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늘근도둑이야기: 엉뚱한 소리만 늘어놓는 두 늙은 도둑의 포복절도 코미디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

 

 

줄거리

두 늙은 도둑의 노후 대책을 위한 마지막 한 탕!

그런데 하필 '그 분'의 미술관을!

 

대통령 취임 특사로 감옥에서 풀려난 두 늙은 도둑은

노후 대책을 위한 마지막 한탕을 꿈꾸며 어느 부잣집

하필 '그분'의 미술관에 잠입한다.

 

엄청난 부와 귄위를 자랑하는 '그분'의 미술관엔 세계적인 미술작품들이 소장되어 있지만

작품의 가치를 모르는 두 늙은 도둑은 오직 금고만을 노린다.

경비견이 잠들기까지 옥신각신 금고 앞을 지키던 두 사람은 결국 조사실로 끌려가게 되는데...

 

있지도 않은 범행 배후와 있을 수도 없는 사상적 배경을 밝히려는 수사관,

그리고 엉뚱한 소리만 늘어놓는 두 늙은 도둑의 포복절도 코미디가 시작된다!

 

 

 

드는 생각

일단 연극을 보러가기전에는 그냥 코미디 연극인줄 알았으나,

찾아보니 블랙 코미디 장르였다는 것을 알았다.

 

다만 연극을 보면서 정치 풍자가 조금 많은

그냥 코미디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시의 적절한 지금의 정치를 풍자하여 공감이 잘 되었지만

솔직히 요즘 같은 세상에 할려고 한다면

더 적나라하고 더 신랄하게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연극에서도 조심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정당한 비판도 정치 편향이라 인식되는 시기이기에..

문화 속에서도 더 나아가지 못하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연극의 내용은 대체로

털러간 미술관에서의 두 도둑과

잡혀간 경찰서에서의 형사와 두 도둑,

크게 두가지 상황을 놓고 만담으로 진행된다.

 

만담 자체도 재미있고

배우들 간의 호흡도 좋았다.

 

다만.. 스토리는 분명히 아쉬웠다.

만담이 주를 이루면서 다뤄지는 내용은 재밌지만

전체적인 큰 그림에서의 재미는 상당히 떨어진다.

극의 마무리에서도 어설펐다고 생각한다.

 

대신 이 부족한 부분을 관객들이 채워줬다고 생각한다.

나는 운 좋게 거의 만석인 공연을 보게 되었고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웃는 관객들과 함께 했다.

연극을 그래도 꽤 본 사람 입장에서 웃긴 부분에서도 웃지 않는 관객들도 많은데

웃으라고 한 말에 모두 반응하고 호응하는 분들이 많아서

극 분위기 자체가 너무 좋았다.

같이 본 분들께 감사할 따름이다.

배우들 역시 극을 하면서 자꾸 관객들에게 말을 걸고

이것저것 시키는 것을 보면서 배우들도 꽤 기분이 좋아 보였다.

 

스토리만 더 다듬고 완성도를 높인다면,

조금 더 날카롭고 정확하게 정치, 시사 풍자를 할 수 있다면

정말 손에 꼽히는 좋은 연극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