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이거만 있으면 알 수 없는 게 하나도 없어요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당신의 스마트폰으로 누군가 당신인 척하고 있다

 

장르: 스릴러

감독: 김태준

출연: 천우희, 임시완, 김희원, 박호산, 김예원, 오현경

 

 

줄거리

회사원 ‘나미’(천우희)는 퇴근길,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스마트폰을 잃어버린다. 
스마트폰을 주운 ‘준영’(임시완)은 ‘나미’의 폰에 스파이웨어를 설치한 뒤 돌려준다. 
‘나미’의 스마트폰으로 취미, 취향, 직업, 동선, 경제력, 인간관계 등 
‘나미’의 모든 것을 알아낸 ‘준영’은 정체를 숨긴 채, ‘나미’에게 접근한다. 

한편, 살인 사건을 쫓는 형사 ‘지만’(김희원)은 사건 현장에서 아들 ‘준영’의 흔적을 발견하고, 그가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직감으로 ‘준영’을 몰래 조사하기 시작한다.
스마트폰을 찾았다는 기쁨도 잠시, 
그날 이후 ‘나미’의 평범했던 일상은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데…

단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내 모든 일상이 무너진다!

 

 

드는 생각

지루하지 않아 좋았다. 그간 본 넷플릭스 영화 중 상당히 좋은 편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소설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한국에 맞게 바뀐 설정들도 좋았다고 본다. 현실적으로 다가왔다고 해야 할까.. 남의 일이 아닌 실제 우리의 일처럼 느껴졌다.

 

원작소설을 보지 않아 정확한 내용과 전하고자 하는 것을 잘 알지 못하지만 일본의 영화보다는 이번 한국 버전이 훨씬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일본 영화는 더 많은 내용들을 담고 싶어 한 듯하나 실제 범인이 현실성이 떨어져 보였다. 또 더 많은 것을 꼬아서 엮어 놓았지만 실패한 느낌이다. 배우들의 비주얼적인 부분은 일본판도 좋았지만 연기는 한국 버전이 월등히 낫다. 감성이 맞지 않은 것일 수 있으나 객관적으로 한국 버전이 더 깔끔하고 좋지 않았나 싶다.

 

한국의 영화는 평범한 여자가 주인공이다. 내가 아는 사람, 나이기도 하고 너이기도 하고 주변에 분명히 존재할 것 같은 사람을 주인공으로 잡았다. 그리고 단순히 범죄에 대상이 되는 연약하고 나약한 느낌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려고 칼을 소지하고 다닌 다든지 적극적인 모습으로 경찰과 사건을 해결하려는 모습 등 대상은 되었을지 몰라도 그저 당하는 존재처럼 보이지 않아 좋았다. 물론 그럼에도 잔인한 범죄 앞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좋은 캐릭터였다고 생각한다. 연기한 천우희 역시 좋았다고 생각한다.

 

임시완이 연기한 사이코?도 현실성과 개연성은 떨어질지 몰라도 연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좋았다고 생각한다. 극 중 여자 주인공의 아버지가 느낌이 이상한 남자라는 것을 느낄 만큼,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느낄 만큼 싸한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범죄의 성공을 위해 보이는 친절함과 말끔함이 좋았다. 의외로? 이런 연기에 두각을 보이는 배우가 아닌가 싶다.

 

영화적 연출에는 스마트폰으로 보여지는 화면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부분이 상당히 좋았다. 영화화면이 아닌 스마트 폰으로 비치는 사람의 모습을 담는 연출이 긴장감과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더 잘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말 그대로 스마트 폰 하나를 떨어뜨렸다는 이유만으로 범죄의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그 스마트 폰 하나가 얼마나 많은 우리의 인생을 담고 있는지 보여주었다. 과거와 현재를 알 수 있고 미래를 만들어 내었다. 카메라는 눈이 되고 마이크는 귀가 되어 나를 누군가에게 그대로 노출시키고 있는 지금의 시대를 보여주었다.

 

범죄 자체도 섬뜩하지만 이 스마트폰 하나를 가졌을 때 노출되는 내가 더 섬뜩하다고 느껴질 정도 였다. 주인공이 범인과 마주하여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순간보다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인생이 꼬여가고 내 인생이 망쳐지는 순간이 더 공포처럼 다가왔다. 그리고 그러한 일들이 아주 단시간에 가능하다는 것이 납득되었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이 더 좋은 여운을 가지게 하여서 좋았다. 정확한 해석인지 알 수 없으나 우리가 범죄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다지 의식을 가지고 하고 있지 않은 행위, 그저 자신만을 생각하고 타인에 대한 존중이 없는 태도가 누군가에겐 범죄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무엇인가 인증샷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범죄에 노출될 수도 있고, 또 누군가의 인생을 침해하고 있을 수 있다.

 

내가 네 폰을 주웠으니까

 


저자의 의견을 제외한 정보 및 사진의 출처는 Daum & NAVER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