게 인간이란 먹잇감, 사냥감에 불과하다.
나는 프레데터다. 그렇게 태어났다.

[드라마] 마우스

제작사: 하이그라운드, 스튜디오 인빅투스

제작진: 연출 최준배, 극본 최란

출연진: 이승기, 이희준, 박주현, 경수진, 안재욱, 김정난, 조재윤, 권화운, 김영옥, 안내상, 피오

 

기획의도

"우리 막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는지 피고인이 알았으면 합니다..."
2017년,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 재판정에 출석한
피해 아동의 어머니가 한 말이다.
안타깝게도 결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실제 수감된 그녀에게 지금 무엇이 제일 힘드냐고 물었을 때,
피고인의 대답은 미안함이나 죄책감이 아니었다.

"날씨가 좋은데, 벚꽃 못 보러 가는 게 제일 힘들어요."
그녀를 힘들 게 한 건, 그저, 벚꽃 구경 못 가는 것이었다.

싸이코패스는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Natural Born'... 태어나는 것이다.
싸이코패스의 뇌는 인간의 뇌에 존재하는
'미러 뉴런(mirror neuron)'이 없어서 타인의 고통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또한 죄책감, 동정심, 측은지심, 후회 같은 감정 자체도 없다.
그래서 그들에게 참회나 속죄 자체를 기대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피고인은 자신이 참혹하게 살해한 아이가
그 부모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는지
죽을 때까지 알 리 없을 뿐 아니라
자신이 저지른 죄를 반성하거나, 참회할 리가 만무하다.

피해자 유가족은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데,
가해자는 평생을 단 1%의
후회나 죄책감 없이, 편한 마음으로 살게 되는 유전자라니!!!

그 참을 수 없는 빡침!!! 에서 이 드라마를 기획했다.

 

싸이코패스들이 자신이 한 짓에
심적 고통을 느끼고, 반성하고, 속죄하는 걸 보고 싶었다.
설사 그것이 현실 불가능한 판타지 일지라도..
그들이 우리와 같은 감정을 갖는 것!
그래서 진심으로 자신의 죄를 알고, 고통스러워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신이 싸이코패스에게 내리는
최고의 형벌이자 최선의 구원이 아닐까?

 

 

줄거리

이 드라마는 자타 공인 바른 청년이자 동네 순경인 정바름과 어린 시절 살인마에게 부모를 잃고 복수를 향해 달려온 무법 형사 고무치가 싸이코패스 중 상위 1퍼센트로 불리는 가장 악랄한 프레데터와 대치 끝, 운명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모습을 그려낸 본격 인간 헌터 추적극이다.

정바름,

저도 끼워주세요, 도움 되고 싶어요. 그래야 제 맘도 편할 거 같아요.

 

타고나길 흠잡을 데 없이 잘생긴 비주얼에 바른 인사성과 타고난 붙임성! 고등학생 때 학교폭력 가해자를 때려잡고 '시민 영웅상'까지 받은, 정.바.름. 이름값 지대로 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귀감 청년.

현재 구동 파출소의 신입 순경이다. 말이 순경이지, 동네 독거노인들 가가호호 방문해 빨래해 드려, 반찬 날라, 고장 난 보일러, 구들장 싹 고치는 것도 모자라 안마에 재롱까지! 뿐이랴, 동네 길냥이들에게 손수 간식해다 먹이는 구동의 정반장이다.

세상에 이런 인간이 있을 정도로 과하게 착하고 정의감 하나로 똘똘 뭉친 그가, 어느 날 싸이코패스를 쫓게 되면서 특별한 일을 겪게 되고,

이로 인해, 그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게 된다.

 

 

고무치,

기다려. 내 고통, 그대로 너도 겪게 해 줄 테니까.

 

이름 그대로 (사)고무치! 범인과 나란히 있으면 누가 형사인지, 누가 범죄자인지 헷갈릴 정도의 전설적인 조폭 형사! 다혈질 성격 탓에 용의자 폭행은 기본이요. 과잉진압, 편법과 불법 수사는 옵션이다. 그래서 흉악범 검거율 자타공인 1위지만, 승진이나 실적에는 1도 관심 없다.

왜? 그가 형사가 된 이유는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형사가 된 이유는 오로지 하나, 그 놈에게 가기 위해! 부모님을 죽인 살인마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놈이 있는 구치소에 들어가 그를 죽이는 것이 유일한 인생 목표다.

그래서 싸이코패스라는 싸이코패스는 죄다 찾아다니며 호시탐탐 죽일 기회를 노리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그러다, 그의 눈에 제대로 된 싸이코패스, 프레데터가 포착된다. 괴물을 잡기 위해 괴물이 되기를 기꺼이 감수하며 그를 자극하고 쫓게 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며 또 한 번 운명의 소용돌이에 내던져지게 되는데..

 

사람을 쳐 죽인자는 반드시 죽일 것이오.
짐승을 쳐 죽인 자는 반드시 짐승으로 갚을 것이며,

상처에는 상처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갚을지라.

 

 

드는 생각

드라마의 주인공은 일명 싸이코패스의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다. 과연 유전자를 가졌다는 것 만으로 모두 싸이코패스가 되는가? 아니면 어떤 트리거가 있어야 하는가? 아니 그런 유전자 없이도 싸이코패스가 될 수 있지는 않을까?

 

작가는 기획의도에서 싸이코패스에게 가장 큰 벌은 소중한 사람들을 잃은 고통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상당히 동의한다. 감정이 없어서 타인의 고통따윈 관심이 없어 살인을 저지르던 사람이 죄책감과 공포, 슬픔 등의 감정이 생긴다면 그는 분명 최악의 벌일 것이다. 하지만 벌인 동시에 구원이라는 표현도 와닿는다. 감정이 생겨 결국 사람다워진다는 의미에서 구원으로 생각된다.

 

싸이코패스가 감정을 가진다면 어떻게 될 것은가? 그것은 벌인가 구원인가..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드라마는 싸이코패스의 뇌를 이식 받은 후 싸이코패스가 되어 가는 것과

싸이코패스가 정상인의 뇌를 이식받고 감정이 생겨 괴로워하는 것 등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한다.

 

스토리가 나름 짜임새도 좋고 OZ라는 설정만 제외하면 살인을 은폐하거나 밝혀내는 것, 그리고 개연성까지 꽤나 좋은 전개로 느껴졌다.

 

자신이 신이라 생각하는 싸이코패스가 죽인 피해자들을 정한 기준이 단테 신곡의 죄악의 항목을 토대로 한 것과 이를 다시 동화에 접목시키는 부분도 인상 깊었다. 물론  싸이코패스적인 생각이었다고 하지만 본인을 신격화하고 그에 걸맞는 살인 방식이 촘촘하게 이어진 느낌이었다.

 

싸이코패스를 싸이코패스가 죽인다는 단순한 설정 자체도 좋지만, 중간중간 나오는 반전들도 억지스럽지 않아서 좋았다. 인물들의 사연도 잘 얽혀있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기본적으로 착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이승기라는 배우가 착해보이는 역활과 동시에 싸이코패스를 연기하는 부분도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확실히 착한 이미지라서 그런지 기본적으로 선해보이지만, 싸이코패스 연기도 몰입하기 좋았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그는 착한가? 나쁜가?에 대한 의심을 드라마 보는 내내 가지고 있었다. 아마 개인적으로 이승기라는 배우에 대해 가지고 있던 선입견이 좋게 작용한 듯 싶었다.

 

드라마는 나름 순리대로 마무리를 짓는다. 뇌이식을 통해 감정이 생긴 싸이코패스라는 조금은 색다른 싸이코패스를 볼 수 있어 좋은 드라마였다.

 

그는 결코 구원받을 수 없는 괴물이었다.
하느님은 그에게 감정을 갖게 해주셨다.
그리하여 그는 처절한 고통과 괴로움 속에서 참회하며 죽어갔다.
신은 그에게 천벌을 내린 것일까?
아니면 그를 구원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