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퍼펙트 데이즈: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영화] 퍼펙트 데이즈

 

장르: 드라마
감독: 빔 벤더스
출연: 야쿠쇼 코지
 

 

줄거리

도쿄 시부야의 공공시설 청소부 ‘히라야마’는 매일 반복되지만 충만한 일상을 살아간다.

오늘도 그는 카세트 테이프로 올드 팝을 듣고,
필름 카메라로 나무 사이에 비치는 햇살을 찍고,
자전거를 타고 단골 식당에 가서 술 한잔을 마시고,
헌책방에서 산 소설을 읽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사이가 소원한 조카가 찾아오면서 그의 반복되는 일상에 작은 변화가 생긴다.

 

드는 생각

루틴 속에서 보여주는 변주
영화는 처음에 주인공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보여준다. 일어나서 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식물에게 물을 주고 늘 똑같은 음료를 마시고 카세트 테이프에 노래를 들으며 일을하고 또 공원 벤치에 앉아 사진을 찍고 같은 식당에서 가며 책을 읽는다.
정해진 틀에 맞춰 그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루틴을 침범 또는 공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루틴속에 주변인을 스며들게 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이 좋게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이 타인의 침범에 대해 아주 의연하게 대처한다는 점이라 생각한다. 같이 일하던 동료의 무례함에도 갑자기 찾아온 젊은 여자의 등장에도 가출을 하고 찾아온 조카에게도 그는 충분히 좋은 사람으로 대하며 자신의 삶을 무너뜨리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러한 변화에 아무런 감정의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즐거우면 웃고 슬프면 운다. 자신의 루틴한 삶에 최선을 다하고 또  그 안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을 행복으로 바꿀 줄 안다. 거기에 불현듯 찾아오는 슬픔까지 받아들이는 일상이 정말로 완벽한 하루를 살아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모레비를 즐기는 영화
영화의 마지막에 "코모레비"라는 단어를 설명한다.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로 일렁이는 햇살이라는 뜻으로 주인공이 공원에서 매일 찍는 모습이다. 그 순간에만 존재하며 비슷한 하루지만 똑같지 않은 모습을 잘 대표하고 있는 상징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은 틈이 나면 자주 하늘을 올려다 보곤한다. 화장실 청소를 하던 도중 사람이 들어오거나 자신의 집 창문을 통해서 하늘을 보곤 한다. 똑같은 삶을 살고 있지만 여전히 무엇인가 여운이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시대를 살아간다는 건..
디지털 카메라를 넘어 이미 스마트폰이면 그 옛날 필름 카메라보다 좋은 화질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그저 지우고 다시 찍으면 그만이지만 굳이 여전히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거기서 잘못 찍힌 사진을 골라낸다.
이제는 구하기도 쉽지 않은 카세트 테이프, 그리고 자신이 한창이던 시절의 음악을 선곡하여 출퇴근 길을 채운다. 시대가 발전하고 이미 너무 오래된 것들도 있지만 굳이 적응해서 나가야 할 것들도 분명 존재하겠지만 자신이 좋아서 계속 향유하는 것도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것을 보여주어 좋았다.
 
영화의 대사중에 지금은 지금, 다음은 다음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심정적으로 가출에서 자신을 찾아온 조카가 지금이고 어쩌면 자신이 좋아하고 있는지 모르는 식당 주인의 전남편에게는 서슴없이 지금이라며 그림자밟기 놀이를 제안한다.
 
이런 지점들이 주인공이 얼마나 자신의 시대를 유지하면서도, 지금을 잘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다음이지
지금이 지금인 것 처럼

 


저자의 의견을 제외한 정보 및 사진의 출처는영화진흥위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