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문경: 우리가 그렇게 대단해요? 누굴 살리고 죽일 만큼


[영화] 문경

 

장르: 코미디

감독: 신동일

출연: 류아벨(문경) | 조재경(가은/명지) | 최수민(유랑할매) | 채서안(초월) | 김주아(유랑)

 

 

 

줄거리

“지금 어디쯤 가고 있나요?”

업무와 스트레스, 직장 내 인간관계에서 오는 과부하로 번아웃 증세를 겪는 ‘문경’. 

타고난 성실함과 뛰어난 아이디어로 전시회를 성공시켜도 정규직 전환이 어렵기만 한 ‘초월’. 

 

문경은 후배 초월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초월의 고향이자 자신과 이름이 같은 문경으로 휴가를 떠난다. 그곳에서 첫 만행을 시작한 비구니 스님 ‘가은’과 강아지 ‘길순’을 만나고, 반려견을 잃어버린 ‘유랑 할매’의 집에 머물게 된다. 그날 밤 그들은 각자가 가진 사연을 공유하면서, 공유만으로도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는 시간을 보낸다. 이제 각자의 길을 나서야 하는 시간, 길순의 보호자를 정하기 위해 세 여자가 마당에 섰다. 하지만 결정권을 갖게 된 길순은 의외의 선택을 하는데...

 

 

드는 생각

좋은 것들이 많은 영화였다.

이런말로 시작을 하기 조금 그렇지만 일단 등장하는 배우들의 비주얼이 좋았다. 영화를 보는 동안 보여지는 배우들이 외적인 매력에 기분이 좋았다. 그 다음 초월이라는 지명이 좋았다. 딱 그곳은 아니지만 옆동네에 살았다. 그리고 비구니와 보살로 지낸던 등장인물 역시 개인적으로는 반가웠다.

문경이라는 장소가 주는 편안함도 좋았다. 그 안에서 강아지를 만나고 비구니를 만나고 또 어떤 아주머니 집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만드는 음식장면이나 노래가 좋았다.

불편한 감정을 잡아내는 포인트가 좋았다.

굳이 직원이 2명이라면서 계약직원을 없는 사람 취급하는 부분이나 직원이 3명인 부서에서 보여지는 묘한 기류도 꽤 리얼한 불편이어서 좋았다. 물어 놓고 대답도 듣지 않는 상사나 병뚜껑을 만지작 거리면서 보여주는 심리적 불안감이 좋았다.

그리고 문경을 가서도 비구니의 손목을 잡은 남자와 그 손목의 상처의 불편함도 좋았다. 영화는 이런 불편함을 잘 담고 있어서 좋았다.

솔직히 회사에서 계약직을 대하는 자세에 상처 받아 눈물 흘리는 초원보다 그 계약직에 자그마한 선의라도 보이고자 했던 문경의 태도와 마음이 더 좋게 느껴졌다.

초원과 문경 그리고 명지

초원은 능력도 있고 열정은 있지만 아직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계약직이라는 위치에서 받아들여져야 하는 부당해 보이는 상황에 불쌍함은 느꼈지만 그에 대해 보이는 초원의 꽂꽂한 태도가 조금은 덜 불쌍하게 느껴졌다. 솔직히 능력과 노력에 비해 더 낮은 위치에 있는 자신과 능력도 없고 방해만 되어 보이는 하원에게 어떻게 행동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영화를 보면서 초원.. 아마 현실에서 봤다면 조금 싸한 느낌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 너무 과하게 느낀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그런 연기를 한 것인지 조금 궁금하다.

여튼 내가 느낀 초원은 응원해주고 싶지만 피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문경은 아직 자신의 마음에 많은 것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슬픔을 다 지워내지도 그렇다고 이겨내지도 못했다. 옳은 것과 정도를 잘 알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며 살아가는 모습에 존경심도 들지만 그 올바른 것에 조심스럽고 강단있는 행동에 뭔가 짠한 느낌도 든다. 현실에서 만나면 가장 함께하고 싶은 하지만 만날 수 없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명지는 이미 세상의 아픔에 한발 더 나아간 사람처럼 느껴졌다. 비구니라는 신분에 맞게 어딘가 하나의 세계를 넘어선 넘어선 느낌이다. 자신의 아픔을 다스리면서 때로는 천진한 아이 같기도 또 때로는 담담한 어른스러운 모습이 공존해 보인다. 세상을 살면서 다른 세상의 삶을 살게 한 결심과 상황이 그 사람의 깊은 내면을 짐작하게 해준다.

 

이 영화는 무엇보다 캐릭터들이 좋았다. 비주얼이 좋고 그 사람마다 느껴지는 분위기가 달라서 좋았다.

 

뭔가가 절실한 사람한테
무심한 것도 폭력이에요.

잘해주지 않아도 따뜻한 눈빛만으로도 위로가 될 수 있는데
그게 뭐라고 그렇게 인색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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