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종이의 집 - 공동경제구역 파트1: 얼마를 훔쳐야 세상이 바뀌는데?

 

[드라마] 종이의 집 - 공동경제구역 파트1

푼 돈을 훔친 강도는 쫓기다 죽거나 감옥살이를 하게 되지만,

엄청나게 큰 돈을 훔친 강도는
세상을 바꾸고 영웅이 되기고 하거든

 

제작사: BH엔터테인먼트, 콘텐츠지음

제작진: 연출 김홍선, 극본 류용재/김환채/최성준

출연진: 유지태, 김윤진, 박해수, 전종서, 이원종, 박명훈, 김성오, 김지훈, 장윤주, 이주빈, 이현우, 김지훈, 이규호

 

 

소개

"우리의 목표는 세상에 없는 돈이다" 

통일 직전의 한국,
역사를 바꿀 사상 최고의 범죄가 시작된다!

 

 

통일을 위해 통화를 하나로 만드는 남북,

그 가운데 공동경제구역 조폐공사를 새로 설립한다.

 

그리고 그 조폐공사를 털기 위해 범죄자들이 뭉쳤다.

 

세상의 끝에 선 사람들이

교수를 따라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뭉쳤다.

 

큰 돈을 훔쳐 세상을 바꾸고영웅이 된다.

 

 

드는 생각

너무 기대가 컸나.. 실망도 그런 실망이 없었다.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졸작도 이런 졸작이 없었다.

안타까운점은 너무나 훌륭한 배우들로 망작을 만들어서 출연한 한국 배우들이 평가절하 될까 하는 것이 더 걱정이다.

연기보다는 연출과 대사쪽의 문제가 커보인다. 전작의 종이의 집을 몇번이나 보고 연구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허접한 코미디극 같은 연출은 무엇이며, 허접한 대사는 작가가 쓴 것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차라리 자막으로 보던 대사가 더 좋았다.

 

첫장면부터 큰 차이를 보인다. 도쿄가 나온다는 점만 제외한다면 너무나 다른 시작이다.

아미를 거들먹거리며 BTS의 노래로 시작하는 장면은 내가 최근 본 드라마 첫 장면 중 가장 한심하고 부끄러운 장면이었다. 그저 BTS의 음악이 흘러나오면 좋아할 것이라 생각한 것인지.. 드라마와 전혀 맞지 않은 그 도입부는 정말 최악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후에 나오는 음악들은 꽤나 적절하고 좋은 편이었다. 처음이 너무 최악이어서 그렇지 이 드라마에서 칭찬해줄만한 것은 그나마 음악이다.

 

다음으로 거슬리는 장면은 범죄자들이 모여 자기 소개 되는 장면에서 그 허접한 코미디 영화같은 연출은 영상을 스킵하게 만들었다. 조폐국을 털러 가면서 휘향찰란한 가발을 쓰고 등장하는 장면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생각없이 눈에 띄는 연출에만 신경 쓴 것 같았다. 종이의 집의 연출은 화려함이나 두드러짐이 아닌 디테일한 심리묘사와 조폐국 안에서 버티는 전략의 비상함이다.

 

캐릭터들에 대한 매력도도 많이 떨어졌다. 전반적으로 캐릭터들의 성격이 퇴색된 느낌이다. 조금 딥한 성격들 때문에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더 몰입하고 빠져들었던 캐릭터들이 심심해진 느낌이다. 교수나 베를린은 원작이 너무나 뛰어났기 때문에 사실 어쩔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전종서나 장윤주는 기대를 했는데 역부족이었다. 개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역시 연출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김윤진은 돋보이는 존재감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가장 아쉬운 역할은 리우다. 전작에서는 비중이 꽤 있는 역할이었으나, 이번엔 덴버에 비해서도 존재감이 떨어지게 느껴진다. 오슬로나 헬싱키는 후반부를 기대해본다.

 

남북한 통일이라는 설정은 좋은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 깊이가 너무나 한심할 정도로 낮고 빠른 전개를 위해서 서사를 버린 느낌이다. 현실과 다른 세계를 만들고 이해시킬 자신도, 지루하지 않게 구성할 자신도 없어 그냥 대충 뛰어넘고 스토리를 진행하는 느낌이다.

 

통일이라는 소재는 드라마에서도 다루려했던 자본주의와공산주의라는 이념뿐만아니라, 독재나 민주주의와 같은 내용을  종이의 집이라는 밀폐된 공간을 통해 더 디테일하고 몰입감있게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전세계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배경을 드라마에 착안하기로 했다면 큰 줄기의 스토리는 유지하더라도 오히려 인질들을 통솔하거나 다루는 과정에서 체제에 대한 이야기를 더 심도 있게 다루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그럴 자신이 없었다면 차라리 북한은 끌어들이지 않는 편이 나았다고 본다.

 

누구나 생각 가능한 하회탈을 씌우고 어설프게 따라한 드라마에 너무 훌륭한 배우들이 소비되었다는 것이 안타까울뿐이다.

 

첫 장면을 BTS의 노래로 한 것, 박해수라는 오징어 게임으로 익숙한 배우를 내세운 것, 박명훈이라는 기생충에서 본 빌런을 다시 등장시킨 것만 봐도 흥행을 위해 너무 뻔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해외에 알려진 것 없는 오징어게임이 가장 한국적인 것으로 승부를 봐서 성공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 조페국 안에서 누군가 목숨을 잃어야 한다면
그 첫번째는 내가 될 거이니
그전에는 아무도 죽게 놔두지 않겠어


모든 사진의 출처는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