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단지 나의 낭만은 독일제 총구 안에 있을 뿐이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어제는 멀고 오늘은 낯설며 
내일은 두려운 격변의 시간이었다

우리는 모두는 그렇게 각자의 방법으로
격변하는 조선을 지나는 중이었다.

 

제작사: 화앤담픽쳐스

제작진: 연출 이응복, 극본 김은숙

출연진: 이병헌, 김태리, 유연석, 변요한, 김민정, 김갑수, 최무성, 이호재, 김의성, 김남희

 

 

소개 & 기획의도

뜨겁고 의로운 이름, 의병(義兵)

역사는 기록하지 않았으나 우리는 기억해야 할,
무명의 의병(義兵)들.

노비로 백정으로 아녀자로 유생으로 천민으로 살아가던 그들이 원한 단 하나는
돈도 이름도 명예도 아닌, 제 나라 조선(朝鮮)의 ‘주권’이었다.

[미스터 션샤인]은 흔들리고 부서지면서도
엄중한 사명을 향해 뚜벅뚜벅 나아가는 이름 없는 영웅들의,
유쾌하고 애달픈, 통쾌하고 묵직한 항일투쟁사다.

 

낭만적 사외와 그 적들.

20세기 초 한성(漢城).

동양과 서양이, 추문과 스캔들이,
'공자 왈 맹자 왈'과 '똘스또이'가 공존하던 맹랑한 시대.

'모던 걸' '모던 보이'들이 노서아 가비(커피)를 마시고
구락부에서 ‘딴스’를 추던 명랑한 시대.

잉글리쉬를 익혀 '초콜렛또'를 건네며 'LOVE'를 고백하던
달콤 쌉싸름한 낭만의 시대.

그러나 그 속에서 누군가는,
조국을 빼앗겨 이름을 빼앗겨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며 장렬히 죽어가던,
상실의 시대.

[미스터 션샤인]은 가장 뼈아픈 근대사의 고해성사다.

 

그리고 사랑.

1905년. 미국은 필리핀을 식민지로 얻는 조건으로
조선을 일본의 손아귀에 넘겨버리는 밀약을 체결한다.

‘가쓰라 테프트 밀약’으로 날개를 단 일본은 마침내 거친 야욕을 드러내고,
애신의 조선은 힘없이 부서져 내리는데,
어쩌자고 그녀는... 저렇듯 꽃처럼 예쁘단 말인가...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99주년을 맞는 2018년 방송예정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미국의 이권을 위해 조선(朝鮮)에 주둔한 검은머리의 미 해군장교 유진 초이(Eugene Choi)와
조선의 정신적 지주인 고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인 애신 애기씨의,
쓸쓸하고 장엄한 모던 연애사다.

 

 

줄거리 & 인물소개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Eugene Choi, 노비의 아들, 미 해병대 장교,

어미도 아비도 노비여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노비였으나 검은 머리의 미국인인 사내. 하여, 이방인의 냉정함, 침략자의 오만함, 방관자의 섹시함을 가진 사내.

아홉 살 되던 해, 주인 나으리 김판서는 사노비인 유진의 부모를 때려죽임으로써 김씨 가문이 얼마나 세도가인지를 증명했다. 재산이 축난 건 아까우나 종놈들에게 좋은 본을 보였으니 손해는 아니라고 했다. 그것이, 유진이 기억하는 마지막 조선(朝鮮)이었다.

유진은 달리고 또 달렸다. 조선 밖으로. 조선에서 제일 먼 곳으로. 그런 유진의 눈앞에 파란눈에 금발머리를 한 서양도깨비의 배가 떠 있었다. 미국군함 콜로라도 호였다. 어디를 조국이라 불러야 할지 몰랐던 사춘기였다. 바다 건너 땅에서도 밑바닥 인생이긴 마찬가지였다. 이길 때까지 싸우고 지면 다시 싸웠다. 그러다 보니 그의 이름 앞엔 늘 최초가 붙었다. 동양계 최초 미 해병대 장교 임관. 동양계 최초 미 용사훈장 수훈. 최초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대부분 차별이었다. 차별을 이겨내자 특별해졌다.

 

 

사대부 영애,

하루가 멀다 하고 온갖 추문이 대문을 넘어왔다. 그도 그럴 것이 열다섯만 넘어도 노처녀 소리 듣는 조선 땅에서 혼기를 놓쳐도 한참 놓친 애신의 나이 스물아홉이었다. 이게 다 희성 때문이다.

희성은 애신이 열다섯 되던 해에 조부들끼리 정혼한 애신의 정혼자다. 얼굴도 못 본 정혼자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는 소식을 조부를 통해 들었었다. 큰어머니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샘을 내는 혼처인 걸 보면, 어떤 사내일까 궁금은 하나 십 년이 넘도록 코빼기도 안 봬주는 걸 보면 내가 저를 잊고 살 듯 저도 나를 잊고 사는 게 분명했다. 
지금 같아서는 영 돌아오지 말았으면 싶다. 조부와 큰어머니 몰래, 물론 행랑아범과 함안댁을 대동해야 하는 볼썽사나운 등교지만, ‘개 상놈’의 여식들이나 다닌다는 신식학당에 이제 막 입학해 ‘I am a girl’ ‘Boys be ambitious!’를 배우는 참이기 때문이다.

학당의 누군가는 작금을 낭만의 시대라고 했다. 애신도 동의했다. 다만 애신의 낭만은 가배(커피)도, 양장도, 박래품(수입품)도 아닌, 독일제 총구 안에 있었다. 조선 최고 명문가의 ‘애기씨’가 갖기엔 과격한 낭만이었다.

나라를 위해 살다간 아버지의 피 탓이었을까. 그런 사내를 사랑한 어머니의 열정 탓이었을까. 암만 생각해도 ‘Boy’들만 야망을 품으란 법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녀를 꽃처럼 어여뻐 하는 사내들은 시시했고 어차피 피었다 질 꽃이면 제일 뜨거운 불꽃이고 싶었다.

 

 

드는 생각

사람들의 극찬에 기대를 하고 보았지만.. 사실 그냥 그랬다. 좀 더 솔직히 이야기 하자면 별로였다. 처음 드라마를 한다고 했을 때도 크게 이끌림이 없어 미뤄두었는데.. 명작이라고 추천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아 보았지만.. 실망스러웠다.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고 보아서였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대한제국이라는 혼돈의 시대, 일제 강점기를 앞 둔 그 시절의 이야기에 항일투쟁사라 적었지만 그것을 이용한 멜로물에 지나지 않은 드라마였다. 특별히 어떠한 역사적 의식이사 소명에 대한 느낌은 없었다.

24부작으로 다른 드라마들 보다 더 긴 호흡으로 만들어졌음에도 그다지 스토리적인 짜임새나 완성도가 높다기 보다는 오락적인 흥미위주의 장면들로 채워졌다는 생각이다. 

 

일본에서 성공해서 돌아 온 사무라이 복장을 한 백정 출신의 조선인, 종의 신분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군인이 되어 돌아 온 조선인, 조선을 떠나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 돌아온 조선인, 한미일의 남자 주인공이 조선 명문가 여식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 여성은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려 들고 항일무쟁이라는 사명에 자신의 인생을 걸려 하는 여성이다. 그리고 남자들은 그 여성에 목숨을 건다.

 

격변의 시대, 악몽의 시대에도 사랑은 할 수 있다. 아니 당연하다. 하지만 굳이 등장하는 3명이나 되는 남자가 한 여자를 위해 희생한다는, 나라는 버렸고 흥망에 대해 큰 감흥이 없지만 여자가 원하는 바가 나라를 구하는 일이라면 자신의 목숨을 받치겠다는 설정 자체가 사실 그다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항일의병 활동이 마치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한 행보처럼 꾸며 놓은 스토리가 그렇게 좋게 느껴지지 않았다.

 

드라마의 후반부에 들어서야 겨우 의병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이 역시 그다지 매력적인 느낌보다는 그저 신파적인 요소로만 연출 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대한민국 역사상 치욕의 순간들을 기록하면서 설렘을 넣으니 사실 그 두가지가 그다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스토리의 전개나 개연성에 시대적 배경과 상상력을 녹여 만들여는 의도는 좋았으나 시대의 아픔이 더 압도적이어서 드라마 자체가 조금은 아쉽게 느껴졌다.

 

다만 김태리 만큼은 꽤 좋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시대와 자신의 처지, 현재의 마음을 섞어서 표현해내는 그 대사들에는 매력이 넘쳤다. 그나마 김태리 덕분에 중도 포기까지는 하지 않았다.

 

그렇게 환화게 뜨거웠다가 지려하오
불꽃으로



모든 사진의 출처는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