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어쩌면 앞으로도 더 많은 사실이 밝혀질지도 몰라

[책]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 히가시노 게이고

 

한여름 호화 별장지에서 일어난 연속 살인사건. 

자수한 범인은 범행 과정에 대해 입을 다문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자 검증회를 열고, 

그 자리에 휴가 중인 가가 교이치로 형사가 참석한다. 

 

재구성되는 비극 속, 예측하지 못한 진실이 그 정체를 드러낸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건 우연일까, 필연일까.

 

히가시노 게이고의 내가 알던 장점이 녹아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의 매력은 미스터리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현재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다양한 가족 구성원들이 나오고 이 가족들이 각각의 현실의 문제를 담고 있다. 가족들이 가진 문제들은 어쩌면 뻔한 내용들로 비춰질지 모른다. 하지만 그 내용에서는 꽤 깊이 있는 현재를 담고 있다고 느꼈다.

 

먼저 책을 읽는 중간에 김새론님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아저씨를 재밌게 본 사람이자 그의 빠른 성공이 엇나가게 만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던 사람이다. 물론 그렇다고 그에 대한 평가나 옹호, 비판을 어느 곳에도 발설하거나 적은 일은 없다. 타인에 대한 관심도 없고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타인에 대한 거리낌 없고 무자비한 공격이 익명성과 비대면이라는 뒤에 숨에 꽤 폭력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간접적으로 이 댓글이라는 것, 온라인에 떠돌아 다니는 이야기들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담고 있었다. 그리고 청소년 문제나 분륜, 갑과 을 관계, 조건 결혼 등의 지금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면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들이 사건 속에 녹아 있는 부분이 좋았다.

 

미스터리까지 정통으로 잘 담았다.

먼저 이야기를 하면 나는 사건의 전말을 마지막에 가서야 알았다. 여전히 편견과 선입견에 사로잡혀 사리분별을 해내지 못했다. 히가시노 게이고라면 당연히 반전을 두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알고도 당했다고 할 수도 있겠다.

추리소설은 역시나 동기, 흉기, 수법 그리고 범인, 추리를 밝히는 과정이 가장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이 모든 요소에서 흥미롭게 잘 짜여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조금 과한 측면도 아주 살짝 있으나 충분히 받아들일만한 요소들이라고 생각한다. 이 정도 퀄리티의 소설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만족스러웠다.

 

소설은 시작하자마자 다수의 사람들이 죽는다. 그리고 범인 역시 바로 잡힌다. 하지만 범행 수법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다른 범죄 피해자들이자 유가족들이 모여서 범죄 검증회를 연다. 그리고 가가 형사가 참여하게 되어 추리를 하는 주체이자 검증회를 이끌어 가는 사회자로 소설과 검증회를 이끈다. 검증회를 읽으면 나 역시 제 3자적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고민하게 된다. 가가 형사가 흘려주는 힌트들을 생각해보기도 하고 자신만의 추리를 더해보기도 한다. 추리 소설을 읽는 즐거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사건에 대한 전말을 찾아가는 즐거움과 범인과 피해자들 사이의 관계성에 녹아 있는 현실이 돋보였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누군가가 뭔가를 숨기고 있고
그게 사건에 관련된 일이라면
가가씨는 절대로 놓치지 않아.

잘 기억해 둬.

그 사람에게 거짓말은 안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