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 나한테만 보이는 또 한 겹의 세상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

젤리가 안 보이는 세상은 정말 특별했다.
고요하고 참 편안했다.
모든 색깔이 조화롭고, 모든 모양은 완벽했다.

잠깐이었지만,
정말 행복했다.

나를 계획한 누군가는 결코 없겠지만,
그래도 혹시 있다면 물어보고 싶다.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왜 내게 숨겼나요?

 

제작사: 키이스트

제작진: 연출 이경미, 극본 정세랑

출연진: 정유미, 남주혁, 문소리, 유태오

 

 

소개 & 기획의도

알록달록 젤리가 가득한

한번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세상!

 

"나는 보건교사 안은영이다"

 

아무도 모르게 남을 돕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은영과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인표.

 

특별한 히어로들의 유쾌한 협업이 시작됩니다!

 

 

평범한 이름과 달리 남들 눈에 보이지 않는 '젤리'를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보건교사 안은영이 새로 부임한 고등학교에서 심상치 않은 미스터리를 발견하고, 한문교사 홍인표와 함께 이를 해결해가는 명랑 판타지 드라마다.

 

 

“젤리는 생각과 욕망의 잔여물.
욕망만큼 순수하면서도
오염되기 쉬운 게 없다고 생각했다.
 
달팽이가 지나가면 점액질이 남는 것처럼
생명체의 욕망이 지나고 난 자리에
남아있는 물질을 보는 사람은
어떤 행동을 할까 하는 상상에서 출발했다”

“꼭 죽은 사람들만 보는 건 아니였다. 산 사람들이
더 기분 나쁜 걸 많이 만들어 낸다. 예를 들면, 이 학교에
떠 다니는 공기 가득한 나체의 환영들 같은 것 말이다. 
 
그러니까 결국 은영이 보는 것은 일종의 엑토플라즘,
죽고 산 것들이 뿜어내는 미세하고
아직 입증되지 않은 입자들의 응집체다.
 
미색 젤리 같은 응집체는 종류와 생성 시기에 따라
점성이 달랐다. 죽은 것들은 의외로 잘 뭉치지 않는다.
산 것들이 문제다. ”
 
-   원작도서 [보건교사 안은영] 中

 

 

 

드는 생각

나만 보이는 세상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이 드라마는 내용과 가치관이 아주 비슷하게 불친절하다. 특별한 설명도 없다. 인물들이 어떤 능력을 지녔거나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 충분히 알려주지 않고, 자신이 그냥 하고 싶은 대로 드라마가 진행되는 느낌이다.

 

드라마의 주제?!와 비슷한 느낌이지만, 솔직히 친절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물론 그럴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 만든 드라마일테지만..

 

남들은 보이지 않는 젤리가 보이는 세상,

그런 세상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가야 하나.

 

세상에 젤리(부조리)가 보인다. 그것과 맞설 것인가, 아니면 안 보이는 척 무시하고 살 것인가?

 

안은영은 맞서기를 선택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필사의 노력엔 관심이 없는 듯하다.

싸우기로 했지만, 최선을 다하진 않기로 한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맞서 싸우는 사람을 위해선 최선을 다해 돕는다.

 

소위 안은영은 히어로물의 주인공이지만,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 강인하거나, 비범한 인물이 아니다.

그저 평범하지만, 능력이 부여된 사람일뿐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히어로가 맞다. 주어진 능력을 세상을 지키기 위해 사용하니까.

 

 

극중에 나오는 박혜민은 자신의 운명대로 살기로 한 사람이다.

이렇게 태어났으니, 모른척하고 살 수만은 없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히어로일지라도, 주어진 운명대로 살겠다.

 

 

내가 만난 세상은 생각보다 정의롭지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보다는, 역시 나의 안위만 지키기로 결정하고 살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정의는, 내가 불의가 되지 않는 것 뿐이다.

물론 이미 불의한 인생을 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운명을 실현하며 살아가는 사람을 응원하지만,

너무 애쓰지 않았으면 한다. 피할 수 없는 일이 너무 많으니까.

 

세상 곳곳에 있을 안은영, 당신이 끝까지 칙칙해지지 않길 바란다. 달리는 모험만화 처럼.

이 드라마는 이렇게 응원하고 있다.

 

안 좋은 일이 계속 생길거야, 너도 다칠거고.
그래도 칙칙해지지 말고, 무슨 일이 생겨도.

알면서 피할 수 없는 일을 어쩌겠어,
당해야지.


모든 사진의 출처는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