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국이 싫어서
장르: 드라마
감독: 장건재
출연: 고아성(주계나) | 김우겸(송지명) | 주종혁(박재인)
줄거리
“행복을 찾아 새롭게 시작하기로 했다”
내가 왜 한국을 떠나느냐고?
두 마디로 요약하자면 ‘한국이 싫어서’.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
계나는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좇아 떠나기로 했다.
드는 생각
웅크리고 있는 것이 자연스러웠던..
솔직히 영화의 초반부는 꽤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경기도에서 서울로 대학교를 다녀 본 적이 있다. 취업과는 조금 달랐지만 3시간이 넘는 시간을 길에서 보낸 적이 있다. 그 긴 시간을 보내면 당연히 집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진다. 어쩌면 내가 취업을 했을 때 가장 먼저 고려했던 부분이 거리였는지도 모르겠다. 30분 내의 직장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과거가 생각난다.
주인공은 웅크리고 있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보였다. 추위에 떨면서 웅크리는 모습이나 낯선 곳에서 자신의 몸을 감싸는 모습에 그 마음이 너무 잘 들어났다.
과대평가 하지 않은 행복을 찾지 못했다.
다만 이 영화의 후반부가 너무 아쉬웠다. 영화는 줄곧 행복에 대해 말했다. 하지만 영화의 끝에서 나는 행복을 보지 못했다. 왜 행복이 아닌 회피처럼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공황에서 자연스레 다리를 뻗고 있는 모습에서 행복보다는 불안이 느껴졌다.
행복은 주관적인 것이며 영화에서 말하듯 과대평가 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영화의 마지막과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괴리가 너무 멀어서 영화가 그다지 어떤 위로도 감상도 받지 못하게 되었다.
나는 사실 영화에서 가장 궁금했던건 "박경윤"이었다. 사실 이 영화에 나온 대부분의 청춘들 계나, 지명, 재인, 미나 등 모두 어느 정도의 끈 같은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 행복이 필요한 사람 그리고 나의 시선에서 가장 힘들 것 같은 존재인 박경윤의 결론은 죽음이다. 나는 여기서 이 영화가 개인적으로 절대 좋은 영화가 될 수 없었다.
경윤에게 주어진 실패의 끝은 그저 죽음이라는 게 한국 사회를 비판하고 싶은 의도였는지 알 수 없으나 실패는 곧 죽음이라는 결론은 이 영화가 가지는 지금 시대를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똑같이 비수를 꽂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무엇인가 벗어나고 싶었던? 계나는 다시 해외로 나가는 마무리를 보여준다. 조금은 자유로워진 것, 부모들로 부터 인간과의 관계에서 조금 자유로워졌다고 그것이 행복일까? 그녀가 다시 해외로 나가는 것이 행복이 맞을까? 그냥 한국이 싫은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그녀가 보이는 행보의 끝은 여전히 잘 모르겠다.
그나마 주종혁이 연기한 재인에게서 또 다른 가능성을 보았다. 정말로 한국이 싫어서 떠난 느낌. 그리고 새로운 땅에서 다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한 발 떨어진 모습만을 봤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그는 이제 다시 한국이든 어디든 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영화에서 언급된 추위를 싫어한 펭귄의 내용이 더 나아 보인다.
그래도 파블로는 더 나아가기로 결심했지
파블로는 정차없이 밤낮으로 떠다니다가
결국 하와이처럼 생긴 따뜻한 섬에 도착해.
그렇게 야자수 사이에 해먹을 치고 누워
음료수를 마시면서 한마디를 하지.
다시는 춥지 않을 거예요.
저자의 의견을 제외한 정보 및 사진의 출처는영화진흥위원회입니다.
비슷한 주제의 다른 추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