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청춘시대: 좋아하지 마요, 누가 나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약해져요

 

[드라마] 청춘시대

어딘가를 가려고 하니까 길을 잃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목표같은 걸 세우니까 힘든 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오래 같은 자리에 있어도 길을 잃나 보다

 

제작사: 드림이앤엠, 드라마하우스

제작진: 연출 이태곤 / 김상호, 극본 박연선

출연진: 한예리, 한승연, 박은빈, 류화영, 박혜수, 윤박, 최덕문, 지일주, 신현수, 임성민, 윤종훈

 

 

소개 & 기획의도

소통도 소통이 되나요?
2박 3일 여행을 하고 돌아오던 버스 안이었다. 피곤했다.
내리기 위해 서 있다가 나도 모르게 배낭으로 앉아있는 여학생의 머리를 쳤나 보다.

“에이 시X”

악의에 찬 한마디였다. 순간 적의가 솟구쳤다.
소심한 탓에 못들은 척 했지만 속으로 저주를 퍼부었다.
나에게 그 여학생은 단연코 나쁜 년이었다. 그 여학생에게 나도 나쁜 년이었을 게다.
나중에 생각했다. 그 여학생이 ‘가방이 날 쳤어요.’ 라고 말했더라면, 나는 굉장히
미안했을 것이다. ‘에이 시X’ 이라고 그녀가 말했을 때 ‘미안해요. 친 줄 몰랐어요.’
한마디 했다면 그녀 역시 미안해했을 것이다. 나라면 분명 그랬을 테니까.

소통은 상대가 나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때 가능해진다.
오늘 나를 두렵게 한 사람 역시, 나만큼의 도덕성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나만큼 부끄러움을 타고, 나만큼 용기가 없어서 친절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특별한 사람들끼리의 소통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끼리의 소통 말이다.
소통 하지 않으면 공감은 일어나지 않는다. 공감이 없다면 치유도 없다.
치유되지 않은 상처는 곪아갈 뿐이다.

 

 

줄거리 & 인물소개

외모부터 성격, 전공, 남자 취향, 연애 스타일까지 모두 다른 5명의 매력적인 여대생이 셰어하우스에 모여 살며 벌어지는 유쾌하고 발랄한 청춘 동거 드라마다.

 

 

생계형 철의 여인,


나이 : 28세 “나는 이제 곧 아는 귀신이 생길 거야”

스물 여덟이지만 아직 졸업반, 아니 겨우 졸업반까지 왔다. 등록금 때문에 휴학이 잦았다. 과외, 레스토랑 서빙이 끝나면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한다. 흔히들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고 돈이 없으면 시간이 없다고 하지만 시간이 없어서 돈이 없고 돈이 없어 시간마저 벌지 못하는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저 견딜 뿐이다.

시간을 견딘 대가로 받는 건 140만 원 정도. 이마저도 학자금 대출을 갚고 방세, 공과금, 교통비, 통신비 등 생활비를 털고 나면 최소 생계비만 남는데. 일주일에 딱 한번 4캔에 만 원짜리 편의점 맥주를 마시는 게 유일한 사치다.

마지막으로 옷을 산 기억도 없고 올이 풀린 속옷을 입는다고 해서 여자임을 포기한 건 아니다. 애써 외면하려 해도 불쑥불쑥 마주쳐오는 재완의 두 눈을 피할 수 없을 때도 있다. 연애란 사치인 걸 잘 안다. 하지만 가끔은 재완에게 기대고 싶다.

사고로 6년 째 식물인간 상태인 남동생이 있다.
그리고 그가 내일 당장이라도 깨어날 것처럼 지극정성으로 간호하는 어머니도 있다. 하지만 병원비를, 그런 가족을 감당할 수 없었다. 불행에 잡아 먹힐 것 같았기에.
어쩌면 지원이 본다는 <벨 에포크>의 귀신이 남동생 수명일지도 모른다.
스스로 가족을 버린 죄를 묻기 위해 찾아온 동생의 영혼일지도.

 

 

연애 호구,


나이 : 22세 “내가 아는 귀신은… 나였나?”

요리 보고 조리 봐도 사랑스러운, 러블리함의 현신이라고나 할까.
지금처럼 외모가 완성되기까지 피나는 노력을 했다. 고3때 63키로까지 나갔다가
대학 들어가자마자 이 악물고 48키로까지 뺐다.
빼는 것보다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10년째 금욕 중인 만년 다이어터.

두영과 2년째 연애 중. 자취하는 두영의 오피스텔에 수시로 드나들며 살뜰히 두영을 내조한다. 첫사랑도 두영이고 두영이 끝사랑이라 철썩같이 믿고 있다. 흔히들 먼저 좋아하고 더 많이 표현하면 지는 거라 말하지만 지는 게 이기는 거라고, 그게 바로 사랑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 사랑이 두영 마저 변화시킬 것이라 생각하는 헛똑똑이.

두영의 말 한마디에, 손끝 하나에 울고 웃는 자신과 이 남자, 저 남자 자유롭게 만나는 이나를 자주 비교한다. 말로는 열등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곤 하지만 여러 남자 돌려가며 만나는 이나를 공개적으로 비난한다.

 

 

여자 신동엽,


나이 : 22세 “야, 너 뒤에 귀신 있다?”

똑똑하고 당차고 정의롭기까지 하다. 이래 봬도 성적 장학금에 학보사 장학금까지 받고 있는 청년 인재. 어디 가서 얼굴로 빠져 본 적 없고, 말빨로 기 죽어 본 적 없다.
성격 좋아, 머리 좋아, 음주가무 음담패설에 능수능란한데.

그런데 당최 남자가 붙질 않는다! 팅이란 팅은 다 해보는데 성의가 무안하게 남자들이
다 튕겨져 나간다. 무려 성공률 제로. 하나 같이 재밌고 좋다며, 배꼽을 잡고 깔깔대놓고 그냥 친구로 남고 싶다는 남자들을 멱살을 잡고 물어보고 싶다.
대체 처녀 딱지는 어떻게 떼는거냐고!

어느 날 갑자기 귀신이 보인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처녀 귀신으로 늙어 죽게 하시는 건가!

 

 

외모 센터,


나이 : 24세 “나는 저 귀신 대신 살아남았어”

길거리 지나갈 때 마다 고갤 돌리는 남자들, 내리 꽂히는 그 뜨거운 시선 때문에 선글라스를 벗을 수 없는 환상적인 미모, 몸매의 소유자.
머리 좋은 사람이 머리 좋은 걸로 먹고 살고, 운동 잘 하는 사람이 운동 잘 하는 걸로
먹고 사는 것처럼 몸 좋아 몸으로 먹고 산다.

현재 세 명의 애인과 사귀고 있다. 어차피 아등바등 살아봤자 재벌 되는 사람 따로 있고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사람 따로 있다면 굳이 어렵게 살 필요 없지 않나.
힘들게 산다고 해서 제대로 살게 되는 것 아니고 쉽게 산다고 해서 인생을 모르진 않는 법. 인생 뭐 있나. 가다 보면 지름길도 좀 타고 언덕길엔 쉬어가고 그러는 거지.

혼자 자면 악몽을 꾼다. 검은 물 밑에서 고양인지 사람인지 귀신인지 모를 두 눈이
쳐다 보는 꿈. 지원이 본다는 귀신의 정체가 그 눈동자일까.

 

 

소심이,


나이 : 20세 “내가 아는 귀신은 아버지다”

젖살도 채 안 빠진 싱싱한 스무 살. 스무 살이 되면 어른이 돼있을 줄 알았는데 서울에서 맞이한 스무 살은 고난의 연속이다. 쌀쌀 맞은 하우스메이트 언니들 틈바구니에서 위축되고 신입생 OT를 안 갔더니 수업에 아는 친구도 없고. 말 한마디 못하고 속만 썩는데. 하필이면 윤종열이라는 복학생 선배가 자꾸 따라다니며 괴롭히기까지 한다.
서울살이가 원래 이렇게 서러운 건가.

마냥 소심이처럼 보이지만 집에선 속 깊고 든든한 맏딸. 소녀 같은 엄마가 두 번이나 비극을 겪고도 지금처럼 살 수 있게 든든히 곁을 지켰다. 새아빠 과수원에서 새까맣게 그을리고도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는 엄마를 보며 행복해 보여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봉활 다녀온 지원 선배가 뜬금없이 귀신이 보인다고 했을 때 심장이 내려 앉았다.
설마. 다른 사람 눈에도 그 귀신이 보이는 건가.

 

 

드는 생각

지금은 30대가 되어버렸지만 20대에 이 드라마를 볼 때, 여자들의 이야기였지만 생각보다 공감되는 부분들도 제법있었다. 연애이야기나 취업에 관한 이야기, 인간관계 등 꽤 비슷한 고민을 하던 부분들이 많았다. 물론 지금은 사회 생활을 배우고 또 다시 사회에서의 인간관계를 배우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20대에는 그에 맞는 고민들이 잘 녹아져 있는 드라마였다고 생각한다.

 

드라마는 여자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꽤 적나라한 표현들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처음 드라마를 볼 때 신선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청춘을 내세우고 창녀나 음기, 양기, 매춘 같은 단어들을 쓰는 대사들이 제법있었다. 물론 실제 생활에서 그다지 썼던 적은 없었던것 같지만.. 현실적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던 드라마였다고 생각한다.

 

보통 청춘물이라면 힘든 와중에도 극복하는 성장물 혹은 캔디 같은 여주인공을 내세워서 위기의 상황을 벗어나게 해줄 남자를 등장시키는 드라마거나 연애에 집중 혹은 취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이 드라마는 현실에 꽤 많이 존재하는 실제 청춘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주력했다고 생각한다.

 

제일 평범해 보이는 유은재의 시선으로 다양한 극한상황?!에 놓여 있는 다른 하우스 메이트들을 바라보고 그들의 인생일 보여준다. 물론 그런 유은재 마저 가지고 있는 상처와 비밀은 있다.

 

20대의 그저 행복하기만하고 찬란할 것 같기만한 인물들이지만 그 속에 저마다의 아픔을 하나씩 가지고 있어 그저 가볍게만 보이지도 그렇다고 청춘들의 싱그러움이 묻히지도 않는 밸런스가 잘 맞는 드라마였다고 생각한다.

 

볼품도 없으면서 날 초라하게 만들어서 싫어,
질투나게 만들어서 싫어,
너처럼 되고 싶은데 너처럼 될 수 없으니까
미워하는 수밖에 없어

그래서 냄새가 나는 거야
내 질투에서는 썩은 내가 나

 


모든 사진의 출처는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