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바운드
농구하다 보면 슛 쏴도 안 들어갈 때가 있다.
아니? 안 들어갈때가 훨씬 많지.
근데 그 순간,
노력에 따라 다시 기회가 생긴다.
그걸 뭐라고 하노?
"리바운드"
장르: 드라마
감독: 장항준
출연: 안재홍, 이신영, 정진운, 김택, 정건주, 김민, 안지호, 노경
줄거리
농구선수 출신 공익근무요원 ‘양현’은
해체 위기에 놓인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신임 코치로 발탁된다.
하지만 전국대회에서의 첫 경기 상대는 고교농구 최강자 용산고.
팀워크가 무너진 중앙고는 몰수패라는 치욕의 결과를 낳고
학교는 농구부 해체까지 논의하지만,
‘양현’은 MVP까지 올랐던 고교 시절을 떠올리며 다시 선수들을 모은다.
주목받던 천재 선수였지만 슬럼프에 빠진 가드 ‘기범’
부상으로 꿈을 접은 올라운더 스몰 포워드 ‘규혁’
점프력만 좋은 축구선수 출신의 괴력 센터 ‘순규’
길거리 농구만 해온 파워 포워드 ‘강호’
농구 경력 7년 차지만 만년 벤치 식스맨 ‘재윤’
농구 열정만 만렙인 자칭 마이클 조던 ‘진욱’까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최약체 팀이었지만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에서 써 내려간 8일간의 기적
모두가 불가능이라 말할 때, 우리는 ‘리바운드’라는 또 다른 기회를 잡는다.
드는 생각
실화가 아니었다면 그저 억지스러운 코미디 영화
이 영화는 사실 B급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물론 B급 영화라고 폄훼할 생각도 없고 마블 가오갤 시리즈는 물론 가끔 어벤져스도 B급 감성이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B급도 잘만 만든다면 당연히 좋다.
유치하고 조금은 저급한 코미디일지 몰라도 충분한 매력이 있다.
말그대로 영화처럼 농구를 잘 모르는 선수들을 모은다. 겨우 모은 선수로 대회에 나가지만 처참하게 지고 싸우면서 와해 된다. 그리고 다시 한번 뭉친다. 그리고 그때부터 훈련에 매진한다.
물론 선수들마다 스토리도 있고 팀을 이끄는 코치에게도 스토리가 있다. 다만 이를 풀어가는 과정이 다소 유치하거나 신파적인 면모에만 치중되어서 다소 아쉬웠다. 특히 코치에게 조금만 더 서사를 부여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스포츠 영화답게, 농구는 볼 만하네
그래도 이번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건 농구 장면 연출이었다고 생각한다. 코치의 전술을 나래이션으로 처리하면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잡아내고 실제 농구의 박진감이나 속도감을 잘 전달해주는 편집이었다고 생각한다.
유명한 OST와 실제 선수들의 장면을 교차해서 보여주면서마지막에 주는 감동과 여운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의 구성이나 실력이, 상황이 조금은 억지스러운면이 있어 오히려 과감하게 경기장면을 들어내고 짧게 보여준 것 역시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떻게 이긴다고"하는 의문을 가질 수 없도록 전술을 설명하면 그냥 시합은 이겨있다. 설득이 안되는 상황을 억지로 납득시키는 것 보다 보여주지 않는 것이 낫다.
공은 둥그니까, 누가 이길지 모른다
구기 종목에서 흔히들 인용하는 말이다. 이는 보통 상대와의 격차가 현격하게 날 때 종종하는 표현이다. 희망이라기엔 가볍고 그저 해설자로써 약팀을 위하는 멘트 정도다.
이 영화는 2012년 부산중앙고등학교 농구부의 제37회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대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 공이 둥그니까라는 말을 현실에서 보여주었다. 제대로 된 선수도 없이 6명으로 팀을 꾸리고 그나마도 부상으로 5명의 선수만으로 대회를 치루게 된다. 기어이 결승까지 올라 패배했지만 이미 그들이 보여준 행보에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후 4명의 선수는 프로의 무대까지 올라갔다.
당신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나요?
이 영화에서 그들은 아마 영광의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중 가장 빼어난 활약을 했던 천기범 선수는 음주운전으로 한국 농구에서 떠나 일본으로 건너갔다. 참고로 이 영화의 대회에서 우승을 했던 용산고의 에이스는 허재의 아들 허훈이다. 영화 같은 순간을 살았을지라도 현실에서도 다시 영화에 걸맞은 삶을 살기는 힘든 듯하다.
어쩌면 우리의 인생의 한 순간도 빛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푸르르고 때론 눈이 부신다. 하지만 한 순간에 지나지 않은 그 때가 지나가면 결국 우리는 다시 때론 어둡고 힘든 시기를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우리 인생에 영화 같은 한순간이 있다면 큰 축복이 아닐까.
명심해라
농구는 끝나도,
인생은 계속된다
저자의 의견을 제외한 정보 및 사진의 출처는 Daum & NAVER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