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 날이 적당한 어느 날, 첫사랑이었다 고백할 수 있기를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

나는 수천의 사람들에게 샌드위치를 건냈다.
허나 그대처럼 나아가는 이는 드물다.

보통의 사람들은 그 기적의 순간에 멈춰 서서
한번 더 도와달라고 하지.

당신이 있다는 걸 다 안다고, 
마치 기적을 맡겨 놓은 것처럼.

그대의 삶은 그대 스스로 바꾼 것이다.

 

제작사: 화앤담픽쳐스

제작진: 연출 이응복, 극본 김은숙

출연진: 공유, 이동욱, 김고은, 유인나, 육성재, 이엘, 조우진, 김병철

 

 

소개 & 기획의도

누구의 인생이건
신이 머물다 가는 순간이 있다.
당신이 세상에서 멀어지고 있을 때
누군가 세상 쪽으로 등을 떠밀어 주었다면 그건,
신이 당신 곁에 머물다 가는 순간이다.
 
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인간 신부가 필요한 도깨비,
그와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 기억상실증 저승사자.

그런 그들 앞에 '도깨비 신부'라 주장하는
'죽었어야 할 운명'의 소녀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신비로운 낭만 설화.
 
 
 

줄거리 & 인물소개

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인간 신부가 필요한 도깨비, 그와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 기억상실증 저승사자. 그런 그들 앞에 '도깨비 신부'라 주장하는 '죽었어야 할 운명'의 소녀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신비로운 낭만 설화다.

 

 

도깨비(김신), 939세,

 

백성들은 그를 신(神)이라고 불렀다. 시뻘건 피를 뒤집어쓴 채 푸르게 안광을 빛내며 적들을 베는 그는 문자 그대로의 무신(武神)이었으나, 자신이 지키던 주군의 칼날에 죽었다. 영웅으로 살다 역적으로 죽어가던 김신에게 천상의 존재는 상인지 벌인지 모를 늙지도 죽지도 않는 생을 주었고, 그로부터 935년 동안 도깨비로 살았다. 심장에 검을 꽂은 채로.

“오직 도깨비 신부만이 그 검을 뽑을 것이다.” 지독히 낭만적인 저주였다. 그래서 쉬울 줄 알았지만 그가 만난 어떤 여자도 검을 발견하지 못한 채 불멸을 살던 어느 날. 자신을 도깨비 신부라고 소개하는 열아홉 살 소녀 은탁과 맞닥뜨린다. 그에게 도깨비 신부는 고통에서 벗어나 소멸할 수 있는 도구였다. 달리 말하면 은탁은 자신을 죽일 수 있는 유일무이한 무기였다.

죽고 싶게 괴로운 날은 은탁의 환심을 샀다가 아직 죽긴 일러 싶은 날은 멀리 했다가 하루에도 열 두 번씩 마음이 오락가락 했다. 은탁의 웃음에 그는 몇 번이나 어딘가를 돌아보고 싶은 마음에 사로잡혔다. 돌아서 한 번 더 보려는 것이 불멸의 삶인가, 너의 얼굴인가. 아, 너의 얼굴인 것 같다.

 

 

저승사자,


죽는다는 건, 그와 선약이 생기는 거다. 누구나 그를 보면 놀란다. 처음엔 잘생겨서, 그 다음엔 내가 죽었구나 싶어서. 생의 마지막 순간에 마중 나오면서까지 저렇게 섹시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도깨비인 김신과 함께 살면서 하루에 열두 번씩 바뀌는 신의 변덕에 인내심이 한계를 느낄 때마다, 전생에 뭔 큰 죄를 짓긴 지었구나 싶지만 전생에 무엇이었는지, 인간이긴 했는지, 어떻게 저승사자가 됐는지 전혀 모른다.

죽음에서 눈을 떠보니 이미 저승사자였다. 저승사자가 되고 나선 날을 세는 것을 잊어버렸다. 그가 세어나가는 것은 무수한 망자들의 혼뿐.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친 한 여자, 써니에 현기증을 느꼈다. 처음 보는 게 분명한데 오래 그리워한 기분이었다. 써니의 예측 불가한 행동들은 상상력을 발휘해야 했고, 그의 서툰 행동들은 하나같이 오답이었다. 이게 다 연애를 드라마로만 배운 탓이다. 그는 헷갈렸다. 이것은 신의 계획일까, 실수일까.

 

지은탁,


대한민국의 평범한 고3 수험생, 이고 싶지만 그녀의 인생은 태어날 때부터 평범하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다른 사람들 눈엔 보이지 않는 죽은 혼들이 보였고,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선 늘 외톨이였다. 엄마 없는 하늘 아래 못된 이모와 이모를 꼭 닮은 이모 자식들의 모진 구박을 견디며 지낸 지 꼬박 십년. 온갖 불행 소스를 다 때려 넣은 잡탕 같은 이 인생이 어이가 없는 와중에, 도깨비를 만났다. 그리고 은탁은 도깨비 신부가 될 운명이란다.

미스터리 호러 가난물이었던 인생에 갑자기 판타지라는 이상한 장르가 끼었다. 촛불을 끄면 항상 도깨비가 나타났다. 호기심에 불러냈던 게 습관이 되고, 안 보면 보고 싶고, 도깨비를 기다리는 일은 아직 오지 않은 좋은 미래를 기다리는 것처럼 설렜다. 감정 기복이 심해서 성가실 때도 있지만, 가슴에 검이 꽂힌 채로 살면 그렇게 되겠거니 싶어 봐주기로 한다. 근데 그 검을 나보고 뽑아달란다. 그 말이 꼭 끝내자는 말처럼 아프다.

 

 

드는 생각

그 세속적인 "사랑해요"라는 고백에 도깨비처럼 홀리게 만드는 드라마다.

 

객관적으로 김고은이라는 배우보다 예쁘고, 매력적인 배우들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랑한다는 앙칼진 고백은 김고은이라는 배우가 너무 잘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천진난만하면서도 진심어린 그 느닷없는 고백이 사랑스러웠다.

 

도깨비 신부로 나오는 지은탁은 삶이 그다지 녹녹치않았지만 밝았다.

가난과 외로움을 잘 견디고 그와중에 기특하게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자랐다.그런 지은탁으로 인해 볼수록 행복해지는 드라마다.

 

물론 그녀를 옆에서 도와주고 지켜주는 도깨비와 저승사자 역시 너무나 멋지다. 생김새부터 행동과 말투까지도..

 

드라마는 극중 인물들의 설정이나 전해 내려오는 미신 혹은 이야기들을 녹여내었다는 점도 좋았다. 촬영 장소들도 너무나 멋진 장면을 담아내었다.그럼에도 이 드라마에서 가장 좋았던건 대사였던 것 같다. 몇몇 유치한 대사들이 간혹있었지만 항마력이 꽤나 있는 나에겐 로멘틱하게 들리기도 하였고,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그들만의 대화가 좋았다.

 

수많은 명대사들이 쏟아져 나와도 그 대사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드라마였다. 그래서 사람들이 도깨비, 도깨비했나 보다.

 

모든 것이 좋았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모든 사진의 출처는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