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테랑2
장르: 액션, 범죄
감독: 류승완
출연: 황정민 | 정해인 | 장윤주 | 정만식 | 신승환 | 오달수 | 오대환 | 김시후 | 안보현 | 진경 | 권해효
줄거리
가족들도 못 챙기고 밤낮없이 범죄들과 싸우는 베테랑 형사 '서도철'(황정민)과 강력범죄수사대 형사들.
어느 날, 한 교수의 죽음이 이전에 발생했던 살인 사건들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며 전국은 연쇄살인범으로 인해 떠들썩해진다. 이에 단서를 추적하며 수사를 시작한 형사들. 하지만 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연쇄살인범은 다음 살인 대상을 지목하는 예고편을 인터넷에 공개하며 또 한 번 전 국민을 흔들어 놓는다.
강력범죄수사대는 서도철의 눈에 든 정의감 넘치는 막내 형사 '박선우' (정해인)를 투입한다. 그리고 사건은 새로운 방향으로 흐르게 되는데...
드는 생각
베테랑이 워낙 괜찮아서 걱정했는데 기대 이상이다
솔직히 보면서 와 액션 좋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영화는 액션, 범죄 영화 장르다. 그럼 일단 액션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이 영화의 액션은 꽤, 아니 근래에 본 영화 중 가장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액션 장면 자체가 조금 더 길게 끄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섬세하게 보여주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문제는 주된 스토리인데.. 한국에서 일어났었던 사건들을 여럿 보여준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일어났던 사건과 그에 대한 처벌, 공적제제가 너무 약해서 울분을 토하게 하는 사건들이었다. 이러한 사건을 다룬 것은 좋았지만 큰 줄기에서 스토리와 별개로 해치와 황정민 그리고 아들의 학폭 문제를 다루는 것에서는 섬세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섬세한 액션과 투박한 스토리의 조합인 영화다.
그리고 아주 살짝 거슬리는 부분은 음악이었다. 초반부는 살짝 과한 느낌이 들정도였다. 하지만 덕분에 1편의 향수를 불러오기에 충분히 좋은 장치이긴 했지만 살짝 너무 크게 느껴졌다. 정해인의 연기 그리고 정해인을 담아내는 연출에서도 아주 살짝 미묘하게 좋음과 나쁨이 공존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사이코패스나 빌런을 직감하기에는 찰나의순간의 쎄함이나 찝찝함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러한 장면을 너무 길게 보여주거나 노골적으로 클로즈업해서 보여주었다. 나는 이 부분이 너무 아쉬웠다. 영화가 친절해지면서 순간순간 느끼는 섬뜩함은 느낄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영화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무너져야 할 것과 무너지면 안 되는 것
베테랑이라는 영화가 시리즈물로 변모하게 되면서 전작을 생각나게 하는 도입부가 인상적이었다. 장윤주의 등장으로 시작하고 전편에서 언급되었던 주부도박 사건을 해결한다. 그리고 여기에 전편에서 부터 이어지는 코믹함고 기존의 형사들이 모이는 장면 거기에 시그널 음악이 나오면서 전편의 향수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하지만 이 짧은 주부도박 사건과 별개로 이어지는 사건은 지나치게 황정민과 정해인 위주로 흐른다. 그리고 이번엔 황정민의 가족과 전작의 기자역할에서 유튜버로 전향한 정의부장의 비중이 늘었다. 이 부분은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사건을 해결할 때 비중을 나눠서 해결하는 방향으로 했다면 조금은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베테랑2가 아주 좋게 느껴지는 지점은 분명한 스토리의 미흡함이 존재함에도 감독이 가진 시각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사실 요즘 드라마나 영화에서 사적 복수를 다루면 보통 통쾌함 위주로 극이 흘러갔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부분이 사실 좀 불쾌했다. 모범택시와 비슷한 스토리를 보면 당연히 느껴지는 통쾌함이 있다. 하지만 이 통쾌함이 과연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의문스러웠다. 아니 솔직히 더 망해가는 사회의 한 모습이라 생각한다. 감독도 비슷한 생각을 보여준 듯 하다.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에서 범죄자 만큼 혐오스럽게 담아낸 배역이 유튜버였다고 생각한다. 소위 사이버 렉카라는 이름으로 온갖 가짜 뉴스를 만들어서 퍼뜨리면서 영웅행세를 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러한 가짜 뉴스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일반 사람들에 대한 지적도 함께 담았다고 생각한다. 베테랑2의 평점이 낮은 이유도 공권력이 무너지고 한심해 보이는 이 떄에 재벌이나 범죄자에 대한 복수와 통쾌함이 아닌 사적 복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담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세상이 너무 시끄러워졌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는 정치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또 사람들이 너무 베타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생각이 모두 같을 수 없고 하나의 정답이 존재할 수 없는데 마치 다수의 생각이나 특정 집단의 이야기가 항상 옳기에 다른 의견은 아에 배제하는 느낌이다. 최근 뉴진스의 영상으로도 또 뉴진스편, 민희진편, 하이브편이 갈라져서 떠든다. 나도 똑같지만.. 그렇다고 싸우는 사람들은 뭔가 싶다. 자신의 인생에 대한 참견이나 훈수는 참지 못하면서 남의 인생에 대해선 지나치게 관심을 갖는 것 아닌가 싶다.
그래서 베테랑2 재밌는데.. 베테랑2 밖에 안하네..
사실 영화 자체보다는 영화외적으로 스크린 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내용을 많이 보았다. 나 역시 영화를 예매할 때 상영관 수가 너무 많아서 놀라긴 했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 편하게 원하는 시간 대에 볼 수 있는 편안함을 제공하는 것은 맞았고 덕분에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자리를 쉽게 예매할 수 있었다. 다른 보고 싶은 영화도 없었고.. 들어가서 요즘 어떤 것들이 개봉했나 살펴 봐도 딱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가 없었다.
어차피 상영관을 보장 받지 못해서 일부러 피해서 개봉을 하는 것인지.. 정말 개봉할 만한 영화가 없는 것인지.. 그래도 예전엔 추석이면 꽤 볼만한 영화들이 몇 편씩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 그것도 너무 오래전 일인가 싶다. 물론 나도 OTT가 편해서 좋아하지만 가끔은 영화관에 가서 본다. 영화관만이 주는 즐거움도 있기 때문이다. 베테랑2는 아마 천만은 무난히 넘는 영화가 될 것 같다. 하지만 볼게 없고 다른 영화가 없어서 나오는 하나의 천만 영화보다는 200만 이 좋아하는 5편의 영화가 있는 영화관이 더 괜찮지 않나 싶긴 하다. 무엇이 옳은진 모르겠으나.. 지금의 영화계가 좋은 상황이 아님은 분명해 보인다.
사람 죽이는데 좋은 살인이 있고
나쁜 살인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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