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문기자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형태만 있으면 돼
장르: 드라마, 스릴러
감독: 후지이 미치히토
출연: 심은경, 마즈자카 토리, 다나카 테즈시, 타카하시 카즈야, 키타무라 유키야
줄거리
나는 진실을 알려야 하는 기자예요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을 충격적인 익명의 제보
고위 관료의 석연치 않은 자살과 이를 둘러싼 가짜 뉴스
쏟아지는 가짜 속에서 단 하나의 진실을 찾기 위한 취재가 시작된다
드는 생각
개인적으로 일본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었다. 특히 멜로 영화쪽은 특히 취향의 영화들이 많았다. 아니면 소설을 원작으로 한 다양한 장르물을 좋아한다. 이유는 한국 영화들보다는 솔직히 조금 더 심도 깊다고 해야할까.. 대중적 보다는 각각 영화의 취향이 살아있는 느낌이다. 물론 그래서 좋은 영화들은 더 좋지만 좋지 않은 영화들은 정말 별로긴 하다. 그래도 평범한 80점 영화보다는 누군가에겐 100점 누군가에겐 60점인 영화가 더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 것과 별개로 "신문기자"는 사회 고발 영화라는 장르에서 보편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다.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던 80점에 가까운 영화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사실 여느 일본 영화들과는 다른 감정과 생각을 가지고 보았던 것 같다.
영화는 2017년 가케 학원 스캔들을 공론화한 도쿄 신문의 한 기자의 저서 신문기자를 모티브로 제작되었다. 원작소설은 읽지 않았고, 가케 학원 스캔들도 정확히 알지 못해 실제 사건과의 일치율이 얼마나 높은지는 모르겠다.
영화로만 이야기하자면 영화는 여론을 조작하는 정부 정보기관과 이를 묵인하고 주는 대로 받아쓰는 언론이 주된 내용이다. 처음에는 그저 단순한 비자금과 관련한 사학비리, 그것을 감추기 위한 여론 조작과 가짜 뉴스들을 다루었지만 마지막에 나오는 그보다 한 발 더 나간 문제가 드러나면서 솔직히 일본의 영화에 대해 새로운 존경심도 느꼈다. 언론이 하지 못한다면 문화가, 예술이 역할을 대신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간 일본은 사회성이 짙은 영화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 작품으로 그래도 존재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쉽게도 영화 자체가 그리 흥행되지는 않았지만 한국인임에도 편견없이 2020년 일본 아카데미에서 심은경 배우가 여우주연상 수상을 하는 것을 보면 그래도 영화 산업에서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옆나라, 낯선 나라에서 익숙한 냄새가 난다. 아주 지저분하고 더러운..
한국에서도 여론조작, 댓글조작 등 다양한 사건들이 여론을 조작했다. 조금 더 세련된 방법으로 어떤 프레임을 만들어 진실보다는 감정을 만져서 여론을 조작하고 언론은 권력이 원하는 방향으로 오히려 독려하는 모습을 보인다.
솔직히 기자들 역시 전부 진실을 알 수도 없고 그만큼의 능력을 가진 집단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빼어난 엘리트도 아니고 그리고 어떤 숭고한 가치관이나 정신을 가지고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솔직히 이미 대한민국의 언론을 믿고 있지 않다. 언론의 시작은 권력에 대한 견제다. 목적이 분명함에도 권력을 대변하고 홍보하는 역할만 하는 언론은 이미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잃었다고 생각한다.
소위 말하는 가짜 뉴스는 당연히 말할 것도 없다. 다만 벌어진 사건을 해석하고 어떠한 논조로 기사가 씌여지는지 보면 솔직히 답이 없다. 정치 뉴스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의미 없는 가십거리만 나오는 연예 뉴스, 자극적이고 조회수에만 혈안 된 사회 뉴스, 기득권의 입장에서 대변되고 그들의 이익에 맞춰 작성되는 경제 뉴스. 차라리 정치 뉴스가 정치뉴스 답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세상이 흉흉해지니 언론이 얼마나 더 쓰레기였는지 알 수 있게 되는 요즘인 것도 같다.
대한민국 기자, 언론에 부정적이고 신뢰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분명 곳곳에서 기자다움을 보여주고 실천하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응원은 하지만 칭찬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저 기자가 기자일을 하는 것을 칭찬해야 한다면 그게... 맞나?
기자로서 진실을 전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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