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새벽의 모든
장르: 드라마
감독: 미야케 쇼
출연: 마츠무라 호쿠토 | 카미시라이시 모네 | 미츠이시 켄 | 시부카와 키요히코
줄거리
한 달에 한 번, PMS(월경전증후군) 때문에
짜증을 억제할 수 없게 되는 ‘후지사와’(카미시라이시 모네).
한층 악화된 증상에 다니던 회사를 도망치듯 그만둔 그녀는
아동용 과학 키트를 만드는 작은 회사, ‘쿠리타 과학’으로 이직한다.
친절한 동료들과 가족 같은 회사 분위기에 차츰 적응해 가던 중,
직장 내 자발적 아웃사이더 ‘야마조에’(마츠무라 호쿠토)의 사소한 행동에
또 한 번 참지 못하고 크게 분노를 터뜨린다.
그러던 어느 날, 발작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야마조에’가
극심한 공황 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서로의 고충을 나눈 두 사람 사이에는
친구도 연인도 아닌 특별한 우정이 싹트기 시작하는데…
드는 생각
우리에겐 친절함이 남아 있나
영화가 끝낱을 때 나도 모르게 그냥 눈물이 맺혔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다만 슬픔보다는 "친절"이라는 덕목이 아직 존재하는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동경이었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공항장애와 PMS(월경전증후군)을 앓고 있는 두 남녀를 보여준다.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데 어떻게 행동해야될지 고민된다는 그말이 너무 공감되어 좋았다.
물론 그런 생각을 하는 내가 진절머리 난다기 보단 조금 짠했다.
회사에 다닐 때 별로 승진이나 성과에 대해 욕심내지 않았다. 물론 누군가 보다 뒤처지지는 않게 군대에서 배운 그 중간 보다 조금 나은 정도를 유지하려 했다. 근데 그런 삶이 내 뜻대로 되지도 않는 것은 물론이고 그런 중간을 유지하는 것 역시 너무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누군가 보다 앞서기 위해서 필요한 노력에 비할바는 아니겠지만 그 중간 지점 어딘가에 머무리기에도 분명 꽤나 큰 노력이 필요했다. 영화는 이런 나의 생각과 비슷한 이들에게 왠지 위로가 된다고 느꼈다.
영화에서 가장 관심이 갔던건 이 두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이 두사람이 다니고 있는 "쿠리타 과학"라는 회사였다. 공항장애가 있어도 PMS가 있어도 상관없는 그런 사람들도 그냥 다닐 수 있는 회사가 있다는 것에 너무 좋았다.
아는 지인 중에 일하는 곳에서 발작증세를 한번 보인 뒤 권고 사직을 당한 경우를 보았다. 회사에서는 아픈 직원을 보듬기 보단 위험요소라고 생각한다. 이윤을 추구하는 곳에서 어쩌면 당연한 지도 모르겠지만..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사회의 현실이 안타까웠다. 본인 역시 자신의 문제로만 여겼기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조금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살기엔 다소 삭막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회사는 그런면에서 아픔을 보듬어 주는 곳이었다. 증상을 겪고 있는 두 남녀가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주는 것은 어쩌면 같은 처지에서 보이는 호의라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다지 득이 되지 않는 직원을 감싸주는 이 회사의 존재는 분명 따뜻했다.
이 두사람 말고도 근무시간에 잠을 잔다거나 직원들과의 식사 자리에 아들을 부른 다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이 회사가 얼마나 인간적인지 알 수 있었다. 현실에서 과연 존재하고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나중에 혹여 내가 어떤 회사의 대표가 된다면 그런 회사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길 바래본다
호의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영화
사실 이 영화에서 좋게 느껴졌던 건 호의를 보이는데 조심스러운 태로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걱정되어 집까지 바래다 주면서도 옆에 서지 않고 뒤에서 한발짝 떨어져 따라간다.
개인적으로 호의를 자신의 기준으로 삼는 사람들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무거운 것을 들어주니까 혹은 내가 무엇인가 선물을 해주니까 너는 좋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폭력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었다. 애가 원하지 않는 호의가 무슨 호의인지 나는 잘 모르겠지만 보편적으로 좋아하는 행동을 하니 너는 좋아해야 한다는 그 태도가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 호의를 거절하면 마치 나는 무례한 사람이라는 인식까지 합쳐지면 정말 최악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누군가를 도와주는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여서 너무 좋았다. 배려가 무엇이고 선의가 피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하면서 보이는 태도들이 좋았다.
분명한 사실을 하나 알았어요
남녀 간이든 대하기 힘든 사람이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회사에서 잠을 자고 있는 직원,
회식자리에 아들을 부르는 직원
어둠과 정적이 나를 이 세계와 연결하고 있다
다른 곳에 사는 누군가는 잠들지 못한 채 밤을 보내면서
아침이 오기만을 기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의 감정과는 무관하게
이 세계는 움직이고 있다.
시속 천 7백 km로 지구가 자전하는 한은
밤이나 아침이나 공평하게 찾아온다
그리고 지구가 시속 11만 km로 공전하는 한
같은 밤이나 같은 아침은 존재하기 힘들다
지금 여기에만 있는 어둠과 빛
모든 것은 계속 변한다.
하나의 과학적 진실
기쁨으로 가득찬 날도
슬픔에 잠긴 날도
지구가 움직이는 한
반드시 끝난다
그리고 새로운 새벽이 찾아 온다는 것이다.
늘 그렇듯 무리하지 말고 다치치 말고 안전하게
저자의 의견을 제외한 정보 및 사진의 출처는영화진흥위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