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트롤리: 당신이 침묵한다면, 세상은 더 좋아질거야

 

[드라마] 트롤리

그 누구도 일어날 것이라
상상조차 하지 않은 일이 있다.

아무도 의도하지 않았지만
때로는 기어이 일어나고야 마는 일
우리는 그것을 사고라 부른다.

 

제작사: 스튜디오S

제작진: 연출 김문교, 극본 류보리

출연진: 김현주, 박희순, 김무열, 정수빈, 류현경, 기태영, 서정연

 

 

소개 & 기획의도

윤리학에 등장하는 ‘트롤리 딜레마’라는 문제가 있다.

“기차 선로 위에서 일하고 있는 인부 다섯 명을 향해 브레이크가 고장난 트롤리 전차가 달려오고 있다.
그리고 당신은 이 트롤리의 진행방향을 바꿀 수 있는 선로변환기 옆에 서 있다. 

트롤리가 지금 이대로 직진한다면 
이 인부 다섯 명은 죽는다.

하지만 당신이 트롤리의 진행방향을 옆 선로로 바꾼다면 
이 다섯 명은 살지만 
대신, 옆 선로에서 일하고 있는 인부 한 명이 죽게 된다.

당신은 트롤리의 진행방향을 바꿀 것인가?”

이제 이 난제를 조금 변주해보자. 

트롤리가 그대로 직진해 달린다면 파괴되는 것은  당신이 꿈꿔온 세상이다. 

그런데 이 때, 옆 선로에서 일하고 있는 인부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혹은 당신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해온 당신의 믿음, 신념이라면...
당신은 오랫동안 갈망해온 세상을 무사히 지켜내기 위해 트롤리의 선로를 바꿀 것인가?

...어쩌면 당신은 
나 대신 누군가가 대신 선택해주길 바라면서 선로변환기의 손잡이를 놓고 도망쳐버리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정답이 없는 선택의 순간에 마주한 외로움과 두려움 속에서 끝내는 도망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선택’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줄거리 & 인물소개

과거를 숨긴 채 조용히 살던 국회의원 아내의 비밀이 세상에 밝혀지면서 부부가 마주하게 되는 딜레마와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딜레마 멜로 드라마다.

 

중도의 아내. 망가진 책을 고치는 책수선가. 

 

재선 국회의원의 아내지만 지금껏 선거운동 기간을 포함해 외부에 노출된 적이 전혀 없다. 

봉사활동을 하다 만난 중도와 사랑에 빠졌지만 평범한 삶을 원했던 혜주에게 그가 가진 정치에의 꿈은 너무 부담스러다. 하지만 혜주는 중도를 사랑했고, 결국 그를 선택했다. 부모를 모르고 자란 혜주에게 중도는 처음 생긴 가족인 동시에 자신이선택한 가족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혜주가 세상에 노출되며 그녀가 오래 전 묻어둔 비밀이 모든 것을 송두리째 흔들기 시작한다. 

혜주는 생각한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정치인을 꿈꾸던 남자와 결혼한 것부터일까. 아니면...당신을 사랑하지 말았어야 했던 걸까.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나는 이 선한 남자를 사랑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지금 혜주는 모든 것이...낯설다. 
사랑하는 남편조차도.

 

 

혜주의 남편. 재선 국회의원. 지역구는 서울 신양구(갑). 

사법연수원 수료 후 자신이 나고 자란 동네에 작은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약자들을 변호하며 남몰래 기부와 봉사를 하던 중 혜주를 만났다. 하지만 조용한 삶을 원했던 혜주는 중도가 가진 정치에의 꿈에 큰 불안과 거부감을 보였다. 그래서 중도는 약속했다. 언젠가 내가 정치를 하게 되더라도 당신의 삶을 분리하고 보호하겠다고. 배우자가 대외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정치인을 꿈꾸는 자신에게 얼마나 큰 약점일지는 알고 있었지만 중도는 그만큼 혜주를 사랑했다.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뜻 하나로 8년 전 대한당의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처음 국회에 입성했고 그 다음 총선에서는 자신이 나고 자란, 서울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 중 하나인 서울 신양구에 출마해 당선되었다. 비례 출신에게 그렇게 어렵다는 지역구 선출직 재선이었다. 그리고 지금, 3선이 걸려있는 다음 총선을 반 년 정도 앞두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혜주의 비밀이 세상에 드러난다. 

하지만 중도는 당황하지 않는다.
판은 뒤집으면 된다. 그리고 나는 반드시 그렇게 해낼 것이다. 

다만,  여보. 사랑하는 혜주야. 
나를...의심하지만 말아줘.

 

 

드는 생각

솔직히 이 드라마는 재밌다. 시청률이 낮은 이유는 잘 모르겠다. 정치인들에 대한 환멸이 드라마에도 작용하는 건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류보리라는 작가님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작품도 꽤 괜찮게 봤다. 그리고 이 드라마도 충분히 좋았다. 이 작가는 소위 좋은 사람을 그려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그리는 과정에서도 긴장감을 유지하는 부분이 좋았다. 전작의 박인빈이 그랬듯, 이번 김현주가 맡은 역할도 내가 세상에서 볼 수 있는 좋은 사람의 표상을 떠올릴 때 모습에서 조금 이상을 넘은 이상적인 인물상이었다.

 

트롤리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트롤리의 딜레마라는 관점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기획의도에서 밝혔듯 이는 정답이 없는 문제다. 또한 최선을 다해 선택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드라마의 내용이 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

 

이 드라마는 성범죄에 관한 내용과 더 나은 세상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저지른 성범죄와 그것을 이용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면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은가.

 

세상의 변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진실을 알리는 일과 세상에 이로움을 위해 침묵하는 일, 진실을 밝혀서 얻는 것은 피해자의 명예와 그릇된 일의 처벌. 진실을 밝혀서 잃을 것은 피의자의 명예와 세상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에 대한 방해다. 피해자, 피의자가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이라면 무엇이 나은가. 물론 진실을 밝히는 것이 고민하고 선택할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트롤리의 선택에서 나는 선로를 바꾸지 않을 것이다. 사람 5명의 목숨과 1명의 목숨을 굳이 비교해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생각한다. 한 명의 억울한 피해가 없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지만 사실 누군가의 죽음을 일부로 선택해서 결정한다는 부분이 가장 별로다. 나에겐 누군가의 목숨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관여를 하지 않는 선택이 좋아 보인다.

 

이 드라마에서도 트롤리의 상황과 비슷한 내용들이 계속해서 벌어진다. 성폭행을 당하고 그것을 신고하면서 성폭행범이 자살을 한다. 물론 여론은 잘 죽었다라고 말하지만 그 성폭행범의 가족들, 그리고 그 성폭행의 피해자는 또 다른 상처로 이어진다. 거기다가 일부로 성폭행 가해자는 의대생으로 나오고 피해자는 성매매 여성으로 나오기도 한다. 사람을 가치 평가 할 수 없다고 하지만 이미 평가하는 세상에서 보이는 이중적인 면을 짚고 있다.

 

정치인이 피의자를 콕 찍어서 저격하고 그 저격 당한 피의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일부 여론은 정의의 사도로 또 일부는 살인마라 칭한다. 의도한 적은 없지만 자신으로 인해 사람이 죽는 일이 발생한다. 이는 살인인가 정의인가.

여러 다양한 장르에서도 쓰레기 같은 인간을 처벌하는 사람이 언젠가는 의적이라 불로고 또 어떤 때에는 그저 똑같은 살인마로 치부되었다. 지금의 시대는 그런 쓰레기들을 처리해 줄 사람 한명쯤은 있었으면 하기도 한다. 세상이 더 흉흉해지면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생각이 더 강해진다는 생각도 든다. 세상의 불합리함이 사람을 더 잔인하게 만들고 삭막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진실을 밝히는 것. 세상이 더 선해지고 혹은 네 주변이 힘들어지는 선택일지라도 진실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옳을까. 솔직히 어렵다.

 

어느 쪽이 세상에 더 이롭고 보탬이 될 선택일지는
스스로 판단할 일입니다


모든 사진의 출처는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