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 난 자네의 지구가 얼른 둥글해졌으면 좋겠어

 

[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

항상 정직하게 훈련했다면,
너의 말은 너를 세상끝까지 데려다 줄 것이다.

 

제작사: 화앤담픽쳐스, 스튜디오드래곤

제작진: 연출 백상훈 / 정지현, 극본 김은숙

출연진: 이민호, 김고은, 우도환, 김경남, 정은채, 이정진, 김영옥

 

 

소개 & 기획의도

2020년 봄, 평행세계의 문이 열린다.
초행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와본 적이 있다고 느끼거나 분명 처음 하는 일인데 전에 똑같은 일을 했던 것 같은 이상한 느낌. 
우린 그것을 ‘데자뷰(Deja-vu)’라고 하고 현대의학은 ‘데자뷰’를 ‘지각 장애’의 일종으로 파악한다. 
그런데 그것이 뇌의 착각이 아니라면..

“우리가 아주 잠깐, 우주의 비밀을 엿본 것이라면? 
그 이상한 느낌이 바로 평행세계에 있는 또 다른 ‘나’를 본 것이었다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생각.
이민 가고 싶어. 다시 태어나고 싶어. 이번 생은 망했어.
누구나 한 번쯤 먹었을 마음.
나도 저런 차 한번 타봤으면. 나도 저런 집에 한 번 살아봤으면. 나도 저런 재벌 부모 만났으면. 
그런 당신의 귓가에 누군가 속삭인다.

“‘나’보다 나은 삶을 살고 있는 또 다른 세계의 ‘나’와 당신을 바꿀 수 있다면, 당신은 그와 당신의 삶을 바꾸시겠습니까?”
내가 가진 삶. 내가 가진 사람. 내가 가진 사랑. 그 모든 것을 버리는 선택이다. 
물론 나 자신조차도. 눈치 챘겠지만 나와 바뀐 평행세계의 내가 어떻게 되는지는 절대 묻지 말자.

“신(神)은 인간의 세상에 악마를 풀어놓았고 그 악마는 평행 세계의 문을 열고 말았다.” 이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노골적인 질문과 사악한 대답. 그래서 더욱 매혹적인 드라마 ‘더 킹-영원의 군주’는, 평행세계에서 이 세계로 온. 차원의 문(門)을 닫으려는 이과(理科) 황제 이곤과 누군가의 삶. 사람.. 사랑을 지키려는. 문과(文科) 형사 정태을의 공조가 때론 설레게 때론 시리게 펼쳐지는 차원 다른 로맨스 판타지 드라마다.

 

 

줄거리 & 인물소개

악마에 맞서 차원의 문(門)을 닫으려는 이과(理科)형 대한제국 황제와 누군가의 삶·사람·사랑을 지키려는 문과(文科)형 대한민국 형사의 공조를 통해 차원이 다른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이곤 (李袞. 33세. 대한제국 황제) 아명 : 이곤 李坤

그는 대한제국 3대 황제다. 그는 이름마저 용포를 입었다. 이 곤(袞). 수려한 외모, 기품 있는 자태, 고요한 성품에 문무를 겸비한 완벽한 군주, 가 국민들이 보는 이곤이었다. 하지만 사실 곤은 말수 적고 실수 없고 예민하고 강박적이었다. 가장 뜨거운 불꽃은 푸른색이다. 곤이 그랬다. 너무 뜨거워서 차가운 인물. 

 

기미 없이는 물 한 잔 입에 대지 않고, 몸에 타인의 손이 닿는 것도 극도로 꺼렸다. 곤에게 궁은 가장 안전한 집이기도 가장 위험한 전장이기도 했으니까. 곤에게 궁은 언제든 제 아버지처럼 죽을 수 있는 자리였다. 여덟 살의 어린 나이에 목도했던 역모의 밤은 잊을 수 없었고 잊어서도 안됐다. 역모의 밤 이후, 곤은 매일 밤 죽음을 베고 자는 황제였다. 

 

혼인엔 뜻이 없고 후사엔 관심이 없으니 어떤 날은 그림자처럼 붙어 지내는 조영과, 어떤 날은 매주 국정보고 일정이 있는 여성 총리와 스캔들이 터졌다. 위인전보다는 평전이 취향이고 모호한 말보다 정확한 숫자들을 좋아하는 전형적인 이과 남자였다. 그래서 곤은 곧잘 궁을 탈출하곤 했다. 해군장교로 2년간 복무한 것도, 학술대회로 해외 여러 곳을 떠도는 것도 탈출의 일종이었다. 

 

그렇게 나선 길이었는데, 곤은 지금 이 상황을 믿을 수가 없다. 미세하게 다른 공기. 기억과 다른 건물들. 무엇보다 대한제국 황제인 자신을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이 여자. 여긴 정말 평행세계인가? ‘1’과 ‘0’의 사이를 넘어 온 건가 내가? 그런데 이 여자... 그가 아는 얼굴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위. 정태을.’ 역모의 밤에 8세 이곤이 주워 든 신분증에는 그렇게 적혀있었다. 

 

건축가 ‘풀러’는 문제를 풀고 나서 풀이가 아름답지 않다면 나는 그 답이 틀렸음을 안다, 라고 말했다. 어쩌면 이 여자와 내가 이 문제를 풀어야 할 것 같다. 어쩌면, 아름답게.

 

 

 정태을 (鄭太乙. 30세. 강력반 형사) 

태을은 또래들이 백설 공주와 인어공주와 신데렐라에 심취해 있을 때 아빠와 나란히 앉아 <경찰청 사람들>에 심취했다. 사과에 독을 발라 백설 공주에게 먹인 왕비는 ‘식품위생법위반’, 왕자의 심장을 찌를 수 없어 물거품이 된 인어공주는 ‘불법가택침입’,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은 신데렐라는 ‘아동학대’라고 지적해 친구들의 동심을 파괴했다. <경찰청 사람들>이 272부작으로 막을 내렸을 땐 한 세상이 무너졌다. 그러다 뜻밖에도 꿈이 생겼다. 그래. 내가 <경찰청 사람들>이 되자. 그러나 중대한 문제가 생겼다. 지구가 둥글다고? sin이 ‘죄’가 아니라 삼각함수라고? 태을은 너무나도 ‘문과 여자’였다. 그렇게 태을은 풀지 못한다면 세상의 모든 수학 문제를 외우겠다는 중대결심후 경찰대에 합격하는 기적을 행했고 강력반 형사가 된 지 6년 차다. 죄지은 놈은 발 뻗고 못 자고 쫓기는 놈은 반드시 잡히게 되어있다, 가 그녀의 지론이다.  
  

그런 태을의 <경찰청 사람들>이 삐끗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광화문 한복판에 나타난 백마 탄 왕자, 아니 평행세계에서 온 황제라는 이 미친놈. 일단 도로교통법 위반은 확실하고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는 와중에 저렇게까지 잘생길 필요가 있었을까. 더군다나 이 미친놈의 진술이 어쩐지 진짜 같다면.. 나 형사로서 끝난 건가?

 

 

드는 생각

솔직히 말하자면, 별로.. 였던 것 같다.

 

이 드라마는 굳이 너무 많은 것을 담아내려고 한 듯하다.

 

평행으로 이루어진 세계에 이과 남성과 문과 여성, 대한제국과 대한민국 등 다양한 설정들이 난무한다.

먼저 황제와 형사라는 사이에 왜 이과와 문과가 접목되어야 했는지 알 수 없다. 단순히 양자역학을 통해 평행세계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끝냈어도 무방한 설정에 집착한 나머지, 두 역할 모두 애매하게 매력도가 떨어진 듯하다.

 

이과 남자와 문과 여자의 사랑이라는데, 형사라는 직업의 여성이 문과적이라는 건 무슨 발상인지.. 솔직히 납득하기 어렵다. 수학을 잘하면 이과적, 수학을 못하면 문과적?이라는 사고엔 동의하기 힘들다.

중간에 수학을 잘하니까 차를 고칠 줄 아냐는 내용도, 솔직히 말하면 생각없이 쓴 각본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과적인 남성이라는 캐릭터 설정을 부여하기 위한 요소들로 볼 수 있지만 차를 잘 고친다는 내용이 이과적이라는 사실에 동의하기 힘들다.

 

 

대한제국,

일단 정치체제부터 임의로 다르게 설정하고 진행하면서, 특별한 설명이 없다. 황제가 살아있으니 입헌군주정이고, 상하원이라 칭하는 것을 보면 이원제 국가라는 것은 알겠으나, 그렇다고 실제 현실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아는 바가 없다. 그런문화를 살아본 적이 없기에.. 조선시대처럼 왕정도 아닌 것이 잘 공감도 안되는 정치체제를 그려 넣은 느낌이다. 단순히 백마탄 황제를 위한 설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자신의 로망을 위해 얼마나 많은 것들을 그냥 때려 넣은 것인가..

디테일이 부족하고, 치밀하지 못한 드라마의 구성이 초반 진행되는 내내 아쉽다.

 

이 드라마는 오로지 여중생의 로망을 실현해주는 드라마 같았다. 포장하면 소녀 감수성이 묻어나는 드라마라고나 할까..

 

남자 주인공은 황제다, 정말로 황제. 여자 주인공을 처음으로 만나는 장면 부터가 백마탄 왕자님이다. 재벌 정도가 아닌 정말 잘생긴 남자가 하얀 백마를 타고 등장한다. 현대극으로 만들었고, 다른 차원의 세계에서 넘어 왔다고 한들... 솔직히.. 좀.. 그랬다. 전반적으로 그런 로망 같은 이야기들로만 채워졌다면 드라마를 끝까지 보지 않았겠지만, 중간중간 백마탄 왕자를 떠올리게 하는 연출이 아름답다기보단 유치하게 보이는 부분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계속해서 김고은의 머리 묶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도 결국 남자들이 좋아하는 모습중 하나를 따와서 보여주는 듯하다. 서로의 로망을 충족시켜주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던 듯하다. 물론 그것이 모두의 로망을 잘 만족시켜주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드라마가 로망을 보여 주었다곤 하지만,

예전, 오래전, 이제는 아닌 그런 로망을 보여주는 드라마 같았다.

 

더이상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신데렐라 스토리의 여자 주인공도, 남자주인공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나를 선택한 나의 운명을,
사랑하기로 한다.


모든 사진의 출처는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