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닥터 차정숙
당신을 미워하고 싶지도 않아
우리 두 사람 이미 끝났어
이 마음의 지옥에서 해방이 되기로 결심했어
제작사: ㈜스튜디오앤뉴, SLL, JCN
제작진: 연출 김대진/김정욱, 극본 정여랑
출연진: 엄정화, 김병철, 명세빈, 민우혁, 송지호, 조아람
소개 & 기획의도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오랜 전업주부 생활을 뒤로하고
20년 만에 다시 의사 가운을 입은 가정의학과 1년차 레지던트다.
감기, 비만, 갱년기 진료나 보는 가정의학과로 무슨 의학드라마를 하냐고?
미안하지만 이 드라마는 ‘무늬만’ 메디컬 드라마다.
한마디로 메디컬드라마의 탈을 쓴 ‘아줌마 성장’ 드라마다.
가정의학과엔 피곤해서 오고, 기침 나서 오고, 살이 안 빠져서 온다.
또 피곤하고 기침 나고 살도 안 빠지는데 무슨 과 가야할지 몰라서도 온다.
타과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지는 과라고 무시당하기도 한다지만,
가정의학과가 어때서? 얼마나 생활 친화적이고 좋은가 말이다.
그렇다면 의학드라마에서 기대하는 박진감은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대안은 이러하다.
가정의학과는 타 과에 파견 나가는 경우가 많은 바,
우리의 차정숙은 외과에 파견된 시기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다.
그러나 의학케이스에 치우치지 않는 경력단절 여성 차정숙의 성장기가
이 드라마의 핵심이다.
줄거리 & 인물소개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다.
46세 가정의학과 레지던트 1년차
들장미소녀 캔디도 20년 전업주부로 살아보라지,
의대 졸업 후 20년 넘게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아왔다.
동기들이 교수로, 개업의로 잘 나갈 때 그녀는 살림의 여왕,
제사의 달인이 되었다.
속도위반으로 예과 2학년 때 아이를 낳아 친정 엄마에게 맡기고
이를 악물고 공부했지만 교통사고를 당한 아들을 돌보고
이어 딸을 낳으면서 자연스럽게 주저앉았다.
아쉬움은 있었으나 그래도 이만하면 행복하다고 위안 할 만큼은 되었다.
그러나 정숙의 완벽한 평화를 뒤흔드는 초대형 사건이 벌어지고,
사투 끝에 돌아온 그녀는 오랜 방황과 고민 끝에 결심한다.
20년 전 포기했던 레지던트 과정을 다시 시작하기로!
46세, 정숙의 남편. 대장항문외과 과장
극단적 도덕군자의 완벽한 이중생활,
바쁜 병원 생활에 집안의 대소사는 물론 가족의 생일 같은 건 챙겨본 적이 없다.
당연히 모든 집안일은 정숙의 몫이었고,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고된 시집살이를 견뎌준 것에 대한 고마움도 희미해진지 오래다.
건강염려증이 있어 먹거리에 까다롭고 최근에는 미세먼지에 극도로 예민하다.
자기애가 무척 강하고 1년 365일 품위와 침착함을 잃지 않는 완벽주의자다.
그러던 어느 날, 평화롭기 그지없던 가정이 풍비박산 났다.
정숙이 큰 고비를 넘기고 정신을 차리더니 완전히 딴 사람이 되어
자신과 아들이 있는 병원에서 전공의 과정을 밟겠다는 것이다!
드는 생각
닥터 차정숙은 그다지 밝지 않은 상황의 연속에서 밝은 톤의 드라마를 유지했다. 남편의 불륜이나 자신이 아픈 상황에서도 연출에 코믹적인 요소를 더해서 드라마의 분위기가 떠 있는 느낌이었다. 문제의 화근인 남편의 연기도 뻔뻔함과 능청스러움, 찌질함으로 포장되어 있었다. 이 연기가 너무 탁월해서 오히려 매력이 있거나 불쌍해 보인다. 현실에서도 문제의 원인 제공자가 오히려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면 분노의 대상이 되었을 텐데.. 이건 연기가 좋아서 오히려 문제가 아닌가 싶었다.
사실 생각보다 드라마의 시청률이 높았다고 생각한다. 요즘 세상에 복잡한 이야기가 워낙 넘처나다보니 어렵고 생각을 많이 해야하는 드라마 보다는 직관적이고 뻔한 이야기를 더 보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 싶다. 아픈 주인공, 남편의 불륜 등 뻔한 위기에 뻔한 전개가 오히려 드라마를 볼 때 만큼은 머리가 편해졌던 것은 아닌가 싶다.
물론 여기에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케이크에 얼굴을 박는다든지 찌질하게 행동하는 남편의 모습으로 뻔한 드라마에서 재미 요소를 챙겼다는 생각도 든다.
드라마는 의대를 다니던, 제법 공부도 잘 했고 능력도 있었던 46살의 주부가 다시 의사가 되어 세상에 나서는 이야기다. 사실 자녀들이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40대가 많지만 전문직으로 다시 취없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공백으로 인한 실력의 문제도 있지만 사회적으로 그런 이들이 다시 제 궤도에 올라와서 역할을 해줄 것을 기다려주지 않는 것 역시 문제라고 생각한다.
드라마는 쉽지 않지만 의사로 다시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사실 남편과 아들이 있는 병원, 큰 고난도 그다지 없고 오히려 아줌마의 오지랖 같은 모습이 환자들에게 어필되어 능력을 인정받는 모습은 사실 너무 판타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자신을 좋아해주는 나이 어린 유능한 의사의 존재는 덤이다. 의사를 표방했지만 의학드라마라기 보다는 그냥 늘 보아왔던 가족드라마로 인식하고 봐야 부담이 없을 듯 싶다.
현실과는 거리가 있고, 안 좋은 상황은 유쾌하게 그려낸 모습에서 현실과는 거리감이 있고 그저 뻔한 드라마였다. 그나마 점점 악화되는 상황속에서의 엄정화가 보여준 차정숙이라는 역할의 연기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스토리나 구성 면에서의 아쉬움들을 그나마 연기로 잘 메웠다는 생각이다.
드라마의 마지막 엔딩이.. 사실 가장 현실 같았다. 수술도 잘 끝났고 개인 병원을 차린 모습으로 보인다. 엄마와 함께 지내며 웃고 있지만 그 모습이 해피엔딩처럼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여러 사건이 있었고 지나간 후의 모습 같았다. 인생의 위기가 지나가고 각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사는 마지막이 왠지 드라마의 판타지가 지나가고 현실로 나온 느낌이었다.
엄마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해
걱정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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