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작은 아씨들
부자들은 자본으로 리스크를 걸지만
가난한 사람은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걸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어요.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제작진: 연출 김희원, 극본 정서경
출연진: 김고은, 남지현, 박지후, 위하준, 엄지원, 엄기준, 김미숙, 강훈, 전채은, 공민정, 조승연, 박보경, 이민우, 추자현
소개 & 기획의도
젊은이들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듣길 원할까?
사랑도 아니고, 복수도 아니고, 모험도 아니고…
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우리 사회 곳곳에 돈에 대한 이야기가 넘쳐 흐른다.
그런 사회의 영혼은 어떤 모습일까?
돈에 대한 우리들의 욕망은 어디에서 왔을까?
오늘도 우리는 돈에 대해 무슨 말을 하고 무슨 꿈을 꾸었나?
그런 것들을 쓰려고 했다.
[작은 아씨들]은 소녀들에겐 영혼의 책이다.
소녀들은 누구나 자신이
네 자매 중 누구인지 생각하며 성장한다.
책 속의 자매들은 끊임없이 돈과 가난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이 자매들을 현대 한국으로 데리고 와 보고 싶었다.
메그의 현실감과 허영심, 조의 정의감과 공명심,
에이미의 예술감각과 야심은
가난을 어떻게 뚫고 어떻게 성장해 나갈까?
[작은 아씨들]이라고 해서
작고 소박한 이야기로 만들고 싶진 않았다.
자매들의 작고 구체적인 삶의 이야기들 아래에
우리 사회의 거대하고 어두운 이야기가
동시에 흐르게 하고 싶었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자매들은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전진하고 성장한다.
그래서 이야기가 끝났을 때 우리는 아주 높은 곳에선,
커다랗게 성장한 [작은 아씨들]을 만나게 된다.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작으면서도 크고,
낮으면서도 높은 이야기다.
줄거리 & 인물소개
가난하지만 우애 있게 자란 세 자매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부유하고 유력한 가문에 각자의 방식으로 맞서는 이야기의 드라마다.
가난한 집안의 첫째딸.
이 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부리나케 취직해 돈을 벌었다. 돈 세는 걸 좋아해서 건설 회사에서 경리로 일한다.
회사에선 왕따. 남자들한테 좀 인기가 있다고 생각해서 결혼으로 집안을 일으켜 보려고 한 적이 있다. 돈 깨나 있어 보이는 남자를 골라 결혼했는데 허울 좋은 사기꾼인 걸 알게 되어 이혼. 그 때 배운 교훈을 바탕으로 언젠가 성공적으로 재혼하리라는 계획도 있다.
마음 속 가장 깊은 곳에는,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집에서 온 가족 모두 내일 먹을 걱정 없이 보드라운 이불을 덮고 자고 싶다는 꿈을 간직하고 있다.
가난한 집안의 둘째 딸.
어려서부터 열심히 공부했다. 정말 정말 똑똑하면 반에서 가장 가난한 아이가, 반에서 제일 똑똑한 아이로 기억될 수 있으니까. 열심히 공부하고 올바르게 사는 가난한 아이가 성공하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다.
대학에 가서 알았다. 제 아무리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부자 아빠를 둔 친구의 자본 수익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 그래서 기자가 됐다. 기자는 권력 있고 돈 많은 사람 앞에서도 쫄지 않고 당당하게 질문할 수 있으니까.
어떤 사람들은 왜 열심히 사는데도 가난하고 어떤 사람들은 쉽게 부자일까? 아직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가난한 집안의 막내딸.
미술에 놀라운 재능을 가져서 별다른 사교육 없이도 최고의 사립 예고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언니들은 모두 이 아이를 사랑한다. 아이가 아플 때는 밤잠을 자지 않고 번갈아 돌보았고, 허리띠를 졸라 나이키 운동화, 롱패딩, 아이폰 같은 것들을 사주었다.
그렇지만 인혜는 언니들이 주는 것을 편하게 받지 못한다. 야근, 배고픔, 불편함, 굴욕감. 나이키 운동화와 롱패딩이 그런 것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인혜는 자신의 그림으로, 자기가 가진 재능으로 언젠가 이 가족을 떠나고 싶다. 자신의 힘만으로 아름다운 뭔가를 이뤄내고 싶다.
드는 생각
드라마의 초반부를 보면서 너무 놀랐다. 드라마의 색감이 너무 좋아서.. 스토리의 전개가 빠른데 치밀하고 세밀한 느낌을 받아서 너무 좋았다.
흔한 K 드라마와는 자뭇 다른 드라마가 나왔다고 생각했다. 다만 후반부가 조금은 아쉬웠지만 전체적으로 좋은 드라마를 볼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주인공 자매의 연기가 아쉬웠다..
김고은이라는 배우는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래서 인지 너무나 익숙한 연기가 눈에 띄었다. 대사를 칠 때의 특유의 재스처나 억양이 살짝 극의 몰입에 방해되었다. 너무 많이 봐서 오히려 방해가 되어버렸다. 전작들과는 분명히 다른 역할임에도 전작들의 연기가 생각났다. 후반 법정에서도 살짝 아쉬웠던건 나만이었을까..
안타깝게도 남지현이라는 배우도 아쉬웠다. 문제는 맡은 배역이 기자이고 실제 극 중에서도 뉴스에 나오거나 질문을 하는 장면이 많이 나왔으나 발음이 가끔 부정확한 느낌을 받았다. 아나운서 만큼의 딕션은 분명히 기대할 수 없을지라도 맡은 역할은 어느 정도의 발음이 받쳐주어야 하는 장면들이 상당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살짝 보는데 방해가 되었다.
그나마 막내 역할의 박지후님이 제일 무난해 보였다.
대신 이외의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 전반적으로 짧게 출연함에도 임팩트를 보여주는 추자현, 오정세, 김미숙님 등 나머지의 연기는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한다.
작은 아씨들은 제목처럼 고전 문학을 모티브로하여 현대 한국 버전으로 작가가 재해석했다.
스토리는 가난 속에서 자랐지만 서로 다르게 커버린, 아직도 더 상장하고 있는 세 자매가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는 내용이다. 물론 간단한 줄거리 소개로는 이 드라마가 흔한 드라마와 별반 다를게 없어 보이지만 극의 연출도 좋았고 난초를 주된 스토리 전개의 매개물로 삼았다는 점도 굉장한 흥미를 갖게 했다.
무엇보다 빠른 속도감이 좋았다. 지체되는 것 없이 진행되는 스토리가 좋았다. 드라마 속 반전이나 주요 인물들의 사망은 극에 재미를 더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에도 드라마의 복선들을 해결하면서 마무리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솔직히 스토리의 개연성에 대해서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들이 더러있었다. 난초를 받으면 알아서 죽는다거나 계속되는 납치와 풀려나는 방식도 사실 크게 동의하기는 어려웠다. 다른 인물들은 가차없이 죽어나가는 것에 비해서 주인공들은 계속 납치를 당하는데 K 드라마 주인공 답게 절대 죽지 않는다. 문제 해결 방법도 뉴스를 통한 폭로에 집착하는 한계를 보인다. 바이든/날리면으로도 기사가 왜곡되는 현실에서 단순한 폭로성 뉴스로는 문제가 해결도 되지 않는 현실을 살고 있기에 드라마가 끝나도 그다지 개운한 맛은 없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드라마는 보이는 화려함도 좋지만 대사도 꽤 좋았다고 생각한다. 가난하기에 뼈도 많이 맞았지만.. 가난을 아는 나에게는 꽤 공감가는 상황들과 대사들이 많았다. 그리고 지금 형편이 조금 나은 상황이 되어서야 느끼는 것들 역시도 대사 속에서 나의 생각과 많이 닿아 있어 조금 놀라기도 했다. 내 생각이 지극히 당연한 것이어서 그런건지 작가와 비슷해서 인지 모르겠지만 너무 닮아 있었다.
가난과 돈, 세상의 타락과 부자들의 이치.
현실에 가깝지만 너무 진절머리가 나는 이야기들이다. 돈 보다 중요한 것이 많다고 하지만 돈이 없으면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세상이다. 가난 속에서 살지만 우애가 깊은 자매들.
드라마가 끝날 때 세자매는 소위 부자가 되어있다. 그리고 세 자매는 뿔뿔이 흩어진다. 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우애는 있지만 세 사람이 마주 앉아 밥한끼 먹는 장면을 볼 수 없다. 그저 돈만 나누면 우애가 깊다는 것처럼 느껴진다. 여유가 있다면 그저 돈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인데 세 자매의 우애까지 의심이 가는 마지막이다. 이 드라마는 기획의도에서 드라마가 끝날 때 아주 높은 곳에서 성장한 작은 아씨들을 만날 수 있을거라 했다. 근데 왜 나는 그다지 그녀들이 서 있는 곳이 높아 보이지 않을까. 결국 재대로 된 해명도 없이 돈만 남아서 그런 생각이 드는 듯 싶다. 죽으면 그뿐인가. 많은 일들을 겪었고 성장은 했지만 왜인지 계좌 잔고 말고는 그녀들이 그다지 높아보이지 않는건 나의 염세주의적 시각 때문일까..
세상 그 어떤 것도 돈보다 신성하지 않다.
모든 사진의 출처는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