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하쿠바 산장 살인사건: 누가 울새를 죽였나? '그건 나'라고 참새가 말했다.

[책] 하쿠바 산장 살인사건 - 히가시노 게이고

 

우연이라면 무서운 일이 아니죠, 우연이 아닌 경우가 무서운 일입니다.

그날, 그곳, 그 사람들이 모이면 반드시 누군가 죽는다.

잔혹한 동요 머더구스는 저주인가? 축복인가?

 

대학생 나오코는 친구 마코토와 함께 하쿠바에 있는 펜션으로 간다.

1년 전 "마리아 님은 집에 언제 돌아왔지?"라는 암호문만 남기고 죽은 오빠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알아보기 위해서.

 

매년 비슷한 사람들이 이 머더구스 펜션에 모인다. 펜션의 모든 방에는 머더구스의 영국 동요가 적혀있다. 오빠는 이 동요속에 담긴 의미를 찾고 싶었다.

동생은 오빠의 죽음에 대해 알기 위해 이 머더구스의 동요를 쫓는다.

 

흥미 요소를 모아 놓았으니 봐야지

산장이라는 살인이 일어난 장소,

밀실이라는 추리요소,

머더구스의 영국 동요를 활용한 흥미요소,

나오코와 마코토라는 매력적인 등장인물

 

추리소설을 본다고 하면 생각나는 모든 것들을 너무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책에서 만족스럽게 다뤄진다거나 놀랍도록 기발하게 활용되었다고 말하긴 힘들다. 그렇지만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외면하기 힘든 것들을 모두 가지고 있는 소설임에는 분명하다.

 

범인을 찾기보다 좋았던 관계성 찾기

사실 이번 책에서 가장 좋았던 건 범인을 찾고 살인 사건의 진상을 이야기 하는 부분이 아니었다. 모든 사건이 마무리 된듯 모두가 떠나고 근원적인 부분에 대한 해결이 이 책의 가장 재미있었던 요소라고 생각한다.

 

처음 책을 읽을 때 부터 나는 밀실 살인 사건 보다는 매년 비슷한 시기에 모이는 사람들에 더 집중했다. 그리고 모이게 되는 사람들의 묘한 관계성에 대해 오히려 궁금했다. 이들은 서로 어떻게 얽혀있나, 그 이유를 풀어낸다면 범인도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착각한 부분이라면 나는 범인이 보석을 훔쳐 숨긴 사람의 아들일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아쉽게도 그 아들일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맞았지만 범인은 아니었다. 그리고 범행과 관련해서는 생각보다 간단한 그저 돈에 대한 욕심이라고 할까..? 그런 것이었다.

 

이 책에서는 처음 두개의 죽음과 그에 대한 침묵이 모든 사건에 발달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두 사람이 죽음 앞에서 각자의 이유로 머뭇거렸고 그 죽음은 또다른 죽음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그 첫번째 죽음에서는 사실 책임을 묻기 힘들었다고 생각한다. 사정이 있었고 납득할만 했다. 그럼에도 두번째 죽음의 원인은 명백히 첫번째 죽음과 떼어놓을 수 없었다. 침묵은 또 다른 죽음으로 이어졌고 그와 함께 새로운 사람들이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이렇게 우연이라기 보단 필연에 가까운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를 알아가는 게 더 좋았다.

 

또한 페어로 나오는 사람들의 조합 역시 좋게 느껴졌다. 서로 다른 듯 왠지 잘 어울리는 의사부부와 시바우라 부부, 은근한 경쟁을 보여주는 두 부부의 부인들, 오랜 친구의 캐미를 보여주는 마스터와 세프, 서로 다른 성향을 지닌 나오코와 마코토. 이들이 보여주는 서로 간의 균형과 캐미가 꽤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인 나오코와 마코토는 뚜렷하게 보여주는 것은 없지만 그들간의 어떠한 감정이나 행동들이 묘사될 때 묘하게 어울리면서 또한 미묘한 정서적 차이가 드러나서 좋았다.

일부로인지 모르겠으나 마지막 부분에서까지 주인공과 그 친구가 보여주는 모호한 관계에서 왠지 여운도 남는다.

 

여기에 모두 모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 아니라, 

뭔가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