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유령
나라 팔아 먹은 사람들은 그렇게 다치지 않거든요
지키려는 쪽만 다치지
장르: 액션
감독: 이해영
출연: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 김동희, 이솜, 이주영, 김종수, 비비
줄거리
“유령에게 고함. 작전을 시작한다”
1933년, 일제강점기 경성. 항일조직 ‘흑색단’의 스파이인 ‘유령’이 비밀리에 활약하고 있다.
새로 부임한 경호대장 카이토는 ‘흑색단’의 총독 암살 시도를 막기 위해
조선총독부 내의 ‘유령’을 잡으려는 덫을 친다.
영문도 모른 채, ‘유령’으로 의심받고 벼랑 끝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
총독부 통신과 감독관 쥰지, 암호문 기록 담당 차경, 정무총감 비서 유리코,
암호 해독 담당 천계장, 통신과 직원 백호.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하루 뿐.
기필코 살아나가 동지들을 구하고 총독 암살 작전을 성공시켜야 하는 ‘유령’과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이들 사이, 의심과 경계는 점점 짙어지는데…
과연 ‘유령’은 작전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성공할 때까지 멈춰서는 안 된다”
드는 생각
한가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이 영화는 추리물이 아니다. 나는 영화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찾아보고 나서 영화를 보지 않는다. 대부분 영화를 먼저 보고 나의 생각을 정리 한 뒤에 영화 정보나 평가들을 찾아본다. 이유는 선입견을 갖는 게 싫어서고 그 다음은 내가 본 시각이 감독이 의도한 것이 맞는지 궁금해서이다. 그래서 가끔 영화를 오해하고 보게 되는 데 이 영화가 그랬다.
유령은 추리 영화인줄 알았으나... 액션 영화, 애국심을 고취하려는 항일 영화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어찌 되었든 영화를 찾아보지 않고 보아서.. 추리 영화를 보려다가 항일 영화를 보았다.
차라리 항일 영화라고 생각하고 보았다면 그나마 평가가 후해졌을텐데.. 추리 영화라고 생각하고 보아서.. 영화가 솔직히 별로였다. 원작 소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연출과 구성이.. 상당히 아쉽다.
영화의 설정 자체는 정말 좋았다고 생각했다. 누군가 조선총독 육군대장을 암살하려 하고 그 범인을 밝히기 위해 밀폐 된 공간에 용의자들을 몰아 넣는다. 그리고 그 안에서 범인을 찾아 내는 설정은 밀폐 된 장소에 용의자들을 불러 모으고 벌어진 사건의 해결이라는 진부하면서도 너무 좋은 추리 요소를 가지고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굳이.. 범인을 보여주고 시작한다. 범인이 이미 드러난 상태에서 영화가 시작하니 밀폐된 공간과 벌어진 사건 따위는 이제 전혀 흥미요소가 아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추리가 아닌 탈출 장르의 영화가 되고 다시 항일 독립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영화가 된다.
뭐 영화의 장르는 그렇다고 할지라도.. 일단 벌어지는 사건.. 조선총독 육군대장을 테러하는 장면이 너무 허술하다. 특히 도망치는 장면은 정말 허접해서 당황스러울 정도다.
그리고 용의자들이 모이는 장소는 추리물의 전형인 절벽 위의 저택으로 골랐다. 하지만 장소의 CG가 정말 형편없다. 아바타까지 본 관객들에게 몇 분 나오지도 않는 절벽 아래 흐르는 물과 화면에서 튀는 빛의 이질감은 다시 한번 실망감을 준다. 추리물의 미장센을 사용해놓고 엉망으로 꾸몄다.
어차피 그다지도 잘 만들 자신이 없었다면 굳이 저런 장소들을 선택하지 않는 편이 나았을거라 본다.
캐릭터들도 애매하다. 항일의식, 애국심 같은 것들을 고취시켜려는 것은 알겠으나, 인물들이 영화에 녹아들지 않는다. 극중에서 부여받은 성격이 역시 너무 애매했다. 용의자로 불려온 인물들 중 남자 캐릭터 2명은 왜 왔는지도 모르겠을 만큼 매력도 비중도 떨어졌다. 그저 가족을 외치기만 하면 인물의 특징이 생긴다고 보는 것인지.. 난감하다.
항일 영화가 목적이라 일부러 코미디 요소를 배제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덕분에 더 지루하게 느껴졌다. 그나마 욕이라도 하고 미친년처럼 행동하는 박소담이 있어서 다행인 느낌이었다. 나머지 캐릭터들은 솔직히 어떤 영감을 주지는 못했다.
또 중간중간에 섞은 일본어는 현실성은 높였을지 몰라도 불편함만 키웠다고 생각한다. 굳이 한국말을 사용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장면들도 일본어로 대사를 하고 자막을 봐야했다.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싶었다면 목소리로 들려주는 게 더 나았을 거라 생각한다.
꽤 괜찮은 요소들을 가지고 시작해도 엉성하게 완성된다면 결국 유령처럼 사라져 버릴 영화가 될 것이다.
본인이 유령이 아니라는 걸 스스로 증명해야 할 겁니다
저자의 의견을 제외한 정보 및 사진의 출처는 Daum & NAVER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