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Movie] After the Rain: It's boring to just wait for the rain to stop
네가 그런 결정을 했다면 언젠가는 그리울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포기를 하는 거라면 제자리걸음을 하는건 아닌지.
장르: 드라마
감독: 나가이 아키라
출연: 고마츠 나나, 오오이즈미 요, 세이노 나나, 이소무라 하야토, 마츠모토 하노카, 야마모토 마이카
줄거리
육상부 에이스였지만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달리는 꿈을 잃은 ‘아키라’는
재활훈련 대신 패밀리 레스토랑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매일매일을 따분하고 또 성실하게 사는 점장 ‘콘도’의 상냥함에 반한다.
반짝반짝 빛나는 시절의 아키라를 보며 콘도도 어느새 잊고 지냈던 자신의 꿈을 마주 보게 되는데...
멈춰버린 꿈
지나가버린 꿈
이 비가 그치면, 괜찮아질까요?
드는 생각
이 영화는 조금 불편한 점이 있다. 미성년 여학생과 중년 남성의 로맨스라는 설정 자체가 불편함을 주기에 충분했다. 물론 영화상에서는 몇 장면을 제외하면 특별히 거부감을 주거나 하지는 않지만 이건 주관적인 생각이므로 어떤 사람은 상당한 불편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론 대체로 이 영화는 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선을 잘 지켰다고 생각한다. 선을 넘었다면 어린 쪽에서 했기때문에 조금은 정상참작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나는 이런 불편한 요소임에도 이 설정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자신의 인생에서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아픔은.. 오히려 가족과 친구에겐 충분히 털어놓기 힘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아픔 때문에 주변에 피해를 주기 싫어서 스스로 모든 문제를 감내하며 방황하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에 반해 왠지 이미 세상을 겪을 만큼 겪어봐서 이 정도 아픔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덤덤히 위로하고 이해해 줄 것 같은 사람으로 중년 남성이 선택된 것으로 본다. 나의 아픔을 공유해도 버팀목이 되어 줄 것 같은 사람이 소녀에겐 필요했다.
제목에 "사랑"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만 이 영화는 사랑보다는 "우정 혹은 인간애"(실제로 영화 마지막에 친구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마무리 했기에)에 가깝고, "꿈"이 주 소재라고 생각한다.
소녀는 육상 선수였지만, 부상으로 인해 멈춰 선 상태다. 우연히 비를 피해 들어간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비내리는 밖을 보며 울고 있는 그녀에게 작은 유머를 건낸 중년의 남성에게 위로를 받는다.
어쩌면 그녀에게 40대의 남자는 세상의 풍파를 다 겪고, 이제는 어떤 어려움도 무던하게 헤쳐나갈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지금 힘든데 나와 같은 어려움은 이미 넘어서 평온하게 살고 있는 현재 자신이 가장 바라는 모습의 사람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년의 남성은 그런 소녀를 보고 자신이 아직도 포기하지 못한 꿈에 다시 도전하게 된다. 자신의 꿈에 장애물에 직면한 소녀를 보면서 남성은 어쩌면 지난 날에 장애물에 막혀 타협했던 자신의 과거가 생각났던 것은 아닐까?
남성은 소녀를 통해 사랑이 아닌 뜨거움을 되찾게 되었다.
영화에서 제목을 굳이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으로 정한이유는 비가 오는 동안의 사랑은 어쩌면 착각일 수 있다는 내용이지 않을까 싶다. 비가 오는 동안, 사람으로 치면 힘든 시기, 스스로 견디기 힘든 시기에는 누군가를 의지하고 싶어지기때문에 쉽게 감정에 지배된다고 생각한다.
비가 갠 뒤는 힘든 것을 이겨내고 나서, 이제 다시 무언가를 해보기위해 힘을 낼 때, 정도로 생각해 본다면 이제는 스스로의 감정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소녀의 감정도 좋은 감정이었지만 사랑은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감정도 사랑이라 칭한다면 할말은 없지만, 나는 인간애 정도로 생각한다.
남자는 그런 소녀의 감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힘든 시기에 의지하고 싶은 상대가 되었지만 그런 소녀를 이성이 아닌 자신의 삶을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친구로써 대하는 느낌이다.
그리고 소녀가 다시 꿈을 이루기위해 달리기 시작할 때, 소녀는 자신의 감정이 사랑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녀가 가졌던 그 감정이 사랑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비가 갠 지금 느끼는 남성에 대한 감정은 비가 내리던 그때보다 오히려 더 좋은 감정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힘들 때 그 사람을 이용하는 사람이 아닌,
사람이 힘들 때 지켜주고, 위로가 되고, 의지가 되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또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한다.
이 감정을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조차 너무 경박하다
저자의 의견을 제외한 정보 및 사진의 출처는 Daum & NAVER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