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디악: 나는 조디악 킬러다, 너희들은 나를 잡지 못한다

 

[영화] 조디악

난 사람 죽이는 걸 즐긴다
짐승 사냥보다 훨씬 더 재밌지
인간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이다

 

장르: 범죄, 스릴러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제이크 질렌한, 마크 러팔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안소니 에드워즈, 브라이언 콕스, 존 캐롤 린치

 

 

줄거리

“신문 1면에 이 암호를 내보내라. 이 암호는 곧 내 신원이다.
오후까지 암호를 신문에 내지 않으면 오늘 밤부터 무차별적인 살인을 저지를 것이다.
주말 내내 밤거리를 누비며 12명을 죽일 것이다.”

-1969년 8월 1일, 조디악 킬러의 첫 번째 편지

1969년 8월 1일, 샌프란시스코의 3대 신문사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 발레호 타임즈 헤럴드 앞으로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된다.
“친애하는 편집장께, 살인자가 보내는 바요…”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편지에는 1968년 12월 20일 허만 호숫가에서 총에 맞아 살해된 연인, 1969년 7월 4일 블루 락 스프링스 골프코스에서 난사 당해 연인 중 남자만 살아남았던 사건이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었다. 그가 편지에 적힌 단서들은 사건을 조사한 사람 혹은 범인만이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신문사의 업무는 일대 마비가 된다. 희대의 살인마 잭 더 리퍼 이후 언론에 편지를 보내 자신의 신원에 대한 단서를 던지며 경찰을 조롱하는 살인범은 처음이기 때문. 범인은 함께 동봉한 암호문을 신문에 공개하지 않으면 살인을 계속하겠다고 협박한다. 그리스어, 모스 부호, 날씨 기호, 알파벳, 해군 수신호, 점성술 기호 등 온갖 암호로 뒤범벅된 이 암호문을 풀기 위해 CIA와 FBI, NIA, 해군정보부, 국가안전보장국의 전문가들이 동원되지만 풀리지 않았다. 신문에 게재된 이후 어느 고등학교의 교사 부부가 암호를 풀어 범인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삽화가이자 암호광인 로버트 그레이스미스(제이크 질렌할)가 1932년에 만들어진 영화 <가장 위험한 게임(The Most Dangerous Game)>을 참조해 살인의 숨겨진 동기를 해독하게 된다. 경찰은 범인이 자신의 별명을 ‘조디악’이라고 밝히자 그를 ‘조디악 킬러’라고 명명하고 수사에 착수한다.

조디악 킬러의 편지와 협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1969년 9월 27일 나파 카운티에서 젊은 연인이 두건을 쓰고 총과 칼로 무장한 채 나타난 조디악 킬러에게 습격 당해 여자는 칼에 찔려 살해되고 남자는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남는 사건이 발생한다. 한 달 후인 10월 11일, 프레시디오 하이츠 부근에서 택시운전사가 총에 맞아 사망하고 3일 후 조디악은 이 역시 자신의 짓이라며 택시운전사의 셔츠조각과 함께 다섯 번 째 편지를 보낸다. 그러나 그 편지는 이제껏 보낸 어떤 편지보다도 끔찍하고 섬뜩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사건 당일 경찰이 자신을 검거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다음에는 스쿨버스에서 내리는 학생들을 기다렸다가 죽이겠다는 것.
샌프란시스코는 말 그대로 공포에 싸인 도시로 변한다.

사건은 커져만 가고, 그레이스미스와 크로니클의 간판기자 폴 에이브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샌프란시스코 경찰청 강력계 경위 데이빗 토스키(마크 러팔로)와 윌리엄 암스트롱 경위(안소니 에드워즈)는 수사를 진행할수록 사건에 집착하게 된다.

“…언제 살인을 할 것인지에 대해 더 이상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겠다.
앞으로 저지를 살인은 단순강도나 우발적인 살해, 사고 등으로 보일 것이다.
너희들은 날 잡지 못한다. 난 너희보다 영리하니까…”

-1969년 11월 9일, 조디악 킬러의 일곱 번째 편지-

하지만 조디악은 추적 망을 피해 더 많은 협박을 담은 편지를 통해 조롱을 퍼부으면서 언제나 한 발 앞서 있었다. 그리고 범인이 보낸 편지들은 그레이스미스, 에이브리, 토스키, 암스트롱, 네 명의 인생을 뒤집어 놓는다. 집요하게 조디악 킬러를 쫓던 그레이스미스의 결혼생활은 엉망이 되고 토스키는 자작극의 루머까지 뒤집어 쓰며 불명예를 당한다. 암스트롱은 좌절한 채 수사를 포기하고 에이브리는 약물중독으로 폐인이 되어 신문사를 떠났다.

조디악은 더 이상 공격 대상을 밝히지 않았다. 모방범죄가 전국에서 속출했고 유력 용의자는 거리를 활보했다.
시간이 흘러 사람들의 기억 속에 조디악의 존재가 잊혀져 가고 있다.
그러나 그레이스미스는 범인의 추격을 포기하지 않았다.
 

 

드는 생각

실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다. 이미 오래전 이야기이고 미국에서 발생한 사건이기에 실제 얼마나 정확하게 반영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일련의 사건들의 발생이나 인물들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그려진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의 실화 바탕 영화가 우리나라 영화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은 이름이다. 주요 배역들의 이름이 실제 사건의 사람들의 실명이 사용된다. 형사, 경찰, 용의자 등이 모두 그 이름 그대로 사용된다. 이런 지점은 분명 미국이 우리나라 보다 선진화 되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의 역사적 사실을 이야기 하더라도 그 가문과 인물들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 후손들에게 소송을 당하는 실정이다.
같은 실화 바탕이지만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어 보인다.
 
영화는 실제 사건의 범행을 최대한 보여주는 선택을 했다. 조디악의 실제 범행 여부가 확실하지 않는 것들도 있지만 확실하다고 추정되는 사건들은 대부분 범죄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범인이 보낸 편지와 암호문들도 영화적으로도 흥미를 이끄는 소재지만 현실에서도 실제 보내진 것들이기에 그 오래전 정말 천재 살인마가 궁금해진다. 이 때문에 모방 범죄도 일어났으니 그 시대에 살았다면 공포와 함께 꽤나 관심받는 범좌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사건을 대하는 언론들의 모습이나 형사들의 모습 역시 꽤 잘 녹여져 있다고 생각한다.
 
역시 가장 눈에 띄는 존재는 영화의 주인공이자 신문에 삽화를 그려넣는 일을 하는 로버트 그레이스미스다. 처음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한발 떨어진 역할이었다. 사건에 관심도 많고 실제 암호를 푸는 것에도 관심을 가지고 해결도 한다. 하지만 사라져 버린 조디악을 찾는 일이 어려워지자 그를 쫓던 기자나 형사들은 하나 둘 그만둔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 까지 범인을 찾기 위해 몰두하는 사람은 삽화가였다.
 
물론 영화의 마지막이 실제 실화와 같이 마무리되기 때문에 개운하지는 않지만 스스로 결말에는 다다랐다. 그리고 사건에 대한 집착도 집착이지만 사람이 집착으로 인해 변해가는 모습도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사건을 놓지 못하면 어떻게 망가져 가는지 보여준다. 물론 그런 모습을 망가졌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범인을 알아겠다는 그의 모습은 어느덧 광기에 버금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열망이 극에 다다랐을 때 범인으로 생각되는 용의자와 조우하게 된다. 그렇게 찾아 해맸지만 결국 마주쳤을 때는 공포뿐이다. 영화는 그러한 모습도 충분히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마지막 부분에 삽화가가 정리한 논리대로 범인을 추리는 과정으로 마무리 된다. 물론 마지막에 지목한 범인이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실제 어떠한 처벌이나 확정적인 결론은 없다. 다만 십수년에 걸쳐 그가 집념으로 범인을 쫓았던 노력의 결실은 인정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력한다면 불가능한 건 없죠

 


저자의 의견을 제외한 정보 및 사진의 출처는 Daum & NAVER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