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연인: 몹시 그리워 하고 사랑한 연인

 

[드라마] 연인

알고 믿든,
믿지 않든,
누군가는 알아야지

 

제작: MBC 9아토 

제작진: 연출 김성용 / 이한준 / 천수진, 극본 황진영

출연진: 남궁민, 안은진, 이학주, 이다인, 김윤우, 이청아

 

 

소개 & 기획의도

내 인생에 사랑은 없다, 당당하게 비혼을 선언한 사내가
내 남자는 내 손으로 쟁취하리라,
야심차게 선언한 여인을 만나 벼락같은 (짝)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때는 병자년,
조선이 청군의 말굽에 짓밟히는 병화를 겪으며
여자의 운명이 급류에 휘말려 떠밀려가고,
흘러가는 여인 따라,
사내의 운명도 걷잡을 수 없이 휘청거린다.

세상 모든 일에 자신만만했으나
자신이 사랑에 빠지면 어떻게 변하는지도 몰랐던
어리석은 사내,
세상 모든 사내의 마음을 사로잡고서도
자신이 진짜 연모하는 사람이 누군지 깨닫지 못했던
어리석은 여인.

사랑에 한없이 어리석었던 이 사내와 여인,
과연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아니, 살아남을 수 있을까?

 

 

줄거리 & 인물소개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역사멜로 드라마다.

 

 

어느 날 갑자기 능군리에 나타난 미스터리한 사내,

거죽은 양반인데, 대놓고 재물을 탐하는 것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되려 고귀한 선비들을 조롱하며 화를 돋구더니, 또 갑작스레 알 수 없는 슬픔에 잠겨 말문이 막히게 하는... 해서 진짜 본모습이 뭔지 자꾸만 헷갈리게 하는, 요상 복잡한 사내.

기실, 장현은 오래전 ‘그 날’ 이후, 인생사를 매우 심플하게 정리했다.
태어났으니 사는 것뿐, 인생의 그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게 된 것.
해서 장현은 삶의 목적이니 소명 따위, 진지한 유생들에게 던져주고, 자신은 그저 절친 량음과 농담 따먹기나 하고, 꿀 바른 대추나 주워 먹으며 쉬엄쉬엄 건성건성 인생을 살다 갈 생각이었다.
길채를 만나기 전까지.

나의 벗 량음이 말하길, 지금 나의 마음속에 소용돌이치고 있는 이것이, 사랑이라 한다, 연모의 마음이라고 한다.
나처럼 무정한 사내에게도 누군가를 연모하는 고귀한 마음이 생길 수 있을까?
저런 철딱서니 없고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여자를...
내가 정말 사랑하게 된 걸까?

 

 

낙향한 사대부 유교연의 첫째 딸,

자칭 능군리 서시이자 초선, 타칭 꼬리 아흔아홉 개 달린 상여우.
하지만 모든 사내를 쥐락펴락하던 길채도 정복하지 못한 사내가 있다.

길채는 오늘도 한탄한다.
왜 내 아버지는 연준 도령과 나를 정혼자로 맺어주지 않았던가...
하지만 언젠가 연준 역시 다른 사내들처럼 길채에게 정복당할 것이라 믿으며 성실하게 꼬리를 치던 와중에, 뜬금없이 한 사내가 끼어든다.

모든 것이 연준과 반대인 남자.
군자 따위는 개나 주라며 제멋대로 구는 주제에, 연준 대신 자신에게 오라고, 마치 시간 되면 잣 동동 띄운 수정과나 같이 마실까요...? 하듯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남자.

이장현.
도대체 저 인간은 뭐지?

 

 

드는 생각

오랜만에 MBC 드라마가 정말 각잡고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닿았으나 끝까지 닿지 않는 인연을 그린

애절하고도 잔인한

애틋하면서 불 같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을 보여준 드라마다.

 

연인이라는 제목답게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주된 소재지만..

병자호란이라는 역사적 사실이 기반하여

시대적 상황이 주는 현실을 정말 잘 담아냄과 동시에

현대의 상황까지 녹여내는 모습에 놀라웠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역사적으로 배웠던 내용과 실제 그 시대를 살았다면 겪었을 일들 속에서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잘 고증했다는 것은 물론 그것과 더불어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 어떤 인물의 모습으로 그 시대를 살아냈을지 하는 고민을 하게 했다.

 

병자호란의 참담함에는 비길바가 못 되겠지만 지금도 살아가기에 쉽지 않고 정치는 혼란스러우면 국본은 과연 온전한지 모르겠다. 국민은 그저 개, 돼지이며 자신의 밥그릇을 위한 정치에 신물이 난다.

대의명분과 실리라는 측면에서의 대립만으로도 이골이 날 텐데 자신의 밥그릇을 위해 하는 선택들을 보면서 때로는 자괴감도 든다.

 

드라마는 애정 드라마인척하면서 정치물이자 역사물의 장르적 재미까지 잘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조연 배우들의 연기가 탄탄해서 극의 몰입도 좋았고 절묘하게 계속되는 두사람의 만났다 헤어짐의 반복이 살짝 짜증도 나지만 간절함을 만들어 준다.

 

스토리는 물론 대사도 정말 좋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두사람의 애틋함을 표현하는 대사들도 더러있어 좋지만 그보다 비혼, 썸과 같은 시대와 맞지않는 정서를 또 그 안에서 납득되게 녹여서 보여주는 것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감정을 숨기면서도 드러내고 그저 장난 같기도한 진정성 없는 말들 속에서도 사랑을 보여주는 점이 좋았다.

 

개인적으로 남궁민 배우의 연기가 참 좋았다고 생각한다. 한 여인을 대할 때 장난스럽고 가벼운 언행이지만 언뜻언뜻 무더나는 진정성과 깊이에 또 빠져들게하다가 다시 또 가벼워지는 치고 빠짐이 날카로웠다고 생각한다. 다만 보면서 남궁민 배우님의 한없이 가볍기만한 모습(무겁기만한 모습은 스포트라이트, 가벼움 + 무거움은 천원짜리 변호사)의 연기도 보고 싶어졌다.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맡는 역할이나 작품들의 내용에 아마 많은 고민들을 하시겠지만 왠지 한번쯤은 정말 가볍기만한 유쾌한 캐릭터 모습을 보고 싶어졌다.

 

드라마를 보면서 와 좋다.라는 생각을 여러번 한 것 같다. 재미나 감동?은 좀 적었던 듯도 싶지만 보면서 오.. 좋다 하는 생각을 많이한 드라마였다.

 

야속한 사람,
내 마음을 짐작이나 하였소?

이제 말하건데
차마 짐작치 못했습니다
그저,
내 마음 천갈래 만갈래 부서져
"님만은 나같지 마시라"
간절히 바랄뿐

 


모든 사진의 출처는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