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침이 오면 공허해진다: 어떻게 항상 맞는 길로만 가겠어 그게 누구든

 

[영화] 아침이 오면 공허해진다

아침에 평소처럼 출근하려고 다리 근처까지 갔는데
갑자기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어

 

장르: 시대극, 드라마

감독: 유호 이시바시

출연: 카라타 에리카, 이모우 하루카

 

 

줄거리

사소하고 우연한 찰나들이 모인다.
공허한 일상이 채워지기 시작한다.

말수 적고 낯가리는 내향형 인간 ‘이이즈카’(카라타 에리카).
취업 후 적응하지 못해 회사를 그만두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하루하루 지내고 있지만
가족들은 그런 그녀의 상황을 모른다.


아침에 눈뜰 때마다 공허한 감정을 느끼던 어느 날,
중학교 때 같은 반 친구였던 ‘오오토모’(이모우 하루카)’와
우연히 재회하게 되는 ‘이이즈카’.
오랜만에 만나는 동창이 어색하다가도 점차 두 사람은
다시 그때 그 여중생 시절처럼 즐거운 시간을 쌓아 가는데...

 

 

드는 생각

이 영화는 어떤 특별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저 내가 살아갔던 어느 날의 순간을 잘라서 보여주는 하나의 다큐멘터리 같은 영화다. 혼자 고시원에 살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던 때가 있다. 물론 그때 공허하다고 느꼈던 것 같지는 않지만 그냥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갔던 적이 있다. 그리고 다시 회사에 취업을 했다가 내가 있을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던 적이 있다. 물론 그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뭔가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영화에서 주인공이 말했듯 출근하다가 문득 다리 위에서 집으로 돌아갔다는 그 이야기가 공감이 되었다. 그러고 싶었던 적이 한두번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 주인공에게 어느 날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게 된다. 어쩌면 그 친구도 외로웠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볼링도 치고 술도 함께하며 이야기를 하게 된다.

 

고장난 커튼, 썩어가는 야채, 엄마에게도 하지 못하는 이야기. 그냥 어떤 순간이 지나가고 또 풀어지게 되면 커튼을 고치고 햇살을 맞이하고 싶어지고 야채들을 이용해서 요리를 만들어 먹고 싶어진다. 그리고 진솔한 이야기도 할 수 있게 된다.

 

우울증은 겪어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 공허함은 어느 날 왔다가 또 어느 날 지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면.. 공허하다고 어떤 병에 걸리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며 그러한 공허함에서 벗어나는 것 역시 특별한 계기라기 보다는 나도 모르게 쌓이는 일상의 시간들이 다시 그런 감정을 채워간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그저 조용히 응원하고 있는 듯 하다. 

 

그래도 매일 아침 눈 떠서 학교에 가고
이렇게 일하는 것만으로도 되게 기특하지 않아요?

 


저자의 의견을 제외한 정보 및 사진의 출처는영화진흥위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