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지프스 "the myth":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다만 널리 퍼져있지 않을 뿐이다

 

[드라마] 시지프스 "the myth"

너 운명이 왜 운명인 줄 알아?
명령이니까, 어길수 없으니까.

 

제작사: 드라마하우스, JTBC스튜디오

제작진: 연출 진혁/김승호, 극본 이제인/전찬호

출연진: 조승우, 박신혜, 김병철, 성동일, 태인호, 채종협, 정혜인, 김종태, 허준

 

 

기획의도

2020년 한국. 우리가 사는 세상에 초대받지 못한 존재들이 정체를 숨긴 채 살아가고 있다!

비밀에 싸인 밀입국자들의 정체를 밝혀내려는 천재 공학자 CEO 한태술, 

그리고 위험에 빠진 그를 구하러 온 미스터리 여인의 이야기! 

그들은 정해진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십 년 전, 불의의 사고로 형을 잃은 뒤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던 태술.

그가 우연히 휘말리게 된 비행기 사고의 전말은 그를 뜻밖의 진실로 인도하게 되는데...

 

이 세상엔 우리만 살고 있는 게 아니었다.

‘밀입국자’라 불리는 그들.

초대받지 못한 사람들이 우리 사이에 정체를 숨긴 채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친구인가. 적인가.

 

태술은 그 뒤에 감춰진 음모를 파헤치고 형을 구하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그리고 그 길의 한가운데에서 그녀를 만나게 된다. 

 

그를 만나기 위해 멀고도 위험한 길을 거슬러왔다는 상처투성이의 여전사. 서해. 

 

소녀 같은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괴력과 거친 성품으로 무장한 그녀는 태술을 지키기 위해 왔다고 하는데...

 

졸지에 세상을 구하는 임무를 떠안게 된 이기적인 천재, 한태술.

다소 과격한 방식으로 그를 지키려는 미스터리의 여전사, 서해.

그렇게 도저히 공존 불가능할 것 같은 두 사람의 동행이 시작된다.

 

 

줄거리

우리의 세상에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고 있는 존재를 밝혀내려는 천재 공학자와 그를 위해 멀고도 위험한 길을 거슬러온 구원자의 여정을 그린 판타지 미스터리 드라마다.

 

한태술, <퀀텀앤타임>의 공동 창업자. 국민 공대오빠

 

그냥 다 죽든 말든 그냥 고장 난 게 있어서 고친 것뿐이야.

 

매달 급여며 주식 배당금으로 통장에 수십억이 찍히고 강남의 최고급 빌딩의 펜트하우스를 소유한 재벌 회장이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을 엔지니어라고 소개한다.

 

간단한 공구만 있다면 조립 못하는 것이 없고, 분해 못하는 것이 없다. 

어려운 문제를 앞에 두면 마치 소년처럼 눈을 빛낸다.

아는 건 무조건 아는 척을 해야 하고, 누군가 과학적 오류를 범하면 꼭 지적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 

천재 중의 천재라는 두뇌, 최고 수준이라는 엔지니어링, 코딩 실력, 찐이공계의 패션 감각으로도 가릴 수 없는 준수한 외모까지, 그야말로 지덕체를 겸비했다.

 

사람들은 그를 대한민국 이공계의 기적, 국민 영웅으로 불렀다. 하지만 사실 그는 영웅과는 거리가 먼 이기적인 자식이다. 

 

 

강서해, 미래에서 온 구원자

 

나 오늘 죽는 날 아니야.

 

서울의 고층건물 사이를 로프로 활강하며 다니고, 거구의 남자들을 맨손으로 때려눕히고, 저격이며 폭탄 설치며 육탄전이며 못하는 게 없지만, 지하철 한번 타면 환승역에서 미아가 되어버린다. 바나나를 껍질째 씹어 먹고, 속옷 안에 음식을 숨겨놓고 다니며, 미세먼지 수치 1000 찍은 날에 공기가 맑다며 산책을 나가는 여자다. 

 

그녀가 아홉 살 되던 해, 전쟁이 일어났다. 군인이었던 아빠는 서해에게 여러 가지 생존술을 가르쳐주었다. 

이제 영어니 수학 같은 건 배우지 않아도 된다고, 바뀐 세상에서는 이런 것들이 필요하게 될 거라고 했다.

그녀는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아빠가 가르쳐주는 것들을 몸에 익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자신에게 남겨진 메시지를 발견한다. 

“한태술을 구해. 네가 그를 구하면 그가 세상을 구할 거야.”

 

서해는 그 한 마디를 믿고 멀고도 고통스러운 길을 거슬러 이곳에 온다. 

그를 구하고, 세상을 구하기 위해.

 

 

드라마는 한 여자가 시공간을 초월해서 현재로 건너와 앞으로 일어날 재앙을 막으려는 드라마다.

 

한 엔지니어가 고분자 화합물을 양자 전송이라는 기술로 물체를 위상 이동시키는 것을 성공한다. 이 기술 덕분에 사람들이 미래에서 넘어올 수 있게 되었다. 미래의 한국은 전쟁으로 인해 모든 것이 황폐화되었다. 그곳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다시 현재로 넘어온다. 

 

넘어온 누군가는 자신의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또 다른 누군가는 권력을 쥐기 위해, 또 누군가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넘어온다.

 

미래에서 넘어온 이들을 밀입국자라 부르며, 이들을 처리하는 단속국이라는 단체가 있다.

 

현재의 세상이든, 전쟁으로 황폐한 세상이든, 미래에서 넘어온 누가가들이 공존하는 사회든,

결국 빌런이 존재하고, 그들을 막고 세상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있다.

 

미래는 현재의 거울이고,
바꿀 수 없다
.

 

드는 생각

솔직히 드라마는 살짝 아쉽다. 특히 CG가.. 물론 드라마에 투입되는 제작비에 분명히 한계가 있고, 기술력에도 어려움이 있겠지만.. 이런 SF류 드라마를 만들려면, 마블 정도는 안되어도 드라마를 볼 때 많은 불편감은 주지 않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드라마를 보는 동안 몰입을 방해할 수준의 장면들이 몇몇 있었다. 차라리 기술력이 좀 더 좋아진 몇 년 뒤쯤 만들었다면 더 좋았을 드라마라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SF 장르는 별로 선호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드라마를 본 것은 조승우라는 배우 때문이다. 그가 연기하는 엔지니어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보단 큰 특색은 없었다. 연기가 너무 무난해서 역할에 이질감이 없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수도 있겠다. 박신혜님도 여전사 캐릭터답게 액션 장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실 열린 결말을 좋아하지만, 이 드라마에 결말은 그다지 매력적인 느낌은 없었다. 드라마의 전개가 계속 미래와 현재를 오가고, 가상 현실도 나오는 데 결말마저 뚜렷하다기보단 애매한 느낌을 많이 주어서 끝까지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드라마가 어렵거나 내포한 것이 많아서 어렵다기 보다는 드라마가 말하고 싶은 것 자체가 모호한 느낌이었다. 아마 다들 비슷한 생각이었는지 드라마는 꾸준히 시청률이 떨어졌다.

 

그나마 제목에서 시지프스처럼, 무한 형벌의 반복, 운명론에 대한 도전 등으로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딱 거기까지일 뿐이었다. 조금 더 디테일하고 정교하고 친절한 방법으로 스토리를 구성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드라마였다. 

 

나의 개인적 취향은 아닐지라도 이런 장르물의 드라마가 지속적으로 나올 것을 기대한다.

 

미래라는 게 없다고 해도 나 찾아와 줘.


모든 사진의 출처는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