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십계 - 유키 하루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보라 내가 언약을 세우나니
곧 내가 아직 온 땅 아무 국민에게도
행하지 아니한 이적을
너희 전체 백성 앞에 행할 것이라
네가 머무는 나라 백성이 다 여호와의 행하심을 보리니
내가 너를 위하여 행할 일이 두려운 것임이니라.
크로즈드 서클물의 익숙함과 대사가 가지는 위화감
이 책을 읽으면서 익숙한 듯 그러지 못했다. 먼저 섬으로 9명이 떠나면서 이 중 몇몇은 죽음을 맞이하는 사건이 일어남과 동시에 이들이 여기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것이란 건 너무나 분명했다. 그것을 얼마나 설득력있고 매력적으로 꾸미는 가가 크로즈드서클물의 가장 중요한 지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솔직히 아쉬움이 남는다. 섬으로 도착하고 폭발물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사람이 죽는다.
범인은 남은 사람들에게 십계명이라는 것을 줌과 동시에 그들 사이에 섞여서 또다른 범행을 이어간다. 사실 그 상황 자체가 가지는 우연과 진행이 필연보다는 우연의 요소가 더 짙게 느껴져서 다소 아쉬웠다.
특히 아쉬움이 느껴졌던 건 인물들의 행태나 대사부분이었다. 이 책은 리에라는 3수생 여자 아이의 시점으로 모든 것을 바라본다. 이미 성인이지만 아직 보호가 필요한 존재로 느껴지는 사람의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 관점이 다소 애매한 느낌이 있다. 사람들이 주고 받는 내용이나 사건이 일어나는 동안 사람들이 보이는 모습도 너무 제한적이어서 캐릭터들이 조금은 흥미가 떨어지는 느낌이다. 물론 이는 마지막에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면서 해소되는 부분이지만 책의 90%를 의심을 가진 상태에서 책을 보기 때문에 아쉽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첫 번째는 범작 두번째는 수작
이 책을 다 읽고 다시 책을 읽어보았다. 처음 모든 내용을 모르고 볼 때는 이 책은 그냥 적당히 재미있는 추리물, 미스터리물 정도다. 하지만 모든 것을 알고 볼 때는 처음에 읽을 때 의아하고 투박하고 위화감이 드는 부분들이 꽤 많이 해소 된다. 물론 여전히 나는 이 우연과 인위적 통제가 지배하는 스토리에 조금의 아쉬움은 가지고 있지만 가장 아쉬웠던 주인공 캐릭터의 행태가 오히려 매력으로 느껴진다. 그녀의 말과 행동에서 나는 좀 안 맞지 않나. 애매한데. 라고 생각되는 내용들이 알고 보면 너무나 당연하면서 그 안의 내면에 꽤 많은 마음들이 섞여 있다는 것임을 깨닫게 되어 좋았다.
다만 책을 두번 보아야 더 좋은 작품이 된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서로 다른 장점을 가졌기에 꼭 두번 보기를 권한다.
솔직히 난 언제든 나 자신을 구할 생각밖에 안 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