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졸업: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의 갈등과 고뇌에 공감하고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를 바라는 거다

 

[드라마] 졸업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주)제이에스픽쳐스

제작진: 연출 안판석, 극본 박경화

출연진: 정려원, 위하준, 소주연, 김종태, 김정영, 길해연, 서정연

 

소개

“... 이날 고사장 문밖에는 학부형들이 운집하여 있었고
학생 및 고사장의 분위기는 매우 엄숙하였다.”

1952년의 신문기사다. 눈앞에 수류탄이 떨어지는
진짜 전쟁통에서도 입시전쟁을 치르는 나라, 대한민국.
확실하고 안전한 계급 상승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이 나라 국민된 자의 올바른 자세다.

그러니 전 세계를 휩쓴 불황도, 역병도,
학원가의 네온사인을 꺼트릴 수 있을 리 만무하다.
전쟁도 못한 일을 감히 무엇이 해내랴.
사교육 또한 교육이라고,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물결이자
거대한 산업이라고,
뒷머리 긁적이며 믿어 넘길 수밖에.

이 드라마는 우리가 이토록 오랜 시간 견고하게 쌓아올리고,
악독하게 지켜온 사교육 시장,
그 중 대명사라 할 수 있는 대치동을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언제나 우리 곁에 있었지만
한 번도 깊이 들여다 보지 않았던
사각(死角)의 주인들,
학원강사들의 삶과 사랑을 조명하려 한다.

 

스타 강사 서혜진과 신입 강사로 나타난 발칙한 제자 이준호. 대치동에 밤이 내리면 이토록 설레는 미드나잇 로맨스가 시작된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학원 강사들의 다채롭고 밀도 있는 이야기의 드라마다.

 

드는 생각

내가 이 드라마를 본 이유: 표상섭

 

사실 이 드라마는 별로 볼 생각이 없었다. 윤정부의 사교육 카르텔 근절이라는 미명하에 주목 받게 된 직업 학원강사, 그로인해 꽤 많이 다뤄진 일타강사와 학원가 이야기, 그다지 궁금하지도 재미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거기다 장르가 멜로, 정려원의 학원강사 연기를 한참전에 보았지만 나쁘지 않다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어느 날 이 영상을 보게 되었다. 와 국어공부 하고 싶다. 내가 고등학생 때 느꼈던 고민들이 생각이 났다. 나는 그 시절을 생각하면서 문학 작품들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런 선생님 밑에서 공부했으면 꽤 재밌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드라마를 보았다. 실제 드라마에서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포지션이셔서 아쉬웠지만.. 드라마의 캐릭터 중 가장 마음에 들었고 좋았다.

 

처음 학교에서 문제가 발생되면서 보이는 태도나 이후에 선택들, 그리고 국어 선생님 답게 말하는 모습에서 왠지 신뢰가 갔고 너무 좋았다. 이런 선생님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공교육에는 아직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다지 보고 싶지 않은 사제지간의 로맨스

나는 꼰대인가 싶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사제지간의 로맨스는 어딘가 불편하다. 간혹 스승과 제자 사이가 연인으로 변하는 것을 보게 된다. 이 드라마 상에서 어떠한 도덕적, 윤리적인 문제도 없었지만.. 사실 관계 자체가 주었던 특수성이 불편하게 만드는 느낌이다. 

스승은 제자를 특별한 애정의 눈길로 바라보고 제자는 스승을 정신적으로 의지한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누군가가 다른 마음으로 변질된다면, 아니 수도 없이 발전하는 감정 속에서 윤리적인 문제가 없었으니 받아들이기에는 솔직히.. 찝찝하다. 그 감정이 더럽다거나 불쾌하다기 보단 기대를 저버린 느낌이다. 믿고 맡겼는데.. 라는 것에 대한 배신감이랄까..?

그래서 드라마에서 두 사람의 관계를 아주 더럽게 이용하고 소문 역시 안 좋게 나지만.. 내가 부모라도 별로 그런 선생님 밑에서 계속 학원을 다니게 하기엔.. 조심스럽긴하다. 연애가 잘못도 아니고 별일이 아닐수도 있지만 미성년자인 자녀를 맡기기엔 좀 그렇다. 이 학원이 공무원이나 다른 자격증 관련 학원이라면 전혀 문제될 것이없다는 생각이지만 역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사들이라면 왠지 피할 수 있다면.. 굳이라는 생각이다.

학교 VS 학원, 강사 VS 강사

이 드라마는 교육계의 늘 존재하는 화두인 학교와 학원 사이의 간극과 서로의 존재 이유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요즘은 수능 비중을 높인다니 자퇴를 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도 보았다. 이는 우리의 공교육 역시 그저 좋은 대학을 가는 입시학원으로 전락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어차피 대학만 가기 위함이라면 학교에서의 시간은 낭비일뿐이고 학원을 통해서 진학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오히려 현명한 판단이라 여기는 상위권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일면 맞는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여러 연구들을 통해서 나왔지만 부의 척도가 곧 자녀들의 성적으로 이어진다. 이제는 좋은 머리만으로는 피나는 노력만으로는 좋은 대학에 갈 수 없다. 돈이 없으면 결국 또 사회적으로 약자가 대물림 되는 구조의 대한민국이다.

 

나는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일타 강사? 온라인 강의는 불우한 학생들을 생각하면 다행이라고 본다. 생각보다 온라인 강의는 저렴하다. 과외나 대면 학원보다는 압도적으로 저렴하면서 강의의 퀄리티도 높다. 물론 현장 강의가 주는 장점들은 포기해야 하지만 온라인 강의마저 없이 공교육만으로 따라잡기엔 이미 불가능한 현실이다.

입시 온라인 강의 회사에 다닌적이 있다. 물론 실강도 있었다. 선생님들이 얼마나 노력하는지도 보았고 경쟁이 치열한지도 보았다. 그리고 얼마나 더럽고 추잡한 곳인지도 보았다. 드라마가 보여주는 에피소드는 그저 지나가는 일이다. 1년마다 학원의 얼굴이 바뀌고 다른 사람이 나가면 대체자를 영입하는 과정이나 나가고 나면 소문만 무성해지는 현실.. 솔직히 일반회사보다 더 추악한 느낌도 많이 받았다. 1인 독식과 대상이 학생이다 보니 어떻게 이미지를 메이킹을 하냐에 따라 달라지는 평판과 아무리 더러워도 일타라면 용서가 되는 분위기 또한 꽤나 별로다. 물론 대부분 좋은 선생님들이었다는 것은 분명하고 일타 강사가 일타인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현실이, 사회가 썩어서 학생들 마저 고통 받는 대한민국에서.. 학교가 어떻게 학교 답고, 학원이 학원 다울까 싶다.

 

애들 앞세워 점수 앵벌이 하는 제가 나쁩니까?
인질로 잡혀 있는 학생부 앞에워 교권을 참침하는 게 나쁩니까?

 


모든 사진의 출처는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