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이제 도망치지 말고 그냥 나 좋아해라.
너 구하고 죽는거면 난 괜찮아
제작사: CJ ENM 스튜디오스, 본팩토리
제작진: 연출 윤종호 / 김태엽, 극본 이시은
출연진: 변우석, 김혜윤, 송건희, 이승협, 정영주, 김원해, 성병숙, 서혜원, 송지호
소개 & 기획의도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을 떠올릴 때,
우리는 ‘만약’이라는 가정을 덧붙인다.
만약, 그때 다른 선택을 했었더라면...
만약, 그때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만약, 그때가 우리의 마지막인 줄 알았더라면...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만약’이라는 말은 언제나 슬프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만약’이라는 가정을 해볼까 한다.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찾아온다면.
그것이 나에게 주어진 ‘운명의 시간’이라는 걸 알아본다면!
이 드라마는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남자와
그를 살리기 위해 과거로 간 여자의 이야기,
다른 궤도를 돌고 있는 행성처럼 닿을 수 없던 두 사람이 열아홉, 그리고 스물...
풋풋하고 찬란했던 청춘의 시작점에서
다시 만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사랑하게 되는,
애틋하고 달콤한 판타지 로맨스다.
무려 15년을 뛰어넘어왔으나
할 수 있는 게 없어 서글픈 시간 여행자의 고군분투 코믹극이며,
과거에 아무렇게나 흘려보냈던 시간들을 다시 겪으면서
놓치고 지나쳤던 잊혀진 기억 속의
특별한 순간들을 되찾는 일상의 이야기다.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한 가지 물음표를 던져보고 싶다.
과연 특별한 기적이 일어나는 순간만이 ‘운명의 시간’일까?
어쩌면 소중한 가족과 함께하는 평범한 오늘이,
사랑하는 사람과 눈을 마주치고 웃을 수 있는 이 순간이,
나의 운명의 시간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기에 1초만 흘러도 과거가 될 지금,
이 순간을 아름답게 봐주기를.
흘려보낸 시간 속에서 놓치고 지나쳐버린
특별한 순간들을 되찾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줄거리 & 인물소개
만약, 당신의 최애를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순간, 자신을 살게 해줬던 유명 아티스트 "류선재". 그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돌아간다! 다시 살게 된 열아홉, 목표는 최애 류선재를 지키는 것!
#현재의 선재
2009년 데뷔 이래 현재까지도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서 있는 탑밴드 이클립스의 보컬. 연기자로 스펙트럼을 넓혀 몇 편의 영화, 드라마를 히트시키며 배우로서도 대중에게 인정받은 톱스타.
과거 수영선수였던 그는 꿈이 좌절된 이후 친구 인혁을 따라 오디션에 갔다가 기획사 대표 눈에 띄어 데뷔했다. 남들보다 쉽게 시작해 큰 사랑을 받았다는 생각에 두 배로 더 노력하며 쉼 없이 달려왔건만, 어느 순간 닥친 번아웃. 모든 게 허무해졌다. 잠 못 드는 밤이 많아지자 이대로 가단 무너질 것 같아 오랜 고민 끝에 연예계 은퇴를 결심했는데. 마지막 콘서트 무대를 마친 그날 밤. 그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언론에선 ‘불면증, 우울증으로 인한 극단적 선택’이라며 추측성 기사를 쏟아냈고, 전국민이 충격에 빠졌다. 그런데, 정말 그의 죽음은 자살이었을까?
#2008년 선재
자감고 수영부 에이스. 전국체전에서 2관왕, 주종목에선 박태환에 견줄만한 기록을 세우며 차세대 스포츠 스타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뻔했으나!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하는 바람에 탄탄대로 일 줄 알았던 선수 생활이 잠시 주춤하고 있다.
떡 벌어진 어깨, 운동으로 다져진 단단한 몸, 365일 운동복만 걸치고 다녀도 갓벽한 피지컬, 잘난 얼굴에 꿀보이스까지. 다 가진 것 같은데 의외로 인기가 없다?! 사이월드 얼짱들이 인기를 휩쓸던 그때 그 시절. 365일 운동복 차림으로 체육관만 들락거리던 그가 여학생들의 눈에 띄었을 리가. 상남자 같고 무뚝뚝해 보여 쉽게 다가가기 힘든 스타일처럼 보이지만 속정 많고 마음이 약하다. 허당스럽고 순진한 구석이 있어 사실상 순한 대형견남. 머리와 가슴에 수영과 가족밖에 없었던 그에게 새로운 것이 들어온다.
바로 ‘첫사랑’ 수영은 0.01초로 승부가 갈리는 기록 싸움이기에 감정의 동요를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 때문에 평정심이 아주 중요하고 그것이 곧 자신의 강점이라 자신할 수 있다. 근데... 이게 이렇게 쉽게 무너지는 거였나?!
소나기가 내리던 날, 앞집에 사는 임솔이라는 여자애가 노란 우산을 씌워준 순간 심장이 쿵. 떨어졌다. 첫눈에 반한 이후 평정심이고 뭐고 완전히 페이스를 잃었다.
임솔,
귀엽고 사랑스럽다. 싱그러움이 사람으로 태어난다면 아마 그녀의 모습일까? 해사하게 웃을 때면 봄볕 같은 온기가 느껴진다.
15년 전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다시는 걷지 못할 거라는 걸 알았을 때. ‘그냥 죽게 놔두지, 왜 날 살렸어?’ 잠이 들 때마다 이대로 깨지 않았으면,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 하고 매일 밤 빌었다.
그날도, 눈을 떴을 때 어김없이 찾아온 아침이 달갑지 않았다. 재활병원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초여름의 햇살이 미치도록 서글펐다. 그런데 우연히 연결된 라디오에서 이름도 모르는 남자가 이런 말을 해줬다.
살아있어줘서 고맙다고, 살아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그러니 오늘은 살아보라고... 그 말을 끝으로 흘러나오는 그의 잔잔한 노랫소리가 가슴을 적셨다. 사고 이후 처음으로 마음에 박힌 위로였다.
2009년 겨울. 그렇게 사고처럼, 운명처럼 그에게 입덕했다.
얼마 후, TV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와 홀린 듯 그 앞으로 다가갔다. 화면 속에서 눈부시게 빛이 나는 남자가 라디오에서 들었던 그 노래를 부르는데 심장을 망치로 꽝 때려 맞은 기분. 제대로 덕통사고! 당했다. 그가 바로 혜성처럼 떠오르는 신인밴드 이클립스의 보컬 ‘류선재’란다.
2023년 1월 1일 0시 0분. 선재가... 죽었다. 그 순간 솔의 세상도 무너졌다. 아니, 무너진 줄 알았는데? 길바닥에서 엉엉 울다가 이상한 느낌에 눈을 떠보니... 여긴... 교실??? 무려 15년 전으로 타임슬립 해버렸다. 바로 선재가 살아있는, 2008년 나의 열아홉으로! 심지어 그녀가 다리를 잃은 ‘사고’가 일어나기 이전 시점이다. 이건 신이 주신 기회가 아닐까? 그렇다면 구할거야 꼭. 선재도. 나도. 자신에게 닥칠 불운의 사고를 막고, 선재에게 더 오랜 삶을 살게 해주고 싶다.
기적처럼 주어진 시간동안 과연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드는 생각
이 드라마를 보면서 깨달았다.나 "운명의 장난?" 이거 좋아하네.
솔직히 그냥 하이틴 드라마인줄 알고 거르려고 했다.
이제 나이가 30대를 훌쩍 넘어서 그다지 손이 가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근데 보면서 왜.. 재밌지?라고 생각했다.
아니 솔직히 초반부는 별로였다고 생각했다.
하이틴의 감성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좋았다.
선재를 보면 달려드는 말괄량이는 별로였지만
선재만 뒤돌아 눈물이 맺히는 소녀는 좋았다.
나는 후반부의 이 감성이 좋았다.
처음에는 운명에 맞서고 해결하려 들지만
결국 자신의 힘으로 돌려놓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운명을 피하는 것에 집중하는 전개가 좋았다.
사실 두 사람의 로맨스의 두근거림은 그다지 임팩트가 없었지만..
비나 눈이 오면 우산을 씌워주는 장면은 왠지 설렜다.
나이가 들면 설레는 포인트도 달라지는 듯 싶다.
그리고 나중에 느낀게.. 이 드라마가 거의 정확히 나의 고등학생 나이대와 일치하는 시기였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야구 중계를 몰래 이어폰 꽂고 들으며 수능을 공부하던 게 생각났다. 다만 시대를 잘 반영해서 추억이 떠오르게 했는지는 애매했다. 그래도 그 시절 나의 최애, 매일 밤 친한친구를 듣게 했던 태연이 생각났다. 아니 지금도 여전히 빛나고 있는 나의 최애인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그저 너는 어떤 아이돌 좋아해?라고 물었을 때 나는 소녀시대, 태연이라도 말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은 것 같다. 내가 그 시절 좋아했던 스타의 타락과 몰락은 어쩐지 그 시절의 추억까지 훼손되는 느낌이다.
고마워요
살아있어줘서
이렇게 살아있어준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할 거예요
모든 사진의 출처는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