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성스러운 거미: 의무를 행하는 기쁨이지 개인적 쾌락은 아니었소

 

[영화] 성스러운 거미

부정한 짓을 저지른 나쁜 여자들이었어
죽어 마땅해

 

장르: 범죄, 스릴러

감독: 알리 아바시

출연: 자르 아미르 에브라히미, 메흐디 바제스타니, 아라쉬 아쉬티아니, 포로우잔 잠시드네자드, 마스바 탈레브

 

 

줄거리

‘순교자의 땅’이라는 뜻을 가진 
이란 최대의 종교도시, 마슈하드 

그곳에서 1년 사이 16명의 여성을 살해한 
연쇄 살인마 ‘거미’는 자신의 범행과 시체 유기 장소를
직접 언론에 제보하는 대담한 행동을 이어간다.

살인마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여론이 일고
정부와 경찰마저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는 가운데
여성 저널리스트 ‘라히미’만이 홀로 살인마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그의 뒤를 쫓는데…

 

 

드는 생각

가장 존엄한 가치이자, 가장 폭력적인 종교적 신념

솔직히 이슬람 국가에 대한 상식과 지식이 부족하여 잘 알지 못하지만 성적인 문화에 대해 굉장히 보수적이라는 것 정도만 안다. 그러한 나라에서 소위 성매매 여성이 범죄의 대상이 되어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난다. 하지만 경찰에서도 범인을 찾는데 그다지 힘을 쓰지 않는다. 오히려 범인이 문란한 여자들을 처리하며 정의를 세우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보여준다.

 

영화의 초반부 범인이 누구인지 잠깐 고민하다가 사건이 어떻게 해결될지가 궁금했다. 하지만 범인이 잡히는 과정이 그 나라의 사정을 잘 알지 못해 현실적으로 표현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솔직히 분노를 유발한다. 하지만 이 영화가 더 분노하게 만드는 지점은 범인을 잡은 뒤에 이어진다.

 

연쇄살인마가 잡혔지만 성매매 여성을 대상으로 범죄를 했다며 그를 영웅시 하는 사람들이 있다. 살인 보다 성적인 타락이 더 중범죄라고 여기는 그의 신념에 동조하거나 오히려 응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이 가진 가치관이 솔직히 섬뜩했다. 부모마저도 잘 죽었다고 하는 장면은 그러한 사회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단적인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목숨보다도 연쇄살인보다도 앞선 것을 내세우는데 그것이 용인되는 사회라면 이미 사이비 종교가 지배하는 세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보통의 정상적인 종교의 신념이라면 거룩하거나 지엄한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종교의 모든 신념에는 인간의 존엄이 깔려 있어야 한다. 어떠한 종교의 신념도 인간의 살인 행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이 영화는 사회 자체가 모순을 가지고 있는 점을 꼬집는다.

 

영화의 마지막, 역시 가장 섬뜩한 것은 되풀이 되는 것이다.

연쇄살인범의 아들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마무리 된다. 사실 영화의 마지막은 법정에서 내려지는 판결과 범죄에 대한 처벌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는 한 발 더 나간 모습을 보여준다.

이미 모든 결과가 정해지고 끝이라 생각했지만 끝이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영화는 지금의 이 사회에 미래가 없다는 경각심을 주면서 마무리 된다. 어떠한 미사여구가 들어 멘트보다도 강력한 마지막이 아닌가 싶었다.

 

그 일을 이어 가란 말을 여러 사람한테 들었어요.

그래서 두고 보자고 했죠.

 


저자의 의견을 제외한 정보 및 사진의 출처는 Daum & NAVER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