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모범택시: 법은 멀고 권력은 가깝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

대나무는 너무 올곧아 큰 바람에 금방 부러지지만
풀은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다시 일어납니다.

행동은 대나무처럼 하시더라도 마음은 풀처럼 다시 일어나십시오.
버티세요, 부러지지 마시고.

[드라마] 모범택시

제작사: 스튜디오S, 그룹에이트

제작진: 연출 박준우, 극본 오상호, 이지현

출연진: 이제훈, 이솜, 김의성, 표예진, 차지연, 장혁진, 배유람, 유승목, 이유준, 이호철

 

 

기획의도

“Right is right only when entire” (정의는 완전무결할 때에만 옳다)

- Victor Hugo (빅토르 위고)

 

정의(正義)의 정의(定義)는 무엇인가?

 

바야흐로 ‘진짜’ 정의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비정상의 정상화’ 진짜 정상은 ‘비정상화’ 되고, 비정상이 ‘정상'으로 둔갑하는 이 때,

정의(正義)의 정의(定義)가 궁금해진다. 

‘정의 : 사회나 공동체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옳고 바른 길’.

그러니까 정의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말은 곧 

지금 우리 사회가 바른 길로 아주 잘 가고 있다는 뜻인 것 같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정말 바른 길로 잘 가고 있다면 하루가 멀다 하고 넘쳐나는 저 이상한 뉴스들은 다 뭘까?

쫓겨나야 마땅한 성추행 교수들이 몇 달 뒤 복직해 다시 피해 학생을 가르치고,  

타인에게 평생 남을 상처를 남기고도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죄를 탕감 받고,   

수백억을 횡령하고도 약간의 벌금과 집행유예로 평생을 부유하게 사는,  

법의 심판을 받아 마땅함에도 오히려 법의 보호와 사각지대 안에서 풀려나는,

피해자는 아직 용서하지 않은 가해자를 법의 이름으로 용서하고 있는,

저 이상한 뉴스들은 다 뭘까?

 

정말 정의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덧붙여야 겠다. 

정의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지만 아직 그 속에 짙은 그늘이 있다고.  

대한민국의 정의에는 아직 어두운 그늘이 있다. 

그 그늘을 사이에 두고 정의와 부정의는 여전히 서로 맹렬히 충돌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정의와 부정의가 충돌하는 그 그늘 사이에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있다.

정의의 그늘 속에 모범택시 기사 도기가 있다.

 

 

줄거리 & 인물소개

“정의가 실종된 사회, 전화 한 통이면 오케이”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무지개 운수 택시기사

前 육사, 특수부대(육군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 장교.

現 무지개 운수의 택시기사.

타고난 직관력과 냉철한 판단력, 그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담대함, 다수의 상대와 맞붙어도 결코 밀리지 않는 피지컬.

 

궁지에 몰렸을 때 당황하긴 커녕 유머를 날리는 유연함.

눈앞의 적을 뼛속까지 허물어뜨릴 수 있는 적재적소의 한점을 찾아내는 통찰력까지.

택시 회사 동료들이 말하는 도기의 설계는 바로 이러한 기저에서 나온다.

김도기의 설계에 맞춰 택시회사의 멤버들이 움직인다.

그리고 도기 자신도 설계에 최적화된 인물로 본인을 바꿔버린다.

상대를 완벽하게 무너뜨리기 위해 도기는 주저 없이 모든 장르를 넘나든다.

도기의 설계에 따라 모든 판이 바뀐다.

그는 차갑게 따뜻하고 매혹적이면서 치명적이다.

의뢰가 없을 때의 도기는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믿기 힘들 정도로 다른 모습이 된다.

 

가정적이다.

전업 주부 뺨칠 정도로 집안일을 잘한다. 요리면 요리, 청소면 청소 다 잘한다. 심하게 가정적인 남자. 같이 사는 가족 하나 없으면서 몹시도 가정적인 남자.

 

쉬지 않고 일을 한다.

그래서 집 안이 늘 깔끔하다. 결벽증이 아니다. 도기는 단지 쉬지 않고 일할 거리가 필요할 뿐이다. 몸이 편안해지는 순간, 도기 안에 또 다른 독한 놈이 자신을 옥죄어 오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쉬고 있을 때면 그 날의 악몽이 지독스럽게 살아 올라와 도기의 숨통을 조인다. 그래서 도기는 늘 비상용 니트로를 지니고 다닌다.

 

복수심에 불타올라 거침없이 가해자를 응징하는 겉모습과 달리 속은 한없이 여리고 치유할 수 없는 상처로 문드러진 남자 김도기.

 

먼 미래 언젠가는 다른 사람들처럼 살 수 있을까?

연애도 하고, 영화관에 가서 팝콘도 먹으며.

그렇게 다른 사람처럼, 그렇게 행복을 쫓아가며 지낼 수 있을까.

도기는 과연 자기 안에 그 깊은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을까.

 

우린 범죄로 가족을 잃었어.
분노의 불꽃 속에서 평생을 살아야 한다는 얘기야.


살인부터 성범죄, 학교폭력, 직장 내 괴롭힘, 장기밀매 등 각종 범죄자들이 처참한 범죄를 저질러도 심신미약, 반성, 초범 등 말도 안되는 이유로 형량을 낮추고 돈 많은 인간들은 아애 법의 심판대 위에 서지 않는다. 그런 범죄자들을 법이 아닌 폭력으로 되갚아 주는 범죄자 피해가족들의 이야기다. 

 

 

드는 생각

인간이길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도의적 책임이라는 말이 너무나 구시대적인 이야기로 들린다. 어쩌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사람 사이의 휴머니티가 사라졌을까..

 

돈과 권력으로 모든 것의 서열이 정해지는 세상, 그리고 그 돈과 권력이 더이상 일반적인 노력으로는 넘어설 수 격차가 된 이 사회때문은 아닐까..

 

과연 정치를 하는 사람 중에 정말 나라를 위해 사는 사람은 몇이나 되며, 범인을 잡기 위해 뛰어다니는 경찰, 제대로된 구형을 하는 검사, 올바른 판결을 내리기 위해 고민하는 판사들은 얼마나 남아 있을까..

 

물론 아직도 많은 이들이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소수의 썩어빠진 인간들 때문에 물이흐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우리나라 재벌가의 불법 상속에 대한 구속과 불의한 전 대통령의 구속은 아직 대한민국이 권력자들만의 세상은 아님을 보여주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전히 자녀의 부정 입학이 잘못인지도 모르고, 주가조작, 부동산 투기, 학력 위조 등 조그마한 권력이라도 쥔 누군가는 불법을 저지르고도 떳떳이 살아가고 있다.

 

사회를 향한 분노를 이 드라마를 통해 해소한다는 것도 웃기지만, 이 피해자 가족들의 행태가 잘못되었다거나 천벌을 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나 자신도 법을 어겨서라도 똑같이 되갚아 줘야 한다는 잔혹함에 무뎌진 것은 아닌가 싶다. 

 

드라마에서 법으로 징벌하려는 검사 마저 결국 법만으로 해결할 수 없음을 인정하게 되고, 그렇게 법으로 인간적으로 핵결하려던 수사관은 죽임을 당한다.

 

온갖 의혹에 휩싸이게 되면 사람들이 자살을 하는 것인지, 당하는 것인지 조차 의심스러워진 사회가 무섭다.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죄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건 아니야.
누가 돌을 던졌건 가라앉는 건 마찬가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