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플립: 전략적 회피와 사회적 불편의 시작이었다

 

[영화] 플립

[Movie] Flipped: It was the beginning of strategic avoidance and social discomfort

그림은 그저 풍경의 부분들만 모아 놓은 게 아니야.

소는 그 자체로 소, 초원은 그자체로 잔디와 꽃이지.
나뭇가지 사이로 비치는 햇살은 그저 빛줄기일 뿐이고

하지만 모든 게 한데 어우러지면 마법이 되거든.

 

장르: 로맨스, 멜로

감독: 로브 라이너

출연: 매들린 캐롤, 콜런 맥올리프, 레베카 드 모레이, 안소니 에드워즈, 존 마호니

 

 

 

줄거리

누구나 일생에 한번은 만난다는 무지개빛 첫사랑!

옆집 소년소녀의 귀엽고 설레는 반전 로맨스!

새로 이사 온 미소년 브라이스를 보고 첫눈에 사랑을 직감한 7살 소녀 줄리.

솔직하고 용감한 줄리는 자신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만 브라이스는 그런 줄리가 마냥 부담스럽다.

줄리의 러브빔을 요리조리 피해 다니기를 6년!

브라이스는 줄리에게 받은 달걀을 쓰레기통에 버리다 들키고, 화가 난 줄리는 그날부터 브라이스를 피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성가신 그녀가 사라지자 브라이스는 오히려 전 같지 않게 줄리가 신경 쓰이기 시작하는데….

 

 

드는 생각

당신에게는 어떤 첫사랑의 기억이 있나요?

 

당연하게도 첫사랑은 기억한다. 그 어린 초등학생의 기억이지만 나름 선명하다. 얼굴이나 행동이라기 보다는 그때 내가 누군가를 정말 좋아했다는 기억이..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이유는 그 사람이 내가 만나 가장 좋은 사람이 아니라, 나에게 좋은 사람을 만났을 때의 감정을 처음 알려준 사람이라서라고 생각한다. 의지와 상관없이 기쁠 때, 슬플 때, 무서울 때 등 우리가 어떤 격한 감정을 느낄 때 생각나는 장면이 있듯이, 설렘이라는 감정을 느낄 때 누군가가 생각나서가 이닐런지.

 

이 영화는 그런 어린시절의 처음 좋아했던 사람을 생각나게 할 만큼 풋풋하고 설렌다.

투박하고 어긋나고 유치하지만 솔직하고 진실된 모습이다.

 

내게도 그런 사람이, 기억이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영화를 보면 그립지만, 더이상 그런 사랑을 꿈꾸진 않는다.

언제 든지 꺼내볼 수 있게 묻어두었지만, 결국 묻어둔 기억이다.

 

이 나이가 되고 보니, 이 둘이 끝까지 해피엔딩이 될지도 모르겠다.

세상엔 생각보다 많은 장애물들이 있기에..

영화에서 보여주는 그런 순수함을 갖기엔 나는 너무 많은 것들을 생각한다.

 

나이가 문제인지, 세상이 문제인지, 아니면 자연스러운 일인지..

영화를 볼땐 그냥 좋았는데 보고나서 글을 쓰려니.. 살짝 씁쓸하다.

 

 

영화 제목은 플립이다. 사전적의미로는 확 뒤집힌다라는 뜻이다.

영화는 서로 좋아하는 사람이 뒤바뀌는 전개로 펼쳐진다. 처음엔 여자아이가 이후에는 남자아이가. 상대방을 좋아하게 된다. 어긋난다. 영화제목은 이런 설정때문에 정한 것이 아닌가 싶다.

사실 영화에서도 그렇지만 주인공이 자신의 마음이 뒤집혔다기 보다는 깨달았다는 쪽에 무게를 둔다. 좋아하지 않았다가 좋아한다라기보다는 좋아했지만 몰랐다라고 생각한다. 사람이란게 원래 그렇게 이기적이고 한심한 존재인지 꼭 잃고 나서야 깨닫는다. 그래도 깨달았을 때 다시 먼저 손내밀 용기가 있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타이밍에 서로가 서로를 좋아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나는 가끔 그 손 내밀 타이밍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꼭 사랑을 고백하는 순간만이 아닌 나의 마음, 미안함이든 고마움이든 그 마음을 표현해야 하는 그 타이밍을. 

 

 

세상에 가장 빛나는 순간은

내가 사랑하던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순간, 서로가 사랑을 깨닫는 그 찰나.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나뭇잎 모양과 줄기의 질감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플라타너스였다.

 


저자의 의견을 제외한 정보 및 사진의 출처는 Daum & NAVER 영화입니다.