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침묵의 카드 게임: 친구들은 늘 연결될 방법을 찾아내기 마련이지

[책] 침묵의 카드 게임

두 친구만의 침묵의 대화가 시작된다!

브란웰과 코너는 친구다.

사춘기에 접어들 무렵 브란웰이 갓난아기인 배다른 여동생 니키를 떨어뜨려 의식불명의 상태에 빠뜨렸다는 혐의를 받고 청소년 보호소에 수감된다. 그와 동시에 브란웰은 실어증에 걸리면서 침묵으로 일관하게 된다.

그의 친구인 코너는 브란웰의 결백을 믿는다. 그리고 그와 예전에 함께 이야기했던 한쪽 눈으로 책을 쓴 사람에게서 영감을 얻어 단어가 적힌 카드를 만든다. 

코너는 카드게임을 통해 브란웰의 생각과 마음을 읽어내며, 지목하는 카드에 따라 수사를 시작한다. 두 친구는 침묵의 대화로 주변인들의 탐문을 계속하며, 니키를 식물인간 상태로 만든 범인은 누구이고 브란웰이 실어증에 걸리게 된 비밀은 무엇인지 코너의 수사한다.

청소년 문학  작가 코닉스버그가 보여준 소년들

기본적인 흥미는 니키를 식물인간이 되게 만든 범인, 그 날의 진상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추리물이라는 소재지만 이 책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소년들의 심리상태와 감정을 표현하고 보여주는 방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두 사람이 가가 놓인 상황, 청소년 시기에 예민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부모님의 이혼, 이복형제, 새로운 가족관계의 발생으로 인한 다양한 문제들이 직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런 상황들이 일어날 때 마음을 비출 수 있는 존재인 친구, 그리고 친구의 범행이라고 모두가 의심하고 있음에도 믿어줌과 동시에 사건 해결까지 나서는 모습이 꽤 아름답다는 생각도 들었다.

 

청소년답게? 아주 단순한 방법으로 소통하지만 그 소통의 감정선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알파벳을 가지고 이야기를 쉽게 풀어갈 수도 있으나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감, 감정의 경계에 따라 단어로 대화를 풀어가다 정확한 단어를 알려주는 변화들이 좋았다. 그가 반응을 보일만한 단어를 찾고, 그가 부담을 가질 단어를 빼고 또 자신이 원하는 단어를 강요하는 등의 모습에서 그들의 감정을 볼 수 있다는 점도 꽤 흥미로웠다.

 

사실 스토리의 내용은 간단했고 미스터리함도 크진 않았다. 하지만 두 청소년에 집중하여 가장 큰 조력자도 미스터리의 주인공도 다 그다지 나이가 많지 않은 인물들로 구성했다는 점과 청소년의 범위를 넘어서는 부분에서 적절한 만큼만 개입하고 빠지는 어린들의 형태가 좋았다. 물론 어른인 내가 보기에 그런 것이지만, 어른인 작가가 아이의 감수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좋았다.

 

저는 훌륭한 변호사가 되려는 게 아니에요.
좋은 친구가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