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언젠가는 괜찮아질 거라고, 언젠가는 슬기로워질 거라고, 그리고 언젠가는... 꼭 슬기롭지 않아도 괜찮다고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제작사: 에그이즈커밍

제작진: 연출 이민수, 극본 김송희

출연진: 정려원, 위하준, 소주연, 김종태, 김정영, 길해연, 서정연

 

소개

지금은 상상조차 어렵겠지만,
율제 99즈에게도 슬기롭지 못한 시절이 있었다.
'설압자' 대신 '서랍장'을 들고 부리나케 뛰어오던,
'베개부터'란 호통에 다급히
'벽에 붙어' 눈만 끔뻑이던 초짜의 시간들.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는 세상에서 가장 반짝인다.
너무도 바보 같아 숨이 넘어갈 때까지 웃다가,
너무도 그리워 눈물이 그렁그렁해지는 이유.
그건 아마 '처음'이었기 때문일 거다.

모두에게 그렇듯 '처음'은 슬기롭지 못하다.
종로율제 산부인과 전공의 1년차
역시... 매우 그렇다.

'죄송합니다'로 시작해서 '죄송합니다'로 끝나는 하루.
누가 나를 찾을까봐 무섭다가도,
아무도 나를 찾지 않으면 금세 자괴감에 빠져 머리를 쥐어박는 하루,
몰라서 괴롭고, 혼나서 아프고,
피땀눈물콧물식은땀 다 흘렸는데도 끝나지 않는 하루.

병원 1년 차 전공의의 삶은
여느 사회 초년생들의 삶과 다를 바 없이
치열하지만 치졸하고 시끄럽지만 시답잖다.

기필코 오늘은 잘하겠단 나와의 약속을 저버린 채,
갓 태어난 아기보다 더 크게 울고,
마취된 환자보다 더 오래 잠드는
미천한 날들을 반성하며

매일 밤 서로에게 할 수 있는 위로라곤
"괜찮아, 너만 못 하는 거 아니야." 뿐.
언젠가는 슬기로워질 날을 꿈꿔 보지만
그날은 멀고도 험난해 보인다.

그럼에도 매일 병원에서 맞이하는 진통과 성장통,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죽음과 고통의 순환 속에
초보 의사들은 환자와 산모, 그리고 아가의 손을 맞잡고 말한다.

언젠가는 괜찮아질 거라고,
언젠가는 슬기로워질 거라고,
그리고 언젠가는... 꼭 슬기롭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저 다음, 또 그 다음, 또...
그 '언젠가는'을 향해
묵묵하게 함께 가자고 말이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의사생활을 꿈꾸는 레지던트들이 입덕부정기를 거쳐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핀오프 드라마

드는 생각

당신의 슬기로움에 감동따위는 없다.

전공의가 힘든 척하는 게 왜이리 역겹게 보이지..?
현실과 드라마의 괴리 때문일까

힘들어하니 사람 더 뽑아준다는데
자기들이 싫다고 난리쳐놓고 힘들다고 징징거리는게 진짜 꼴보기가 싫다.

사람 살리는 직업을 고르면서 환자를 버린 순간,
대한민국 의사들은 더이상 존경이나 존중의 대상이 아니다.

전염병이 창궐해서 가장 힘든 시기에 환자를 볼모로 삼아 파업을 하는 모습에서 이미 그들의 그 집단의 생명력은 끝났다고 생각한다. 그냥 돈에 미쳐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빼앗기기 싫은 집단으로 보인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교권이 무너졌듯 아마 의사들의 권위도 곧 무녀져내리겠구나 싶다. 곧 의사나부랭이같은 말이 떠돌아 다닐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나마 선생님들의 교권은 학생이 아닌 부모님과 사회의 시스템이 무너뜨린 느낌이라면 의들은 스스로 그냥 존경보다는 돈을 선택해서 무너진 느낌이기에 안타까움도 없다. 그저 진짜 의사들이 존재해주길 바랄뿐이다.

 

이제 의사는 선생이 아닌 전문직의 하나의 직종으로 공과 사가 분명한 관계가 되어갈 것이라고 본다. 모든 수술실에는 CCTV가 달리고 그 과정을 환자가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범죄를 일으킨다면 의사 면허는 정지와 취소가 될 것이다. 서로가 생명의 존엄이 아닌 최고의 수술의 기술과 잘못에 대한 철저한 대가관계로 될 가능성이 크다. 의사 손에 생명이 달린 만큼 그들의 성장과 노고를 위해 어느정도 실수를 봐주는 관점에서 이제는 그 생명의 대가만큼 돈을 받아가니 철저한 대가를 치루어야 할 것이다.

 

대학을 입학하자마자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단체 행동에 동조하고 나선 겨우 20살의 예비 의사들의 모습에서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의 인턴들은 그저 추악한 모습으로 보인다.

 

드라마 자체의 매력도 떨어진다.

드라마의 시작에서 이 드라마는 망했구나를 직감했다. 이유는 고윤정에게 초점이 맞춰져서 드라마가 진행되는 모습을 보고 아.. 자신이 없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첫 장면에서 전미도와 김대명 배우님으로 시작되었다. 드라마가 끝났을 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배우가 이 둘이었지만 실제로 처음 시작할 때 인지도는 조정석이나 정경호, 유연석 배우님이 더 높지않았을까 싶다. 그냥 그 첫장면에서 딱 그 드라마의 방향성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산부인과를 선택했다는 점도 좀.. 역겨운 구석이 있다고 해야할까.. 좀 그렇다. 우리가 폭싹 속았수다, 우리들의 블루스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소위 신파를 요소가 많을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그런 드라마가 주신 매력이 있다. 근데 이 드라마는 너무 노골적인데다가 세련미도 떨어지는 게 너무 별로라는 느낌이 들었다.

 

캐릭터에도 솔직히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았다. 아이돌 출신 인턴이나 감정의 공감을 전혀 못하는 존재는 어떤 드라마적 요소를 위한 설정인지도 알 수 없고 중간에 나오는 억지 감동이나 부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감성 자극 부분들이 굉장히 불쾌한 느낌이었다. 뭐 지향점이 바뀐 것일 수도 있지만.. 애매하고 불필요한 장면들이 많아서 드라마의 질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환자들과의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잘 맞물리는 느낌도 아니고 내가 좋아할만한 내용이었던 명은원이나 여주연의 장면도 너무 이상한 템포로 진행된 감이 있다.

 

물론 그럼에도 드라마를 계속 보게하는 힘. 고윤정의 예쁨은 인정이다. 그것만으로도 드라마를 볼만하다는 것 역시.. 인정이다.

 

아름다운 실패와 용감한 포기가 무엇인지 가르쳐주신 그분들 덕분에 
제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사진의 출처는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