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눈이 부시게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제작사: 드라마하우스
제작진: 연출 김석윤, 극본 이남규 / 김수진
출연진: 김혜자, 한지민, 남주혁, 손호준, 안내상, 이정은, 김희원, 김가은, 송상은
소개 & 기획의도
시간이란 무엇일까?
왜 사람들은 같은 시간 속에서도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여기,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채 써보지도 못하고 빼앗겨 노인이 되어버린 25세의 억울한 여자가 있다.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스스로 내던져 버리고 하루빨리 늙어 세상을 떠나고 싶어하는 26세의 남자가 있다.
시간을 주무르는 능력을 가졌음에도, 시간 앞에서 아등바등 거리기만 한 여자.
누구보다 찬란한 시간을 가졌음에도, 시간 앞에서 무기력하기만 한 남자.
같은 시간 속에 살아가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지닌 그들을 통해 시간의 의미를 다시 그려보고자 한다.
줄거리 & 인물소개
주어진 시간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여자와 누구보다 찬란한 순간을 스스로 내던지고 무기력한 삶을 사는 남자, 같은 시간 속에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두 남녀의 시간 이탈 로맨스 드라마다.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뿐?인 무능력한 취준생,
성실한 아버지와 자상한 어머니 밑에서 긍정적이고 배려심있게 성장했다는 자기소개서 첫 줄처럼, 어쩌면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 25세 젊은이. 철없다는 소릴 들을 정도로 밝고 명랑하다. 불의를 보면 못 참는 걸크러시한 면모도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제 주제를 잘 파악한다는 것.
지극히 평범한 그녀지만 단 한 가지 특별한 것이 있다면, 바로 또래보다 조금 ‘나이들어 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노안’을 갖게 된 것은 아빠의 택시를 타고 가족들과 바다로 놀러갔던 그 날, 모래사장에서 우연히 ‘시계’를 줍게 되면서 부터였다. 시계바늘을 돌리면 시간을 되돌려주는 신비한 시계는 혜자를 ‘시간 능력자’로 만들어주었다. 혜자는 아침에 5분 더 자기 위해, 쪽지시험을 다시 보기위해 시계를 돌렸고, 시계는 그만큼 혜자의 시간을 남들보다 빨리 흐르게 만들었다.
처음엔 선택받은 히어로인가 싶었지만, 제 주제를 잘 파악하는 게 장점인 만큼 스스로 그 정도는 아니다 싶어 고심하던 그때, 집에 놀러온 오빠친구들의 “니네 동생 목소리 죽인다” 라는 말에 꽂혀 ‘아나운서지망생’이 되었다. 하지만 현실은... 졸업반이 되도록 마이크 한 번 제대로 못 잡아본 화석선배. 신문방송학과에 들어가 대학교 방송국 아나운서가 된 것까지는 딱 좋았는데... 면접은커녕, 1차 서류부터 광탈! 아나운서는 목소리 하나 예쁜 걸로는 턱없이 부족했고, 그 예쁜 목소리도 같은 꿈을 꾸는 이들 사이에선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런.데. 대학교방송국 연합MT에서 만난 그 사람, 이준하는 정반대의 사람이었다. 입학하자마자 교내 방송국에 들어와 신입생 최초로 메인앵커자리에 앉은 것은 고사하고, 탈인간급 스펙에 준수한 외모, 세상 여자 대학살 수준의 꿀보이스 까지 가졌다는 전설의 소유자. 여자애들은 모두 그 애에게 잘 보이려 틈만 나면 애정공세를 펼쳤지만, 혜자는 잘 알고 있었다. ‘완벽한 남자는 절대 나와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러나 세상에 ‘절대’라는 법칙은 없다는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계속해서 그 애와 부딪혔다. 포장마차에서 우동을 먹다 만나도, 동네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만나도, 준하를 만날 때면 꼭 시계를 사용하는 기분이 들었다. 가지런한 미소와 함께 날리는 팩트폭행에 마치 시간을 돌릴 때처럼, 혈압이 올라가고 주름살이 늘어날 것만 같았으니까.
늘 동네어귀에 앉아 둘을 지켜보던 할아버지는 이상한 소리를 해댄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더니 둘 다 홀딱 젖는 줄 모르네!’라고... 할아버지 말대로 가랑비에 젖었던 건지, 준하를 만나며 조금씩 촉촉한 기분이 들 때쯤... 혜자의 인생에 가랑비가 아닌, 강력한 허리케인이 찾아오고야 말았다.
드는 생각
너무나 애틋해서, 스스로가 애틋해서 눈물이 나는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의 내용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특별한 시계를 가지게 되었지만 그 시계를 돌린 만큼 빠르게 늙어버린 주인공의 이야기다.
25세라는 나이에서 자신의 아버지의 엄마 나이가 되버린 혜자다.처음에는 슬픔이 가득했던 것 같은데 왠지 점차 적응해간다. 그리고 오히려 다른 가족들을 더 걱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드라마는 보고 있으면 왠지 위로가 된다.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되지 못하고 이미 나이를 먹어 끝나버린 인생.
노력해서 무엇인가를 이루고 달라진 삶이 아닌 아무것도 되지 못했지만
죽음이 가까워져 무엇을 굳이 이루지 않아도 되는 나이가 되어 조금은 홀가분해보이기도 편해 보이기도 하다.
이런 혜자의 주변에 나오는 인물들도 죄다 실패한 사람들이다. 아버지 중국집에서 배달일을 하면서 그다지 하고 싶은 것 없는 사람. 인터넷 방송으로 돈을 벌기 위해 이것저것 하지만 그다지 성과가 없고 삼겹살 하나에 눈물을 흘리고 목숨을 거는 사람이 있다. 특히 가수 지망생 친구의 장면에서 현실이 너무 적나라하게 보였다. 기획사 소속 가수 지망생이지만 아무도 봐주지 않는다. 자신의 노래를 듣고 욕을 해줘서 고맙다고,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서 괜히 나까지 짠하다.
나 역시 앞으로 내 인생에서 남들이 인정해 줄 만한 성공이 있을까 싶다. 아마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내 인생이 싫다는 것도 내가 밉다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나는 왠지 내가 애틋하다. 나를 사랑한다든지, 나를 자랑스럽게 여긴다든지 하는 감정보다는 애틋함. 그게 내가 요즘 가장 크게 느끼는 나에 대한 감정이다.
나는 내가 너무 애틋하거든
나란 애가 제발 좀 잘됐으면 좋겠는데
근데 애가 또 좀 후져
모든 사진의 출처는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